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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70302
정가
14,000원
이 봄날, 꽃들이 전하는 법문 교계 대표 문사이자 청주 마야사 주지이신 현진 스님의 에세이. 직접 꽃나무와 농사를 돌보고 계절의 오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청정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승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주 마야사에서 텃밭 농사를 짓고 사찰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는 스님에게 꽃과 나무를 돌보는 일은 일상이자 수행이다. 마야사의 꽃밭을 보기 위해 사찰을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스님은 생명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한다. 이 책은 4부 구성인데, 각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맞이하는 풍경을 담고 있다. 이러한 스님의 사계를 따라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철마다 꽃과 나무가 피고 지는 광경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세상사에 치여 봄이 와도 봄이 오는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스님은 “백 마디 말보다 자연의 풍광들이 말없이 우리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우리를 자연의 자리로 초대한다. 그 외에도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는 비교하지 않는 삶에서 오는 행복, 타인을 미소로 대하는 태도 등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빼곡히 실었다. 생명으로 풍성한 스님의 정원 “모름지기 심는 것이 많아야 좋은 인생”이라는 것이 현진 스님의 생각이다. 절을 지을 때도 절보다 나무를 먼저 심었다. 건물은 빨리 지을 수 있지만 나무는 시간의 깊이를 지녀야 해서다. 봄이면 백일홍과 황금아카시나무 등을 심고, 텃밭에는 고구마와 땅콩 등을 기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농약을 치거나 함부로 가지를 잘라 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베어 낼 때도 톱질하기 하루 전에 막걸리를 부어 놓고 나무를 쓰다듬으며 미안함을 전한다. 생명을 아끼는 스님의 태도와 생명이 새움을 틔우고 자라나는 과정을 엿보는 것 또한 이 책의 재미다. 인생사 역시 자연과 다르지 않다. 비 오고 눈 오는 일처럼, 사람의 인생에도 고단한 날이 있다. 그럴 때엔 꽃에 기대 위로받기도 하고 눈물이 날 때면 울면서 그 시절을 견뎌 내자는 것이다. 내 곁의 사람들을 지금 사랑하자 “지금 사랑하라”는 것이 현진 스님의 가르침이다. 책을 읽다 보면, 여러 대목에서 인간관계에서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날씨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이 번갈아 오듯이 나와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 역시 그 사람의 삶이겠거니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141쪽). 사소한 문제로 다툴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백 년 뒤에는 모두 사라질 인생. 남을 용서하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서로를 편안하게 하는 길이다(140쪽). 잡고, 붙들고,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인생은 그 자체가 독을 품고 사는 삶이다. 살다 보면 내가 복수해 주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복수해 주는 경우가 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의 율동이다(196쪽). 그러니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내 곁의 사람들을 지금 사랑하라.
제목
괜찮아 나는 나니까
저자
성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60323
정가
14,000원
성전 스님은 남해 염불암에 산다. 암자를 찾은 사람들이 가끔 스님에게 묻는다. “스님 적적하지 않으세요?” 스님은 이렇게 답한다. “가끔 적적하고 대개는 괜찮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묻는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요?” 스님이 다시 웃으면서 답한다. “나는 나니까요.”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성전 스님이 외우는 행복 주문이다. “나는 나니까, 라는 말은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곧 상황이나 평가에 우왕좌왕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가치와 기준의 생산자로서 자신의 삶을 열어 가는 것이 바로 주인의 삶의 내용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혼자 있어도 즐겁고 외부의 평가에도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_「괜찮아, 나는 나니까」중에서불교계 대표 문장가 성전 스님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 <괜찮아, 나는 나니까>에는 총 91편의 글이 실려 있다. 스님이 2013년부터 여러 신문에 기고한 칼럼들에 최근에 쓴 글을 더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절집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랫마을 할머니의 귀여운 하소연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실크로드로 떠난 구법(求法) 여행기까지. 스님은 실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 법을 들려준다. ‘절친들’은 나의 힘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성전 스님은 한때 ‘라디오 스타’였다.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 <행복한 미소> DJ 시절, ‘미소 스님’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최근에는 BBS 라디오 <좋은 아침, 성전입니다>의 DJ로 활약 중이다. 방송 일로 가끔 도시에 머물지만 대개는 산사에서 지낸다. 산중에 살아도 적적하지 않은 이유는 앞서 밝힌 대로 “나는 나니까” 하는 마음가짐 덕분인데, ‘절친들’의 공(功)도 크다. 남해 푸른 바다와 호구산, 밤새 절 마당을 지키는 달빛, 사철 피고 지는 꽃과 나무가 모두 스님의 벗이다. 숲은 계절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색(色)으로 보여 주는 존재요. 달빛은 겸손과 부드러운 말씨의 미덕을 말없이 비추는 벗이다. “겨울나무는 여름날의 무성했던 녹음을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을 뿐입니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에 봄이 오는 것을 보십시오. 얼마나 어여쁘게 옵니까. 그것은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가 회복해 낸 희망입니다. 놓을 땐 완전하게 놓으십시오.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_「겨울나무」중에서 염불암 아래 용소마을 농부와 어부 그리고 허리 굽은 할머니들 역시 소중한 벗이다. 성전 스님은 이들의 작은 몸짓을 가만히 주시하고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진실한 삶의 자세를 배운다. 지금 여기,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 법 스님 주변의 자연과 사람들을 치켜세웠지만, 사실 스님의 수행 도량은 경계가 없다. 산중의 절은 물론 병원과 공항, 미얀마의 어느 허름한 골목까지. 스님은 당신이 머무는 모든 시간과 장소를 마음 도량으로 삼는다. 이삿짐을 싸면서는 “물건 하나를 쌀 때마다 마음의 탐욕 숫자를 헤아리”고, 절 아랫마을 사람과 크게 다툰 어느 날은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供養具)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香)이로세’ 하는 문수보살의 게송을 되새긴다. 