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웃자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는 ‘노래하는 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도신 스님의 첫 산문집이다. 스님이 가진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의 소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작은 깨달음을 전한다. 꾸밈없고 순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도신 스님처럼 스님의 글도 따뜻하고 아름답다.
불교에서는 ‘나’라는 존재를 강조한다. 나라는 주체가 있기에 원하는 것도 생기고 행복을 느끼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상 만물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웃어야 비로소 별도 빛나는 것처럼 말이다.
웃을 때 반짝이던 별이
웃음을 멈추자
빛을 내지 않았다
별이 다시 빛을 내기 시작한 건
내가 다시 웃을 때였다
_〈별〉 중에서
도신 스님
‘노래하는 수행자’로 널리 알려진 도신 스님은 여덟 살의 나이에 예산 수덕사로 입산해 인곡당 법장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타리스트 신중현 씨, 가수 이남이 씨와 교류하며 기타와 음악을 배웠다. ‘중생의 아픔이 다하는 날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1991년부터 6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으며 20여 차례의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2019년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직접 작사하며 시심을 키워 온 스님은 월간 〈우리시〉와 계간 〈서정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박사)에 재학 중이다. 2022년 시집 《웃는 연습》을 발간했다.
조계종 제16대 중앙종회의원, 재심호계위원, 초심호계원장 등 종단의 주요 소임을 두루 역임하는 한편, 은사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2012년부터 서산 서광사 성역화 불사에 매진해 왔다. 2023년 3월 덕숭총림 수덕사 제24대 주지에 임명됐다.
들어가며
1. 작은 돌탑 넘어지지 않는 것도 우주 법계의 뜻이라지
돌멩이 탑
아기불 오신 날에…
꽉 찬 빈 그릇
나에게 건네는 말
마당을 쓸고 나면
바람
당신
욕심에는 끝이 없다
기도
풍경의 바다
노송의 동안거
부끄러운 마음
2. 오늘도 좋은 날입니다
잔
바다
낙엽이 구르지 않으면 가을은 오지 않으니
자신의 소중함을 알라
아침 발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마음에 맞지 않더라도
막다른 길
무영
눈이 부셔 눈부신 오늘
지혜라는 통로
한때 쓸쓸하고 외로울지언정
3. 마음이 바짝 말라 있으면 불이 잘 붙지
함께 가는 길
빗자루질
마음이 밝으면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그대는
불
외로움
‘행복’을 말하다
희망
참회의 바다
너
찬란한 아침
4. 바람 너의 노래에 내 장단을 실어도 되겠는가
풍경
키 작은 꽃
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바람에게 길을 묻다
하화
고목에 기대어
말이라는 것
지켜본다
낙조
조율
먼저 우는 가을
5. 당신은 내 생에 유일한 기적입니다
풀꽃의 사람
옷 속에 숨긴 송편
당신은 기적입니다
사람 즉 효자이고, 효자 즉 사람이다
그대와 나
한결같은 이
엄니
칭찬 한마디에
별리
마지막 소야곡
윤회
함께
★ 내가 웃어야 별이 빛납니다
어두운 터널을 끝도 없이 걸어가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터널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터널이 가장 안전할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빠져나오지 못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도신 스님 역시 오랫동안 터널 속에 갇혀 있다 간신히 빠져나온 경험이 있었다. 터널 밖으로 나온 뒤 뒤늦게 배운 것이 바로 “웃음”이었다. 긴 시간 동안 웃는 것을 익히고 닦았고, 드디어 진정으로 웃을 수 있게 되자, 나무들이 춤을 추었다. 그리고 별들도 빛을 내기 시작했다. 어두운 터널에서 나오고 나서야 깨닫게 된 진리였다.
★ 노래하는 도신 스님이
노래하듯 전하는 응원가
도신 스님은 ‘노래하는 스님’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중생의 아픔이 다하는 날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겠다’는 원력을 세울 정도로 노래에 진심인 스님이다. 월간 〈우리시〉와 계간 〈서정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은 후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2년에는 《웃는 연습》이라는 시집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신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다정하고 따뜻한 스님이라서 그런지, 스님의 시와 글도 참 다정하고 따뜻하다.
당신은 내 생에
유일한 기적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도
기적의 존재임을 압니다
_〈당신은 기적입니다〉 중에서
매일매일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 피로를 느끼지만, 도신 스님은 이러한 우리의 매일이 기적임을 짚어준다. 우리 존재 자체가 기적이고, 오늘이 기적이고, 오늘이 쌓인 매일매일이 기적이다.
★ 수행자의 깊은 사색이 담긴,
매일을 버티는 우리에게 전하는 다정한 위로
1장은 종교적 깨달음을 주제로 스님이 느낀 바를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2장은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3장은 인간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4장은 자연이 주는 경이, 5장은 도신 스님의 개인사가 담긴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간 관계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많은 방법 중에 하나는 세상을 무상無常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떤 존재도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_〈도신 스님의 단상〉 중에서
도신 스님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중에서 특히 “무상”의 관점을 추천한다. 이 세상 어떤 존재도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다. 1~5장에서 각각 다루는 주제는 모두 한 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들을 유발하는 존재들도 결국엔 다 사라진다. 고민들도 다 사라진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여러 잡념들도 곧 사라질 것이다. 내 마음이 괴로울 하등의 이유가 없다.
★ 이제 당신이 웃을 차례입니다
지금 어두운 터널 안을 헤매고 있는 당신이, 그 터널을 벗어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당신이 무사히 터널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빠져나와 진정한 웃음을 되찾길 바란다.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횡단하는 태양, 밤이면 구름 뒤에 숨어서라도 빛을 내는 별들은 그대를 위해 존재하는 희망의 표현입니다.
_〈도신 스님의 단상〉 중에서
잊지 말길. 아침에 뜨는 태양, 밤에 빛나는 별들은 당신을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당신이 웃어야 별이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