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의 시대다. 세계적으로 종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무종교인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특히 젊은 층의 종교 이탈과 종교인 수의 급격한 감소로 ‘종교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불교 대표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출가의 문호를 넓히고 청년출가학교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더해 승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은 이번에 출가 홍보를 위한 2종의 책을 출간하고 수행자의 삶으로 안내한다.
첫 번째 책 『슬기로운 출가생활』은 스님들이 직접 들려주는 출가 이야기다. ‘핫플’ 홍대거리에 수행 놀이터 ‘JustBe 홍대선원’을 연 준한 스님, 누적 조회수 440만을 돌파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여 스님을 비롯해 사찰음식 전문가, 사회복지사, 군인 등 각계에서 활약하는 스님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학인들을 가르치는 교수사, 참선 수행에 매진하는 수좌, 계율을 연구하는 율사 스님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출가가 ‘속세와의 단절’이 아닌 ‘세상과 함께 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임을 확인하게 된다. QR코드를 이용해 생생한 인터뷰 영상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책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는 청소년부터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출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법문 자료집이다. 1부에서는 일반인, 청소년, 청년, 은퇴자 등 각 세대에 맞춤한 법문을 통해 출가의 의미와 중요성을 짚어본다. 2부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가를 기록한 『불소행찬』을 비롯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경전, 선어록 등을 바탕으로 출가 정신을 되새겨본다. 3부에서는 소년출가·청년출가·일반출가·은퇴출가 제도로 출가한 스님들의 생생한 사례를 들려줌으로써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출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대한불교조계종의 승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입니다. 책을 엮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는 조계종단의 공식 학술연구기관으로, 종단 교재를 편찬하고 각종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학술적 성과물을 종단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문
함께 자고 먹고 생활하는 글로벌 수행 놀이터
Just Be 홍대선원 준한 스님
군복 입은 비구니, 삭발한 여군. 군인이 된 스님
비구니 군법사 균재 스님
방구석 1열에서 어디든 가고 보는 유튜브 시대, 대신 절에 갑니다
불교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여 스님
수행자의 음식, 지구를 살리고 마음을 치유하는 대안
사찰음식 전문가 성화 스님
수학자에서 수행자로 불행에서 행복으로
완벽한 계산으로 완성한 수행자의 삶
초기불교 명상 수행자 일묵 스님
삶을 마무리 짓고 죽음을 이해시키는 일, 생로병사는 스님들의 전공
사회복지사 혜능 스님
출가는 자유를 위한 발돋움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다른 세상을 열어 보이는 것
불교철학 박사 법지 스님
이 뭣고!
깨달음으로 가는 확실한 길
전국선원수좌회 전 공동 대표 의정 스님
교학敎學, 가르치며 함께 가는 길
수행자에게 길을 묻다
교수사 현진 스님
계율이 있어야
진정한 자유가 있다
송광사 율주 지현 스님
『슬기로운 출가생활』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
출가를 꿈꾸는 이에게 전하는 확신의 메시지!
“나는 출가를 선택했고, 그래서 행복합니다.”
“스님은 왜 출가하셨어요?” “출가하면 속세와 인연을 끊어야 하나요?” “스님들은 절에서 참선만 하는 거 아닌가요?”
언론이나 대중매체에 의해 굳어진 ‘스님’의 이미지가 있다. 애틋한 사연을 안고 출가해 조용한 절에서 수행하며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모습. 이런 선입견 때문에 ‘출가’와 ‘수행자’는 나와 거리가 먼 ‘특별한 무엇’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스님들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채롭다. 서울 홍대거리에 글로벌 수행 놀이터 ‘JustBe 홍대선원’을 연 준한 스님, 사찰 소개 영상으로 누적 조회수 440만을 돌파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여 스님, 사찰음식으로 지구를 살리고 마음을 치유하는 법을 소개하는 성화 스님….
『슬기로운 출가생활』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가치로 최선의 삶을 완성해 가는 스님 열 분의 삶과 수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교가 재미있고 사찰 생활이 궁금하지만, 출가는 겁나는 이들을 위해 스님들이 직접 들려주는 ‘출가 안내서’인 셈이다.
유튜버·군인·사회복지사·교수
스님도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깊은 산중 사찰에만 머물 것 같지만 사실 스님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님’이 장래희망이던 혜능 스님은 꿈에 그리던 출가 후,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현재 금천구립 사랑채요양원장 소임을 맡아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열일곱 살에 출가한 균재 스님은 장병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기꺼이 군인이 되었다. 미국 유학 중 출가한 준한 스님은 홍대 인근의 게스트하우스를 개조해 수행 놀이터 ‘JustBe 홍대선원’을 열었고, 무여 스님은 유튜브에서 사찰여행과 문화탐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어린이 법회를 담당하던 성화 스님은 최근 사찰음식의 정신과 가치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20~30대를 보낸 스님들은 “출가란 거창하거나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며 “자신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수행과 전법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출가 역시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젊은 스님들의 톡톡 튀는 행보뿐 아니라 학인들을 가르치는 교수사 스님, 참선 수행에 매진하는 수좌 스님, 계율을 연구하고 지키는 율사 스님의 진솔한 고백은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출가한 일묵 스님은 세계 여러 수행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과 교학, 계율이 어우러지는 수행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현진 스님은 사흘에 한 끼를 먹으며 하루 21시간 경전을 읽는 치열한 정진 끝에 지금은 스님을 가르치는 스님, 교수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출가 후 50년을 오롯이 참선 수행에 매진해 온 의정 스님은 지금도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2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이러한 어른 스님들의 삶은 “출가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복되고, 가장 자유롭고, 가장 보람된 일”임을 알려주는 말 없는 가르침이다.
한편, 이 책은 스님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이 직접 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교육원장 범해 스님은 “언제나 자신을 돌아보고 바른 마음, 바른 행동으로 현명한 길을 걸어간다면 행복한 삶의 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며 “각자의 소신대로 노력하며 구도의 길을 완성해 가는 열 분 스님의 모습이 인생의 길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