불편한 비행기 좌석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른 순간에는 이내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크고 작은 일상에서 자신의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일로 좌절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실망할 때마다 스님은 다시금 ‘마음의 힘’ 떠올린다. “이 길 위에서 나는 생각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과정이고 우리들 고통의 원인은 사건이나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우리들의 방식에 있다고.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언제나 우리는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믿음이 내게는 있습니다.” _「절로 돌아가는 길」중에서 먹고 사는 일이 힘겨워 주저앉은 이들, 사람에게 상처받아 괴로운 사람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성전 스님이 건네고픈 희망은 다름 아닌 ‘마음’이다. 다른 누구의 마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마음 말이다. 책에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나의 마음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나가는 지혜가 담겨 있다. “문제를 따라가지 말고 마음의 움직임을 살피는 일이 문제를 대하는 가장 바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산을 다 가죽으로 덮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발을 가죽으로 감싸기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쉬운 일은 마다하고 온 산을 가죽으로 다 덮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자 오늘도 헐떡이고 있습니다.”_「내 마음 하나」중에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불교계 대표 문사의‘글맛’ 책을 읽다 보면 성전 스님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절집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승들 미담이나 신도들 사연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솜씨가 과연 월간 「해인」 편집장 출신의 ‘불교계 대표 문사’답다.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삼천 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등 여러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들은 잘 보지 않거나 보고도 지나치는 것, 이를테면 낮고 작고 초라한 풍경과 사람도 어여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천생 ‘음유 시인’이구나 싶다. 희망, 행복, 마음, 지금 여기…. 익히 들어 다 아는 말 같지만 성전 스님의 책에서만큼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스님 고유의 ‘글맛’, 진심으로 지어 따뜻하고 정겨운 ‘미소 스님’만의 필치 말이다.
제목
스님의 일기장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50508
정가
14,000원
불교계 대표 ‘문사(文士)’ 현진 스님출가 30년 글쓰기 20년의 지혜가 오롯이 담긴 산문집 불교계에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진 스님이 올해로 출가 인생 삼십 년, 글쓰기 인생 이십 년을 맞았다. <스님의 일기장>은 스님이 자신의 수행과 글쓰기 인생을 정리하며 펴낸 산문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에는 스님이 일기에서 뽑아 처음으로 공개하는 글도 있고, 그간 발표한 글들 중 “먼지 속에 놓아두기엔 아쉬운 내용”을 짧은 문장으로 다듬은 것도 있다. 책에 실린 143편의 글에는 현진 스님이 수행과 일상에서 발견한 ‘깨달음’의 순간을 비롯해 사랑·돈·종교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 있다. 또 불교경전과 선사들의 말씀, 동서양의 경구(警句)에서 길어 올린 지혜가 가득하다. “봄꽃들은 겨울을 이겨 내고 봄을 맞이한다. 인고의 과정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피지 않는다. 무엇이든 단박에 되는 것은 없다. 노력과 반복이 삶의 질서를 완성해 준다.”, “현재 살고 있는 삶의 조건과 형태가 화두여야 한다. 그래서 차 마실 땐 차만 마시고, 밥 먹을 땐 밥만 먹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가위바위보 대결과 같다. 한번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 등 짧고도 강렬한 문장이 긴 울림을 남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분명 ‘지금 여기’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은 주인공 네오처럼 말이다. 현실을 바로 보게 된 네오가 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 것처럼, 현진 스님의 글을 읽은 이들 역시 이전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비록 우리네 삶에 크고 작은 고난과 번뇌가 끊이지 않을지라도,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느끼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온전히 살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월간 '해인'으로 글쓰기와 인연 다양한 글과 문화 포교 활동으로 사람들과 소통 스님이 글쓰기와 인연을 맺은 건 해인사 학인 시절. 월간 ????해인????의 필진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월간 '해인'은 현진 스님을 비롯해 성전 스님, 원철 스님 등 불교계에서 내로라하는 문사들을 배출한 사보(寺報)로 유명하다. 1982년 해인사 강원의 학승들이 대중 포교를 위해 창간한 이 잡지는 스님들과 세상 사람들을 잇는 가교이자 불법을 전하는 창구로, 지금도 불교신자는 물론 일반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진 스님은 1990년대 초반부터 월간 '해인'을 비롯해 「불교신문」,「동아일보」 등 여러 매체에 “수행길에서의 다양한 사연과 서투른 수상(隨想)이 행간마다 배어 있는” 글을 써 왔다. 누구나 쉽게 글을 쓰고 발표하는 시대, 스님은 자신의 글에 대해 “출가 여정의 흔적과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생각이다. 스님이 1993년에 펴낸 첫 산문집 <스님의 일기장>은 당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절집의 일상과 수행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스님은 '두 번째 출가','오늘이 전부다' 등 십 여 권의 책을 통해 소소하면서도 치열한 선방(禪房)의 속살을 보여 주고,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지혜를 일깨워 주었다. 「세계일보」 정성수 기자는 현진 스님의 책을 두고 “무엇이든 보고 들으면 이를 깨달음으로 녹여내는 솜씨가 돋보인다.”고 평한 바 있다.꾸준한 글쓰기와 더불어 현진 스님은 다양한 문화 포교 활동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해 왔다. 2000년대 초반, 해인사 포교국장 소임을 맡았을 때는 수련회와 템플스테이 등을 기획해 대중이 산사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청주의 조계사’로 불리는 관음사 주지 소임을 맡았을 때는 ‘트로트 산사음악회’를 열어 신도는 물론 불교에 관심이 적던 지역 주민까지 절 마당으로 끌어안았다. 또 어린이 불교대학과 대학생 불자 모임을 운영하는 등 젊은이들이 불법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주지 소임을 맡은 8년간 관음사를 청주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사찰로 일군 현진 스님은 3년 전 청원 성모산 자락의 작은 사찰 ‘마야사’를 창건했다. 지난해에는 마야사에서 반농반선(半農半禪)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를 펴냈다. 스님이 ‘단순하고 소소하게 하지만 간절하게’ 살아가는 일상은 담은 이 책은 ‘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구 문광부 우수도서)’으로 선정됐다. 