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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 스님, 임순례 감독, 이미령 작가, 켄뽀 아왕 상뽀 추천!
“나는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붓다의 길에서 찾은 위대한 여성의 지혜
다양한 불교 전승 속에서 성취를 이룬 열두 다키니,
여성 수행자의 새로운 길을 찾다!
『다키니 파워』에 등장하는 열두 여성은 일반적으로 성취를 이룬 수행자를 넘어 뛰어난 선지식으로 인식되는 이들로, 전세계 불교에 신선한 통찰을 던지는 존재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헤쳐나간 삶의 여정을 구체적으로 더듬어 가며 ‘여성’이자 ‘법사’로 살아가는 과정을 인터뷰해 역경에 맞서고, 삶을 통찰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동안 여성 수행자의 존재는 있어 왔지만, 그들의 전기를 담은 책은 많지 않았다. 이 책은 여성 수행자들의 삶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여성 수행자들을 균형 있는 수행으로 이끌 롤 모델을 제시하고, 나아가 여성의 영적 자질과 통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심어 준다.
불교의 전통과 불교계 안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억압적 성차별에 대한 비판적 대화가 활발한 이 시기에, 여성의 신분으로 수행자의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여성 법사’로서 너무 보수적이라고, 저항한다고,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혹은 페미니스트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판받는다. 그러나 이 열두 명의 수행자는 초기 경전과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오랜 시간 묵인해 온 종교 안에서의 불평등과 억압적 성차별이 옳지 않음을 단호하게 짚어 내고, 각자의 자리에서 선택한 최선의 용기로 그 비판의 목소리를 극복한다. 『다키니 파워』는 그 치열한 투쟁과 수행의 과정을 보여 준다.
인간의 몸을 가진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개인사, 즉 출산과 죽음, 결혼과 이혼, 배신과 상실 같은 복잡한 상황을 불교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어릴 적부터 개인적인 일상이나 사회생활 없이 수행자로만 자란 다수의 남성 수행자와 달리 생계와 양육, 집안일 등 일상적 사회생활을 병행해 온 그들의 개인적 경험과 종교적 지혜가 합치된 모습은 ‘깨달은 여성의 힘’을 뜻하는 ‘다키니 파워’ 그 자체에 가깝다.
‘불교 수행자’라는 점을 제외하면 이들의 삶도 차별과 편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 여성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녀들의 지혜를 거울 삼아 독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상에서 겪어야 하는 차별과 그로 인한 고통에 함께하고, 불공평한 현실에 맞서 이겨 내는 대담함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 지은이
미카엘라 하스 Michaela Haas
기자, 작가, TV 진행자, 인터뷰 진행자,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독일에서 다수의 성공적인 라이브 토크쇼와 정치 방송을 진행했다. 미디어, 마음 챙김, 커뮤니케이션 훈련에 특화된 국제적인 코칭 회사 ‘하스 라이브!(Hass Live!)’의 설립자로 2001년부터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한 워크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녀는 20년 이상 마음 챙김을 수행하며 공부하고, 아시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아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 바바라, 웨스트 대학교를 비롯해 미국 및 유럽의 다양한 연구 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말리부, 캘리포니아, 뮌헨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 옮긴이
김영란
나무여성인권 상담소 소장. 20년 이상 성평등을 지향하며 성폭력·성매매 피해 청소년 및 여성들을 위한 상담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10여 년 전 티벳 불교와 인연되어 달라이 라마에게 뗀진 셰랍이라는 불명을 하사받았다. 현재 젠더 강의와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장윤정
IT 분야 미디어 및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IT 관련 서적 편집을 하고 있다. 2011년 티벳 불교 둑빠 까규 9대 캄뚤 린뽀체에게 보살계와 관정을 받았고, 인도 따시종 캄파갈 사원의 한국 분원 ‘캄따시링’ 금강승 수행 센터에서 사가행과 명상 수행 중이다.
