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간품(離世閒品)은 화엄경 7처 9회 39품 중 제8회 삼회보광명전법회로서 제53권부터 제59권까지 총 7권에 달하는 비교적 방대한 품이다.
이세간(離世閒)이란 ‘세간을 떠났다’는 의미이지만, 부처를 이루어 세간을 완전히 떠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처님으로 출현하여 세간과 출세간에 얽매이지 않는 경계를 보인다는 의미로서의 ‘이(離)’를 나타낸 것이다.
마갈제국 아란야 법 보리도량의 보광명전에서 설한 이 품은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등각, 묘각의 법에 관해 보혜보살이 이백 가지 질문을 하고 그 하나하나의 질문에 보현보살이 이천 가지로 대답을 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56권에는 보혜보살의 이백 가지 질문에 보현보살이 이천 가지로 답하는 내용 중 제55권의 십회향의 29가지 물음에 답하는 내용 중 등수순일체중생회향에 이어 진여상회향에 답하는 내용 열한 가지, 무박무착해탈회향에 답하는 내용 세 가지, 등법계무량회향에 답하는 내용 네 가지를 설했다.
이어 다섯 번째 십지(환희지, 이구지, 발광지, 염혜지, 난승지, 현전지, 원행지, 부동지, 선혜지, 법운지)의 50문에 답하는 내용 중 환희지에 대해 답하는 내용 열 가지와 이구지에 대해 답하는 내용 여섯 가지를 설하고 있는데, 먼저 환희지에 대해 답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보살은 열 가지 몸의 업이 있고, 열 가지 몸이 있고, 열 가지 말이 있고, 열 가지 깨끗이 닦는 말의 업이 있고, 열 가지 수호함을 얻음이 있고, 열 가지 큰 일을 성취함이 있고, 열 가지 마음이 있고, 열 가지 마음을 냄이 있고, 열 가지 두루하는 마음이 있고, 열 가지 뿌리가 있음을 설하였다.
다음으로 이구지에 답하는 내용으로 열 가지 깊은 마음이 있고, 열 가지 올라가는 깊은 마음이 있고, 열 가지 부지런히 닦음이 있고, 열 가지 결정한 지혜가 있고, 열 가지 결정한 지혜로 모든 세계를 앎이 있고, 열 가지 결정한 지혜로 중생계를 안다고 설했다.
계룡산 동학사 전문강원을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가산지관 대종사에게서 전강하였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와 동학승가대학 학장 및 화엄학림학림장,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수미정사 주지로 주석하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역서로 『의상화엄사상사연구』, 『화엄의 세계』, 『정선 원효』, 『정선 화엄 1』,『정선 지눌』, 『법계도기총수록』, 『해주스님의 법성게 강설』 등 다수가 있다.
38. 이세간품(離世閒品) [4]
해주 스님의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은 말 그대로 사경 수행을 위한 책이다. 스스로 읽고 쓰며 수행하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엄경』의 요의를 깨달아 가는 수행서다. 교단에 머물며 화엄학 연구와 수행에 매진해 온 해주 스님이 퇴임 후에도 『화엄경』 사경을 통해 수행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한편 불자들의 화엄 신행 여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발원과 정성을 불사에 담았다.
사경본은 동시에 발간된 독송본에 수록된 한글역을 사경의 편의를 위해 편집을 달리하여 간행한 것으로 한글 번역만 수록되었다. 사경을 마치면 한 권의 한글 독송본이 되므로 원문 없이 한글 독송만을 원하면 사경본만 갖추어도 된다.
한글역은 독송과 사경이라는 책의 역할을 고려하여 읽고 쓰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글자 크기를 키워 피로도를 줄이고 독송하기 쉽도록 편집하였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