쉽고 짧은 글 그러나 긴 울림‘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지혜’ 깨우쳐 현진 스님의 글은 쉽다. 누구나 재미난 소설을 보듯 술술 읽는다. 문체 역시 간결하다.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구구절절한 수사보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비유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쉽고 간결하며 담백한 현진 스님의 필치는 ‘좋은 문장’에 대한 스님의 남다른 소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글쓰기 이십 년을 정리하면서 문장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어려운 구절을 나열하고 현학적인 내용을 중복하는 것만이 좋은 글이 아닐 것이다. 평이한 문장이지만 남녀노소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게 명문(名文)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없다.”책의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현진 스님이 지난 이십 년간 평이한 문장으로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 역시 쉽고 단순한 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것. 이 같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스님은 날마다 자신이 보고, 읽고, 느끼고, 사유하는 모든 것을 글감으로 활용해 왔다. 스님이 글감을 일구는 밭, 아니 발견하는 밭은 크게 세 개다. 굳이 분류하자면 말이다. 첫 번째 밭은 스님의 일상과 수행 생활. 선방에서 하는 치열한 수행뿐만 아니라 도반과의 즐거운 추억, 절을 찾은 신도와의 대화, 심지어 손빨래 같은 사소한 일상도 글의 소재로 활용한다. 빨랫감이 적어서 그렇겠지만 아직까지 나는 손빨래를 즐겨 한다. 비눗방울이 일 때마다 시꺼먼 때가 씻겨 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맑아진다. … (중략) …빨래를 할 때마다 ‘깨어 있다’는 의미를 떠올린다. 깨어 있다는 것은 순간순간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_ 「손빨래의 즐거움」 중에서 두 번째 밭은 스님이 읽은 불교경전과 선사들의 말씀, 세계의 고전 그리고 동서양의 경구들이다. 스님은 ????법구경????이나 ????사십이장경???? 등 불교경전을 비롯해 여러 선사들의 말씀을 통해 현대인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주역' 같은 고전은 물론 필요하다면(!) 성경 말씀도 인용한다. 우리 생애의 최후의 때가 다가오더라도 당당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 이것을 수행이라고 정의한다. 기독교의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 시기와 때는 어떤 절대자나 전지전능한 신이 정해 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신의 섭리이기 이전에 우주의 질서이며 조화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율因果律인 것이다._「언젠가는 지나간다」 중에서 마지막 밭은 자연이다. 3년 전부터 산 아래 작은 암자에서 생활하는 스님은 “한여름 마당의 풀과 씨름하는 것이 수행”이라며 그 앞에 서면 한없이 작고 겸손해지는 꽃과 나무 그리고 계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님에게는 매화와 느티나무 그리고 안개마저도 삶과 수행을 반추하게 해 주는 좋은 소재들이다.요즘 같이 늦가을 무렵에는 아침 안개가 자주 내린다. … (중략) … 우리 인생길이 안개 속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지나온 시간은 추억으로 사라졌고, 앞으로의 시간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숨 쉬고 있는 이 순간만 존재하는 것이 마치 안개 속 보행과 유사하다. _ 「안개」 중에서 <스님의 일기장>은 현진 스님이 그간 발표한 글 가운데 정수만을 모으고 또 일기 내용을 새로 더한 것으로, 스님이 여러 글감밭에서 일군 다양한 글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출가 삼십 년 글쓰기 이십 년의 내공이 오롯이 담긴 책을 만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터. 참된 깨달음은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법이다. 현진 스님이 들려주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지혜’. 머리맡에 놓아두고 날마다 펼쳐 보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제목
세상을 물들이는 멋진 아침
저자
원허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1024
정가
14,000원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스님과 휴대전화기 그리고 SNS(소셜 네크워크 서비스). 그리 익숙한 조합은 아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모바일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스님이 있다. 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이다. 스님도 “산속에서 수행할 때에는 컴퓨터나 휴대폰이 필요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도심에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저의 수행 방편이 되다 보니 ‘밴드’를 통해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한다. 스님이 날마다 부처님의 말씀과 자신의 수행 일상을 전하는 ‘밴드’ 이름은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밴드 회원들의 아침을 멋지게 열기 위해 스님은 오늘도 “예전에 보았던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다시 한 번 더 살피고, 밑줄 치면서 읽었던 글들도 찾아본다.”고 전한다. 이 책은 그간 스님이 밴드에 올린 글을 정리하고 보완해 엮은 것이다. SNS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원허 스님 산속에서 화두를 참구하며 선승이 될 것을 꿈꾸던 스님에게 도심의 사찰 생활은 수없이 걸망을 꾸려야 했던 고단하고 불편한 자리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며 되새긴 문구가 스님 자신을 여물게 했다. 그것은 바로 『벽암록』의 한 구절. ‘오늘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이 SNS를 통해 매일 아침 전하는 이야기에는 바로 이런 마음이 녹아 있다. 취직을 못해서, 직장 상사와 맞지 않아서, 아이가 도통 말을 듣지 않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서……. 지금 여러 문제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부처님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또 하루를 힘차게 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부처님 말씀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 원허 스님이 전하는 부처님 말씀은 실로 짧다. 누구나 아침 출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법구경』,『잡아함경』,『숫타니파타』등 경전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구절은 시구처럼 간결하다. 그리고 참 쉽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강렬하다. 세상을 바르게 보는 지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깨닫게 해준다. 이를테면 다음 같은 구절이다. ‘단점을 정확히 말해 주고 잘못한 것을 솔직히 지적해 주는 그런 현명한 사람을 만나거든 주저하지 말고 따르라. 그는 나에게 보물이 숨겨진 곳을 알려 주는 사람이니 좋은 일은 있어도 나쁜 일은 없다.’_『법구경』 ‘깊은 물과 얕은 물은 그 흐름이 다르다.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깊고 넓은 큰 바다의 물은 소리는 내지 않고 흐른다. 부족한 것은 시끄럽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반쯤 채워진 물그릇과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가득 찬 연못과 같으니라.’