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십지품(十地品) [6]은 십지의 마지막 법운지(法雲地)를 설하고 있다. 법운지 보살은 여래를 대신해서 여래의 책임과 의무를 낱낱이 수행하는 보살이다. 불교에는 수많은 보살이 있지만 법운지에 도달한 십지 보살을 특별히 보살마하살이라고 한다.
이 품에서는 먼저 법운지를 설하고, 십지의 공덕을 비유로 밝힌 후 십지의 이익을 나타내었다.
법운지에 오른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일체 중생들 가운데 상수가 되며, 수승한 이가 되고, 내지 일체지의 지혜에 의지하는 자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모든 수행하는 사람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잘 교화하고 싶은 원력에서 가져보는 마음이다.
법운지 보살은 다음과 같이 십지의 법을 설하여 마치면서 그 공덕이 다함이 없음을 말하여 결론지었다.
“만약 부지런히 정진을 하면 한 생각 사이에 열 개의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 세계의 미세한 티끌 수의 삼매를 얻으며, 내지 그러한 바 미세한 티끌 수의 보살들을 권속으로 삼음을 나타내 보인다. 보살의 수승한 원력으로 자재하게 나타내 보이면 이 수를 넘어서니, 이른바 수행과 장엄과 믿고 이해함과 짓는 일과 몸과 말과 광명과 모든 근과 신통 변화와 음성과 행하는 곳을 내지 백천억 나유타 겁에도 세어서 알 수 없다.”
이로써 보살 수행의 단계에 도달하는 경지를 단계적으로 설명한 십지품(十地品)을 모두 설해 마쳤다.
계룡산 동학사 전문강원을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가산지관 대종사에게서 전강하였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와 동학승가대학 학장 및 화엄학림학림장,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수미정사 주지로 주석하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역서로 『의상화엄사상사연구』, 『화엄의 세계』, 『정선 원효』, 『정선 화엄 1』, 『정선 지눌』, 『법계도기총수록』, 『해주스님의 법성게 강설』 등 다수가 있다.
26. 십지품(十地品) [6]
해주 스님의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은 말 그대로 사경 수행을 위한 책이다. 스스로 읽고 쓰며 수행하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엄경』의 요의를 깨달아 가는 수행서다. 교단에 머물며 화엄학 연구와 수행에 매진해 온 해주 스님이 퇴임 후에도 『화엄경』 사경을 통해 수행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한편 불자들의 화엄 신행 여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발원과 정성을 불사에 담았다.
사경본은 동시에 발간된 독송본에 수록된 한글역을 사경의 편의를 위해 편집을 달리하여 간행한 것으로 한글 번역만 수록되었다. 사경을 마치면 한 권의 한글 독송본이 되므로 원문 없이 한글 독송만을 원하면 사경본만 갖추어도 된다.
한글역은 독송과 사경이라는 책의 역할을 고려하여 읽고 쓰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글자 크기를 키워 피로도를 줄이고 독송하기 쉽도록 편집하였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