추천사
감사의 말
저자의 말
다키니의 본질
01 제쭌 칸도 린뽀체 JETSUN KHANDRO RINPOCHE 방석을 비집고 나온 자비로운 바늘
02 닥몰라 꾸쇼 싸꺄 DAGMOLA KUSHO SAKYA 왕궁에서부터 혈액은행까지
03 제쭌마 뗀진 빨모 JETSUNMA TENZIN PALMO 에고를 미는 사포
04 쌍게 칸도 SANGYE KHANDRO 깨달음은 전업 직업이다
05 뻬마 최돈 PEMA CHÖDRÖN ‘무근거성’에 쉼, 산산조각 난 인생에서 찾은 교훈
06 엘리자베스 매티스 남겔 ELIZABETH MATTIS-NAMGYEL 놀라운 여성 은둔자
07 착둡 카도 CHAGDUD KHADRO 자석에 달라붙은 쇳가루처럼
08 깔마 렉셰 쪼모 KARMA LEKSHE TSOMO 깨달음을 향해 파도타기
09 툽뗀 최돈 THUBTEN CHODRON 가사를 입은 반란군
10 로시 조안 할리팩스 ROSHI JOAN HALIFAX 대담하고 맹렬한 그리고 섬세한
11 출팀 알리언 TSULTRIM ALLIONE 깨어난 페미니스트
12 칸도 쩨링 최돈 KHANDRO TSERING CHÖDRON 다키니의 여왕
마치며
감사의 말
취재 노트
주요 용어
참고 문헌
◆ 차별과 편견을 넘어 공존과 조화로움으로
“남성과 여성은 별반 다르지 않아, 깨달음을 구하는 여성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_빠드마삼바바, 티벳 금강승 불교의 시조
붓다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대만, 베트남을 포함한 몇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 수행자는 비구니계를 받지 못한다. 대부분의 여성 수행자는 사미니로 남아 계율과 가르침 같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영광스러운’ 남성의 몸으로 태어날 다음 생을 기약할 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칸도 린뽀체’는 여성으로서는 극히 드문 린뽀체라는 높은 신분을 가졌음에도 원칙적으로 구족계를 받지 못한 사미니이며, 여성이기 때문에 법당에 들어가지 못했고, 비구 스님들이 벗어 놓은 신발 더미 옆에 앉아 ‘차별 없는 자비심에 대한 가르침’을 엿들으며 스스로 수행자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했다.
현재 불교의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주장’하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이해하는 영적 구도자이자 교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교에서 여성은 전폭적으로 개입하며 이러한 의문을 제기한다.
“비구니가 비구를 가르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티벳 불교의 율장은 붓다의 가르침으로써 유효한가? 붓다의 오래된 가르침은 현대 사회의 여성과 남성에게 무엇을 제안하는가?”
오늘날까지 티벳 전통에서 비구니는 비구에게 복종해야 하는 규율과 함께 비구보다 98개나 더 많은 계율을 준수해야 한다. 심지어 최고참 비구니조차 갓 스님이 된 새파란 비구보다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 ‘차별 없는 자비심을 가르치는 불교계’ 속에 만연한 이런 불평등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전과 교리를 내세워 차별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데 있다.
◆ 어떤 종교보다 양성평등적인
이 책의 열두 다키니는 여성 수행자로서 불교 내 만연한 불평등과 성차별, 섹슈얼리티 등 민감한 문제에도 과감히 맞서길 주저하지 않는다. ‘제쭌마 뗀진 빨모’는 여성 역시 영적인 여정을 따를 동등한 자격을 갖추었음을 보여 주기로 작정하고, ‘여성의 몸으로 깨달음을 얻겠다’고 서원했다. 이것은 여성 붓다가 되겠다는 염원과 다를 바 없다. ‘칸도 린뽀체’, ‘깔마 렉셰 쪼모’, ‘툽뗀 최돈’ 등은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 수행자들은 명망 있는 남성 법사와 불교계에 직접적으로 ‘여성의 제대로된 구족계’를 요구하고, ‘여성의 배울 권리’를 위해 보수적이고 견고한 현실에 거침없이 반기를 든다.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불교 교리는 어떤 종교보다 양성평등적이다. 초기 경전에 있는 차별없는 붓다의 발언과 여성들의 자취가 그 증거이다. 붓다의 양모이자 여성 최초로 계를 받은 ‘마하쁘라자빠띠’ 그리고 그녀와 같은 마음을 가진 500명의 여성을 붓다는 받아들였다. 뗀진 빨모는 조사와 연구를 통해 현재 티벳 불교의 율장은 초기 경전에 당시 여성에 대한 지배적 관점을 반영하기 위해 후대의 종파 지도자들이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윤회 사상에 기반한 불교에 따르면, 인간은 여러 생을 거치면서 고정된 성별이 아닌 다양한 성별로 태어난다. 따라서 붓다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여성도 남성도 아닐 것이다. 또한 성별에 대한 잘못된 견해가 마음에 단단하게 남아 있다면, 진정한 깨달음과 영적 성취를 이루었다 하기 힘들 것이다.