_『숫타니파타』경전 구절과 함께 실린 스님의 짧은 이야기는 현재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오늘이 나에게 전부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았습니다. 토굴에 혼자 있는데도 화가 난다는 사실을요. 이로 미루어 보건대 화내는 마음, 행복한 마음 이 모두는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밤에 마당을 서성이며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이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인생의 진리를 스님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통해 친근하게 깨우쳐 준다. 매일 아침 출근길 또는 잠들기 전에 스님의 이야기를 한 편씩 읽으면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수행자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기회 원허 스님은 평소 도반들 사이에서 ‘지계(持戒)가 철저’하기로 이름난 율사다. 책 서문에서도 스님은 “계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어지러운 세상에서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동안 수행자로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고 적었다. 책에는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본분에 충실한 스님의 모습도 담겨 있다. 주지 스님인데도 여전히 자신의 방 청소를 스스로 하는 모습이나 오래전 해인사 학인 시절 ‘소고기라면’을 먹고 3천배를 올린 일 등이 그것이다. 스님은 2013년 쌍계총림 율학승가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혜원정사 주지, 사회복지법인 혜원 대표이사, (재)고산장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포교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전법도량’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제목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일운 스님의 속삭임 心心心
저자
일운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612
정가
14,000원
행복한 깨달음을 주는 아침의 문자메시지이야기는 이렇다.3년 전 불영사 주지인 일운 스님은 만일염불회라는 단체를 만들면서 전국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매일 아침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메시지의 주제도 그리고 소재도 오직 ‘마음’ 하나였다. 스님이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하루에도 수만 번, 천변만화하는 마음에 우리는 언제 점을 찍어야 할지 아니면 언제 그 고삐를 당겨야 할지 알려준다. 문자메시지는 소문의 소문을 거쳐 이제 하루에 2천여 명이 매일 아침 8시 30분 ‘마음’이라는 주제를 가슴에 품는다. 이미 지나간 과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당신에게우리는 마음을 잘 모른다. 하지만 스님은 글 속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바람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하지만 나뭇가지의 움직임으로 그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마음도 모습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통해서마음을 볼 수 있고 알 수가 있습니다.- 본문 94쪽 중알 듯 모를 듯 했던 마음은 이렇게 가닥을 잡는다. 이제 알았다면 우리는 그 마음에 대해 진단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건 이미 지나간 일을 가지고 마음에 갈등을 일으키고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고뇌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고 오지 아니 한 일은 미리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본문 119쪽 중스님은 이 책에서 수없이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점을 찍고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지나간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의 짐을 지고 사는 우리들에게 스님이 내놓은 진단은 ‘현재’에 집중하기다. 그것이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훌륭한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함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나와 같은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진리의 세상에서 아름답게 살게 되겠지요.모든 것이 둘이 아니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깊은 감사와 영광과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본문 192쪽세상이 나를 괴롭힌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고 매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스님의 해법이자 치유의 메시지다. 아름다운 50여컷의 일러스트와 어우러진 담백한 글혹여 ‘마음’에 대해 무겁게 다가 갈까봐 혹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까 봐 우려했는지 스님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전 구절 하나하나를 인용하는 것으로 하나의 글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법구경』, 『숫타니파타』 등은 이미 너무나 익숙한 경전이다. 이런 인용구들에 잇닿아 스님이 알고, 진단하고 치유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또 아름다운 50여 컷의 일러스트와 잘 버무려져 있다.
제목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310
정가
14,000원
느슨하게 단순하게 소소하게, 하지만 간절하게수행자의 글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또 때로는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들이 매일 매일 반추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일상의 목표와 속도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너무나 선명한 장면도 놓치고 살 때가 많다. 하지만 멈추고 돌아보면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명징해 보이는 법이다. 현진 스님이 순간순간을 수시로 돌아보며 반추하는 삶에서 우리에게 내놓은 이야기는 바로 느슨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다. 나뭇가지의 눈을 털어 주면서 가진 것이 적으면 근심도 줄어든다는 걸 배웠다. 가지가 적거나 잎을 지니지 않은 나무들은 눈의 무게를 피해 갔지만, 가지가 큰 나무들은 눈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었다. 긴 가지가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지만, 겨울에는 그 길이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세상에는 이처럼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되는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떨 땐 재주 없는 단순한 삶이 세상의 번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주렁주렁 매달고 있으면, 그 욕심의 무게 때문에 결국은 몸이 상하거나 재산을 잃기 쉽다.<폭설 앞에서> 중 본문 209~210쪽이런 단순한 삶의 추구는 결국 소박한 생활로 이어진다.누구나 하루하루의 생활 때문에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렇지만 몸은 속진(俗塵)에 있더라도 마음은 이런 삶을 즐기고 동경할 줄 알아야 현재의 고난을 위로받을 수 있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 보라. 