입법계품은 화엄경 7처 9회 39품 중 마지막 품으로 총 21권으로 이루어진 화엄경 39품 중 가장 방대한 품이다. 이 중 한 권 반은 근본법회(根本法會)이고 나머지는 지말법회(枝末法會)로 구성되었는데 근본법회는 법계에 들어간 상태에서의 결과적인 내용을 밝혔고, 지말법회는 법계에 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원인을 밝힌 것으로 근본법회가 전체적인 내용이라면 지말법회는 개별적인 내용이다.
선재 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찾아다니며 보살행을 배우고 부처의 법계에 들어가는 구도 과정을 설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는데 총 110개의 성을 여행하며 53명의 선지식을 만나 각각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등각, 묘각 등 단계별 수행법을 배우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한 품이다.
입법계품(入法界品) [12]는 입법계품 [11]에 이어 선재 동자가 53 선지식을 찾아 남쪽으로 구법 여행을 하며 적정음해 야신과 수호일체성 야신을 만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적정음해 야신은 근기를 살펴 메아리가 따르듯 알맞게 교화하는밤의 신으로 선재 동자가 서른여섯 번째 만난 선지식이다. 이 야신은 모든 중생이 기쁨을 얻게 하려는 마음을 내어 모든 법의 성품을 깨달아 집착을 여의게 하는 선지식이다.
선재 동자는 적정음해 야신을 만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를 말씀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이에 야신은 자기는 보살의 생각 생각에 광대한 기쁨의 장엄을 출생하는 해탈문을 얻어 청정하고 평등한 즐겨하는 마음을 내고, 일체 세간의 티끌을 여의고 청정하고 견고하게 장엄하여 깨뜨릴 수 없는 즐겨하는 마음을 내고,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반연하여 영원히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내는 등 자신이 닦는 보살도에 대해 낱낱이 설명해 준다.
선재 동자가 적정음해 야신의 가르침을 따라서 설한 바 법문을 사유하고 관찰하며, 낱낱 글귀를 다 잊어버림이 없으며, 한량없는 깊은 마음과 한량없는 법의 성품과 일체 방편과 신통과 지혜를 기억하고, 생각하고 가려서 계속하여 끊이지 않으며, 그 마음이 광대하고 증입하여 편안히 머무르고 다음 선지식인 수호일체성 야신의 처소로 나아갔다.
수호일체성 야신은 밤중에 혼자 깨어 마음의 성을 지키는 밤의 신으로 선재 동자가 서른일곱 번째 만난 선지식이다. 그는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의 해탈문을 성취한 선지식으로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 열 가지로 법계 관찰함을 설하였는데 열 가지로 법계를 관찰하여 모든 선근을 모아 도를 돕는 법을 갖추며, 모든 부처님의 광대한 위덕을 밝게 알며, 여래 의 생각하기 어려운 경계에 깊이 들어갔다.
그때 선재 동자가 이 보살의 매우 깊고 자재한 미묘한 음성의 해탈에 들어가게 된 까닭으로 가없는 삼매바다에 들며, 크고 넓은 총지바다에 들며, 보살의 큰 신통을 얻으며, 보살의 큰 변재를 얻어서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수호일체성 주야신을 관찰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여 마치고 다음 선지식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계룡산 동학사 전문강원을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가산지관 대종사에게서 전강하였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와 동학승가대학 학장 및 화엄학림학림장,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수미정사 주지로 주석하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역서로 『의상화엄사상사연구』, 『화엄의 세계』, 『정선 원효』, 『정선 화엄 1』,『정선 지눌』, 『법계도기총수록』, 『해주스님의 법성게 강설』 등 다수가 있다.
39. 입법계품(入法界品) [12]
해주 스님의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은 말 그대로 사경 수행을 위한 책이다. 스스로 읽고 쓰며 수행하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엄경』의 요의를 깨달아 가는 수행서다. 교단에 머물며 화엄학 연구와 수행에 매진해 온 해주 스님이 퇴임 후에도 『화엄경』 사경을 통해 수행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한편 불자들의 화엄 신행 여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발원과 정성을 불사에 담았다.
사경본은 동시에 발간된 독송본에 수록된 한글역을 사경의 편의를 위해 편집을 달리하여 간행한 것으로 한글 번역만 수록되었다. 사경을 마치면 한 권의 한글 독송본이 되므로 원문 없이 한글 독송만을 원하면 사경본만 갖추어도 된다.
한글역은 독송과 사경이라는 책의 역할을 고려하여 읽고 쓰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글자 크기를 키워 피로도를 줄이고 독송하기 쉽도록 편집하였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