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품에서는 모든 보살들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곧 백만 장애의 문을 이루게 된다고 하여 성내는 마음을 내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일어나는 백만 가지의 장애의 예로 이른바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깨끗하지 못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악한 갈래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어려운 곳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질병이 많은 장애, 비방을 많이 받는 장애, 우둔한 모든 갈래에 태어나는 장애, 바른 생각을 파괴해 잃어버리는 장애,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종성을 멀리 여의는 장애등을 만난다고 설하였다.
그러고는 이러한 장애를 다스리는 심묘한 법에 대하여 설하였다. 모든 보살들이 보살행을 빨리 만족하려면 먼저 열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열 가지 청정함을 구족해야 하고, 열 가지 광대한 지혜를 구족해야 하고, 열 가지 두루 들어감에 들어가야 하고, 열 가지 수승하고 미묘한 마음에 머물러야 하고, 열 가지 불법의 교묘한 지혜를 얻어야 함을 낱낱이 설해 마치고 앞에서 설한 불법을 공경히 받아 지니기를 권하면서 만약 보살이 이 법을 받아 지니기만 하면 공덕의 힘을 조금만 써도 빨리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 일체 불법을 다 구족하게 되며 삼세 모든 부처님의 법과 평등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보현보살이 법을 설하고 나자 상서가 나타나서 증명을 보임을 밝히고 열 세계의 작은 먼지 수같이 많은 보살들이 이 세계에 와서 보현보살의 설법을 증명하는 것으로 설법을 마쳤다.
계룡산 동학사 전문강원을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가산지관 대종사에게서 전강하였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와 동학승가대학 학장 및 화엄학림학림장,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수미정사 주지로 주석하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역서로 『의상화엄사상사연구』, 『화엄의 세계』, 『정선 원효』, 『정선 화엄 1』,『정선 지눌』, 『법계도기총수록』, 『해주스님의 법성게 강설』 등 다수가 있다.
36. 보현행품(普賢行品)
해주 스님의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은 말 그대로 사경 수행을 위한 책이다. 스스로 읽고 쓰며 수행하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엄경』의 요의를 깨달아 가는 수행서다. 교단에 머물며 화엄학 연구와 수행에 매진해 온 해주 스님이 퇴임 후에도 『화엄경』 사경을 통해 수행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한편 불자들의 화엄 신행 여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발원과 정성을 불사에 담았다.
사경본은 동시에 발간된 독송본에 수록된 한글역을 사경의 편의를 위해 편집을 달리하여 간행한 것으로 한글 번역만 수록되었다. 사경을 마치면 한 권의 한글 독송본이 되므로 원문 없이 한글 독송만을 원하면 사경본만 갖추어도 된다.
한글역은 독송과 사경이라는 책의 역할을 고려하여 읽고 쓰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글자 크기를 키워 피로도를 줄이고 독송하기 쉽도록 편집하였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