종래에는 그 꿈이 내 삶의 방향을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반일정좌 반일독서> 중 본문 153쪽하지만 단순하고 소박하기만 하다면 그건 은거에 다름 아니다. 도가(道家)의 삶이지 불가(佛家)의 삶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정작 스님이 묻고 있는 건 매 순간 우리는 ‘간절하게 살고 있는가’이다. 삶이 수행이 간절해질 때 그 삶이 추구하는바, 수행이 목적하는바에 다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가끔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출가하던 그 시절의 간절함으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어쩌면 명쾌한 답을 아직도 찾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간절함이 사라지면 삶의 방향을 상실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스님에게 책을 선물 받았는데 표지 뒷장에 이렇게 써 놓았다.‘그대 지금 간절한가?’하루하루 얼마나 간절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 같았다. 간절함은 그 삶에 대한 소중함을 부여한다. 어제 죽은 이에게는 오늘 하루가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시간이었는지 모른다.<그대 지금 간절한가?> 중 본문 11쪽스님은 이런 간절함이 진지하고 철저한 삶의 배경이 된다고 말한다.물론 쉽지 않다. 느슨하고, 단순하고, 소소하면서 간절하게 산다는 건. 하지만 스님이 발을 옮기는 산길을 따라 꽃과 나무를 보다 보면 그 경계 속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연은 우리에게 겸손함을 선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글쟁이 스님의 아홉 번째 이야기현진 스님을 따라 다니는 수식어 중 하나는 ‘글쟁이’다. 불교계 문사(文士)의 배출처라고 하는 월간 <해인>의 편집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현진 스님은 그동안 『두 번째 출가』(1997년)를 시작으로 『삭발하는 날』(2001년), 『산문, 치인리 십번지』(2003년), 『오늘이 전부다』(2009년), 『번뇌를 껴안아라』(2013년) 등 여덟 권의 책을 내 모두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스님의 글쓰기 소재는 주로 ‘출가 수행’이나 ‘동서양의 경구’들이었다. 하지만 ‘청주의 조계사’라 불리는 관음사를 떠나 3년 전 마야사라는 산 아래 작은 암자에 자리 잡은 스님은 이제 그 앞에 서면 한없이 작고 겸손해지는 꽃과 나무 그리고 계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선방에 앉아 화두를 들거나 포교를 위해 저자거리로 나선 스님의 모습을 기대한 것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한여름 마당의 풀과 씨름하는 것이 수행’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글 속에는 또 다른 수행의 연륜이 숨어 있다. 그래서 스님의 글은 행간을 넘어갈 때마다 긴 여운을 남긴다. 책장을 넘기며 꽃이며 나무의 향기를 듬뿍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한다.
제목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
저자
마스노 슌묘 지음 / 김정환 옮김
분야
인간관계 일반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203
정가
13,000원
화내는 사람, 당하는 사람 누가 더 손해일까?“화를 내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더 손해일까?” “욕먹는 사람이 일찍 죽을까 욕하는 사람이 일찍 죽을까?” 정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하지만 화풀이를 당하거나 욕먹은 사람이 되받아치기 전이라면 보통은 화를 낸 사람, 욕을 한 사람의 신체 변화가 더 급격하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 화를 내는 사람은 프로 권투 선수의 강펀치를 한 대 얻어맞은 정도의 신체적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화풀이를 당하거나 욕을 먹은 사람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켰다는 보고는 거의 없으나 화를 낸 사람이 이런 이유로 죽었다는 기사는 부지기수로 확인할 수 있다. 자, 그러면 화는 그냥 참아야 하는 것일까? 중국 속담에 “한순간의 화를 참으면 백일 동안의 슬픔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비록 ‘슬픔’을 피할 수는 있으나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스트레스가 ‘화’를 불러오는 주원인이다. 화를 참으면 화가 된다는 역설이 되는 셈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첫 번째 처방은 일단 화가 났다면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다. 화가 난 걸 알아차리고 그 화가 ‘머리’로 올라가지 않도록 애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일본에서 선을 수행하는 승려이자 연이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작가, 그리고 정원 설계자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몸가짐’, ‘마음가짐’, ‘생활 습관’을 제시한다. 모두 43가지인 이 방법들은 우리의 분노와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효과적으로 줄여 줄 것이다. 선승(禪僧)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들려주는 분노,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줄이는 방법선승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 마스노 슌묘는 이 책에서 우선 화를 내지 않는 습관으로 16가지 ‘마음가짐’, 9가지 ‘몸가짐’, 18가지 ‘생활 습관’을 제시한다.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저자는 우선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그냥 내버려 두고 눈앞의 일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가끔은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완벽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라고도 조언한다. 불가항력적인 일에는 흐름에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이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위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이런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늦여름에 출장을 갔다가 고속 열차를 타고 돌아오던 중 태풍을 만나는 바람에 발이 묶여 버렸습니다. 차 안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지요. 예정대로라면 이미 한참 전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이지만 열차는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야!” 마침내 승객 한 분이 차장을 향해 큰소리로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목적지에 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태풍입니다. 화를 낸다고 해서 빨리 지나가 줄 리도 없고, 열차가 움직일 리도 없습니다. (37쪽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 ‘흐름에 몸을 맡긴다’ 중.)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애써 발버둥치는 건 더 큰 화를 불러오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화내지 않는 ‘몸가짐’이어지는 화내지 않는 ‘몸가짐’은 우리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만한 것들이 많다. ‘배로 천천히 호흡’할 것을 권한다거나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인다’는 조언 같은 것들이 그렇다. 