남녀가 평등한 불교를 위해 열두 다키니들은 여성의 자존감을 되찾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제쭌마 뗀진 빨모, 제쭌 칸도 린뽀체, 깔마 렉셰 쪼모, 툽뗀 최돈, 로시 조안 할리팩스 등 대부분의 여성 법사는 ‘비구니 사원’ 또는 사찰, 명상 센터 등을 운영하고, 전 세계 불자 여성 운동인 샤카디타 대회(The Sakyadhita Conferences)를 개최하는 등 비구니의 교육 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복지, 인식 전환을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수행자로서 뛰어난 요기니, 위대한 다키니의 환생자, 깨달은 수행자로서 강연과 가르침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것은 현재와 미래의 여성 수행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뿐만 아니라, 하나의 롤 모델로서 영감을 준다. 남성 수행자가 아닌 ‘여성 수행자’도 충분히 깨달을 수 있고, 가르칠 수 있다는 불교계의 인식의 전환을 이끌고 ‘여성 달라이 라마’, ‘영향력 있는 다르마 여왕’처럼 여성 성자를 길러 내기 위한 노력이다.
이 책의 열두 다키니가 성차별과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방식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붓다의 평등한 가르침을 토대로, 오랜 시간 묵인해 온 종교 안에서의 불평등과 억압적 성차별에 반기를 들고, 이를 날카롭고도 깊은 통찰력으로 단호하게 짚어낸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여성을 위해 선택’한 최선의 용기는 현대의 페미니즘이 요구하는 차별없는 ‘공존’, ‘상생’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많은 여성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 여성적 삶의 지향점을 제시하다
여성 수행자가 쟁취해야 할 것은 단지 ‘비구니’라는 자리만이 아니다. 수행자로서 불교의 ‘영적 성취’를 이루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것은 성별이나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모든 생활에 차별을 넘어 공존으로, 충돌을 넘어 조화로움으로, 고통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남녀를 넘어선 인간 삶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낙담한 한 워킹맘이 영적 수행을 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조언을 구하면 티벳 남성 법사는 이렇게 대답한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아이들이 성장하면 조기 은퇴를 할 수 있으니 그 다음에 수행을 시작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여성 법사들은 이처럼 일상에 치여 수행을 미루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 몇몇은 수행자이자 어머니로서 아이를 양육하고, 대부분 불교 법사로 인정받기 전에 청소부, 학교 교사, 사서, 통역사와 같은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일해 왔다. 그러므로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개인사, 즉 출산과 죽음, 결혼과 이혼, 배신과 상실 같은 복잡한 상황을 개인적 경험과 불교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들 모두는 명상 방석에 앉아 있든, 집안일을 하든, 임원 회의를 조정하는 업무를 하든, 매 순간의 알아차림이 수행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5명의 아이를 둔 닥몰라 꾸쇼 싸꺄는 “영적 수행은 방석에 앉아 명상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이라고 말한다. 선승인 로시 조안 할리팩스는 “모든 행동, 모든 말, 모든 생각이 수행”이며 다르마는 일상생활에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닥몰라 꾸쇼 싸꺄, 칸도 쩨링 최돈, 출팀 알리언, 엘리자베스 매티스 남겔 같은 선지식은 어머니, 직장인, 주부의 역할을 넘나들며 삶의 파고를 헤쳐가며 자신만의 영적 여정을 개척해 나갔다. 삶이 통째로 무너지는 고통도 걸러 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대면하는 여성의 자비심과 강인함은 ‘직접 행동하는 자비’의 실천으로 이어져 사회에 친절을 불어 넣는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진정 ‘깨달은 여성의 지혜’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불평등한 여건 속에서도 수행과 자비를 동시에 실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키니 파워』는 여성적 영성인 ‘다키니’ 즉 ‘깨달은 지혜’와 ‘자비’가 진정한 불교의 본질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며, 차별없는 진정한 연대와 공존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