저자가 화내지 않는 몸가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음과 몸의 균형이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어느 한쪽으로 반드시 쏠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현대인들에게 이런 균형 잡기가 쉬운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직접 들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다시 해 준다. “요즘 들어서 잠이 잘 안 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이 완전히 풀리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이런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래서 그분께 “잠들기 전에 무엇을 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컴퓨터를 했습니다.”, “텔레비전(또는 태블릿 단말기)을 보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혹은 “동료와 한잔하고 밤늦게 들어와 샤워만 하고 바로 잤습니다.”이래서는 편안히 잠들 수 없고 피곤이 풀릴 리도 없습니다. 일상의 어수선한 상태를 정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잠자리에 들면 머릿속이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잠이 오지 않습니다.(85쪽 「화내지 않는 몸가짐」 ‘잠들기 30분 전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을 보낸다’ 중.)스스로 번다한 생활이나 상황에 묻혀 들도록 자신을 끌고 갔으면서 그 후과를 걱정하는 건 결코 문제를 풀려는 자세가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화내지 않는 ‘생활 습관’화내지 않는 습관의 마지막은 생활 습관으로 채워져 있다. 대부분 우리가 보내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기상과 동시에 텔레비전을 트는 습관을 버리고’, ‘몸을 단정히 하고’, ‘바쁘다거나 피곤하다는 말을 연발하지 않는’ 것 등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우리가 가장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과 이의 멈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분이 매일 아침에 뉴스나 정보 방송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단순한 ‘습관’일 때가 많지 않을까요? 식사나 몸단장도 하지 않고 진지하게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개는 시계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일기예보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별다른 생각 없이 켜 놓았을 뿐이지요.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이나 음성은 상상 이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비참한 사건이나 사고 소식, 필요 없는 가게나 상품의 정보 등이 아침의 맑은 머릿속에 멋대로 침투합니다. 안 그래도 정보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대입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면 마음이 쉴 틈이 없습니다.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우왕좌왕하거나 필요도 없는 정보에 현혹되기만 한다면 대체 언제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 알 수 없게 됩니다.(90쪽-91쪽 「화내지 않는 생활 습관」 ‘아침에 텔레비전을 켜지 않는다’ 중.)이 장에서 저자는 집착을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고 또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심플하게 산다면 화를 내지 않는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일상의 따뜻한 충고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습관’들을 풀어 나가면서 선가(禪家)의 경구나 일화들을 섞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려로서 오랜 수행을 한 경험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된 수행을 하라거나 깊은 명상에 들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만 바꿔도 우리는 분노나 충동 그리고 우울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책의 3할은 실제 자신에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화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눈높이 상담을 해 주듯 친절한 언어로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법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지난해(2013년) 봄 출간 되자마자 일본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출간 3개월 만에 10만 부 이상을 돌파했으며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머물고 있다. 선승이 들려주는 일상의 담담한 충고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화에서 멀어지고 분노나 우울에서 멀리 벗어나게 해 줄 것이다.
제목
사찰음식이 좋다
저자
일운
분야
요리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930
정가
18,000원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몇 가지 양념을 더하여 그대로 접시에 담아낸 불영사의 사찰음식.이 책에는 이렇게 천년 고찰 불영사에서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직접 차린 밥과 반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양밥, 국, 튀김, 떡, 전, 볶음, 조림, 무침, 찜, 장아지 등 모두 132개의 레시피에는 번거로움을 피하면서도 건강을 지켜주는 정성이 담겨 있다.레시피뿐 아니라 비구니 스님들 알콩달콩한 수행과 먹거리 이야기도 중간 중간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제목
WHY 하림
저자
하림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517
정가
13,000원
하림 스님은 누구부산불교의 꽃 전법도량. 부산 ․ 울산 ․ 경상권의 도심에서 포교당을 운영하면서 전법과 포교 활동을 펼치는 스님들의 모임을 말한다. 이른바 부산 포교 2세대라 불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전법도량 스님들의 포교 방법은 모두 다르다. 각자의 출신 지역과 법랍, 수행 방법 등이 어느 하나 똑같지 않은 만큼 포교 방법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 가운데 하나의 전법도량 사찰인 부산 미타선원. 일찍이 ‘행복선(禪)수행학교’를 열고 간화선으로 잘 알려진 월암 스님을 행복선수행학교 교장선생님으로 모셔 ‘생활 속의 선 수행’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해 오고 있는 미타선원의 주지 하림 스님은 벌써 몇 년째 부처님오신날에 맞추어 사찰 신도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찰에서 펴내는 회보의 주지스님 에세이와 수행 틈틈이 적은 가벼운 산문을 묶어 『why 하림』으로 출간하였다.그간의 책들 『하림이예요』 『하림 스님의 두 번째 프로포즈』『이게 아인디』에서 이번 『why 하림』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글을 보면 주변 가까운 이들과 생활 깊숙이 어울려 있음을 볼 수 있다. 회보에 실린 에세이다 보니 신도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딱히 신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미타선원이 위치한 부산 중구의 조기축구회 멤버로 활약하며 이웃과 어울리고 근처 자갈치시장의 상인, 용두산공원의 어르신 등과 조곤조곤 얘기를 나누는 스님이다 보니 그들에게서 듣는 이야기 하나하나, 그들에게 들려주는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수행하면서 느끼는 일상의 감동들이 한 권의 책을 이루고 있다. 《why 하림》은 어떤 책1.책은 모두 4장으로 나누어졌다. ‘행복으로 가는 길’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세상’ ‘행복 속에 사는 사람’으로 매달의 이야기들이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장 나눔이 크게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책을 전체로 관통하는 말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감사합니다’이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자면 ‘함께해서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살아갑시다’가 되겠다.저자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감동, 반성 등을 그날그날 일기를 쓰는 듯 차분히 들려주고 있는데 내가 어제 겪었거나 오늘 느낄 만한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아 쉬이 공감된다. 이 책이 불교도만을, 미타선원 신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런데 또 그렇지요. 보려고 하니 여유롭던 시간은 온데간데없고 애달픈 시간만이 남았습니다. 급하게 가서 짧게 가진 차 한 잔의 시간이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밤사이 부산까지 달려왔지만 그 향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그리고 가슴에 남습니다.그래서 생각해 보았어요.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 과연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날까?’가끔 아침에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나 자신을 봅니다. 내가 몸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 먼저 있어서 몸을 움직이는가를 살펴봅니다.…행복한 즐거움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뒹굴다 시간이 다 되었을 때 “아차, 늦었다!” 하고 급하게 일어나서 허둥거립니다. 밤사이 비가 계속 옵니다. 법당 공사 현장을 덮어둔 비닐 천막이 걱정입니다. 계속 거세지는 빗소리에 마음에도 비가 새어 들어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계속될 듯하던 그 비가 갑자기 그치는 거였습니다. 그러자 그 무겁던 마음도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상황이 같다면 누군들 이러지 않으랴. 모든 이야기의 끝은 마음 수행을 향해 있지만 그 시작은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한다. 결국 생활 속 수행. 이 책은 생활 속에서의 마음가짐 하나하나를 되짚어보게 한다.2.그리고 또 하나, 책 속의 책. 한 템포 쉬어 가는 코너로 담겼으나 또 다른 묵직한 책이 되는 <실상사 화림원에서>의 꼭지들. 저자가 실상사 화엄학림에서 공부하면서 메모한 일종의 수행일지인데, 화두를 참구하는 수행자의 모습이 역력하다. 가볍지 않되 너무 무겁지 않고, 수행을 말하되 실천 가능한 글들이 한 편 한 편의 시(詩)처럼 담겼다. 간결하되 묵직하다.왜 하림인가도심이든 산중이든 현대사회에서 포교하기란 쉽지 않다. 불교 안에서만도 사찰이 많고, 사찰마다 많은 훌륭한 프로그램이 대중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미타선원 역시 올해 법당 불사를 마무리하면서 일반인들에게 더 다양한 수행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행복한 선 수행’을 해 왔다면 덧붙여 ‘행복한 명상 수행’을 제공한다는 것. 명상삼당치료사 자격증 과정을 준비하고 힐링명상교실과 힐링명상캠프를 운영하여 많은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도량을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저자인 하림 스님이 있음은 물론이다.책 표지에 실린 글이다.‘왜 하림인가.스스로 묻고 그 질문 안에서 답을 찾으려 해 왔다.왜 하림인가는,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된다.’수행과 포교를 향한 저자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
제목
삭발하는 날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204
정가
13,800원
<산문 치인리 십번지> <잼있는 스님 이야기> <두번째 출가>부터 최근 몇 년간의 책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오늘이 전부다> <번뇌를 껴안아라>까지,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절집의 소소한 일상과 삶의 철학을 명쾌하게 풀어내어 두꺼운 팬층을 둔 현진 스님의 첫 책은 <삭발하는 날>이다.현진 스님은, '내 글 쓰기의 시작은 「해인」지와의 인연 덕분'이라고 한다. 해인사 학인 시절에 월간지 「해인」에 글을 싣게 되었는데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일 년 이상 연재했다고. 그 일이 스님에게는 일종의 문단 데뷔가 된 셈이었는데, 그러한 인연으로 처음 엮어 낸 책이 <삭발하는 날> 초판이다.이번에, 20년 전에 펴낸, 그때만 해도 알려지지 않은 절집 및 선방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소개하여 독자들의 큰 호기심을 채워준 <삭발하는 날>을 재출간하였다. 오래전 문투로 현대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는 몇 바꾸고 조금 지루한 문장은 가볍게 첨삭을 하였다.
제목
보림의 숲
저자
일선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204
정가
13,800원
불교TV에서 ‘수행의 올바른 길, 수심결’을 강의하고 있는 일선 스님의 수행 에세이로, 끊임없이 괴로움으로 얼룩져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스리는 생활의 지혜를 일러주는 색다른 힐링서.오래도록 전남 고흥 거금도 금천선원에서 간화선 실참을 바탕으로 참선ㆍ명상을 지도하였으며, 일찍이 《소리》《행복한 간화선》으로 생활 속에서의 수행 실천을 강조하신 일선 스님이 이번엔 산창에서 느끼는 자연 정취와 일상적 사색에다 간화선 수행을 엮은 책을 냈다. 세밑 보림의 숲은 하얀 눈으로 온통 차별 없는 하나의 법계를 이루었습니다. 비록 사물마다 이름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지만 저마다 환희로움으로 춤을 추고 노래 부르며 서로 손을 잡고 참으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는 화엄의 세상이 열림을 찬탄합니다.사람마다 차별 없이 가지고 있는 보배는 비록 모양과 이름이 없지만눈앞에 나타나면 온갖 이름과 모양을 나툽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임을 믿고 깨달으면 일체 밖으로 구하는 것을 멈추고비로소 나의 안심입명처가 되어 서로 다르다고 싸우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이것을 보림이라고 합니다.저자가 말하는 ‘보림의 숲’이다. ‘보림의 숲’이란 그야말로 저자가 거처하는 구산선문 보림사의 숲을 말하기도 하거니와 한량없는 자비심으로 여러 이웃들을 숲처럼 평화롭게 감싸주고 길러주어 모두가 행복한 공덕림을 말하기도 한다.≪보림의 숲≫은 어떤 책?《보림의 숲》은 신문에 칼럼으로 실은 저자의 글과 거금도 섬에서 생활하며 느낀 잔잔한 소회, 구산선문 보림사 주지를 지내면서 산창을 통해 바라본 사계절의 풍광에 간화선 수행을 엮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가능함을 일러주고 있다.책은, 그날그날의 일기처럼 내용이 잔잔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바라보는 풍경 한 점, 비 갠 다음날의 깨끗한 풍경 한 점이 나를 일깨우는 ‘수심(修心)’이 되는데, 그렇게 마음을 다스려 나가면 이 책은 또 다른 힐링서 혹은 치유서가 될 것이다.작은 골짜기로부터 큰 시내에 모인 물은아직 바다에 이르지 못해 다툼이 있어 요란하다.하지만 산의 움직이지 않는 선정과 물의 머물지 않는 지혜가자기 성품의 본래 덕인 줄 깨달으면 곧 일미의 바다에 이를 것이다.참으로 한 마음 청정하면 모든 것은 꽃이 된다.산창을 통해 바라보는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어김없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온전한 불성(佛性)인 내 마음 역시 그 자체로 완전하여 희로애락에 물들지 않는다는 것. 단단한 숲처럼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삶의 자세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저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도 울림이 강하다.탐진치 삼독의 불꽃이 사라지니산꼭대기에서는 청량한 바람이 내려오고걸음마다 연꽃이 피어나나니바로 이곳이 극락세계로다.
제목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자
희상
분야
그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20828
정가
15,000원
몇 년 전, 서울 불일미술관에서 ‘고무신’ 설치작품전을 연 희상 스님을 혹시 아시는지요? 고무신 1000켤레의 석고를 떠서 선반 위에 진열한 뒤 금강경을 새긴 작품, 때 묻고 낡은 고무신들을 전시장 가운데 수북이 쌓아놓은 작품, 벽면에 줄지어 설치된 새싹 담긴 고무신 작품 등. 이 전시회의 제목은 ‘하나로 돌아가기’로 모든 것은 하나라는 ‘만법귀일(萬法歸一)’의 메시지를 전하였다.그 희상 스님이 최근에 책을 냈다. 그동안 꾸준히 그려온 그림과 전시회 때의 고무신 작품들에다 한 호흡 쉬어가게 하는 짧은 글을 담은 <당신을 바라봅니다>.희상 스님은 경북 청도 운문사 운문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 미술학과를 나온 뒤 독일로 건너가 브레멘국립조형예술대학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였다. 독일에서 8년 동안 회화, 설치, 행위예술 작업을 해 온 스님은 한국, 독일,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몇 차례. 늘 다양한 작업을 통해 본질에 가까이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작가의 화두는 ‘바르게 바라봄’이다. 나의 행위를 지극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언어의 표현을 바라보고 손짓의 모양을 되돌려 바라보는 것. 그것이 작가에게는 예술작업이 되고 수행이 되리라. 스님은 그렇게 그림(禪畵)을 그리고 고무신에 금강경을 새기고 고무신에 새싹을 키우셨다. 이러함을 모아 모아 그림책으로 엮은 것이 <당신을 바라봅니다>이다. 함께하는 이들과 일상의 모습들을 그림일기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바쁜 일상에 그림 한 점 바라보고 한 호흡 쉬어 갔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그림 속에 오롯하다. 선화(禪畵)로 불리기도 하는 스님의 회화 작품은, 간결한 그림 속에서 평안과 휴식을 준다. 또한 작품 몇 가지는 의문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저건 뭘 말하지?”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많이 길들여졌습니다.그러나 미술에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저게 뭘까?” “왜 그랬을까?”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이게 뭐야?” 하는 그 물음을 일으키는 눈과 느낌과 생각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심이며 기본이 됩니다. - 희 상 -그런 의문과 휴식을 통해 우리는 삶에서 내게 맞는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으로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걱정이 사라지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내 삶이 한결 정돈된다.
제목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70302
정가
14,000원
이 봄날, 꽃들이 전하는 법문 교계 대표 문사이자 청주 마야사 주지이신 현진 스님의 에세이. 직접 꽃나무와 농사를 돌보고 계절의 오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청정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승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주 마야사에서 텃밭 농사를 짓고 사찰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는 스님에게 꽃과 나무를 돌보는 일은 일상이자 수행이다. 마야사의 꽃밭을 보기 위해 사찰을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스님은 생명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한다. 이 책은 4부 구성인데, 각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맞이하는 풍경을 담고 있다. 이러한 스님의 사계를 따라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철마다 꽃과 나무가 피고 지는 광경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세상사에 치여 봄이 와도 봄이 오는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스님은 “백 마디 말보다 자연의 풍광들이 말없이 우리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우리를 자연의 자리로 초대한다. 그 외에도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는 비교하지 않는 삶에서 오는 행복, 타인을 미소로 대하는 태도 등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빼곡히 실었다. 생명으로 풍성한 스님의 정원 “모름지기 심는 것이 많아야 좋은 인생”이라는 것이 현진 스님의 생각이다. 절을 지을 때도 절보다 나무를 먼저 심었다. 건물은 빨리 지을 수 있지만 나무는 시간의 깊이를 지녀야 해서다. 봄이면 백일홍과 황금아카시나무 등을 심고, 텃밭에는 고구마와 땅콩 등을 기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농약을 치거나 함부로 가지를 잘라 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베어 낼 때도 톱질하기 하루 전에 막걸리를 부어 놓고 나무를 쓰다듬으며 미안함을 전한다. 생명을 아끼는 스님의 태도와 생명이 새움을 틔우고 자라나는 과정을 엿보는 것 또한 이 책의 재미다. 인생사 역시 자연과 다르지 않다. 비 오고 눈 오는 일처럼, 사람의 인생에도 고단한 날이 있다. 그럴 때엔 꽃에 기대 위로받기도 하고 눈물이 날 때면 울면서 그 시절을 견뎌 내자는 것이다. 내 곁의 사람들을 지금 사랑하자 “지금 사랑하라”는 것이 현진 스님의 가르침이다. 책을 읽다 보면, 여러 대목에서 인간관계에서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날씨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이 번갈아 오듯이 나와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 역시 그 사람의 삶이겠거니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141쪽). 사소한 문제로 다툴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백 년 뒤에는 모두 사라질 인생. 남을 용서하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서로를 편안하게 하는 길이다(140쪽). 잡고, 붙들고,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인생은 그 자체가 독을 품고 사는 삶이다. 살다 보면 내가 복수해 주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복수해 주는 경우가 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의 율동이다(196쪽). 그러니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내 곁의 사람들을 지금 사랑하라.
제목
괜찮아 나는 나니까
저자
성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60323
정가
14,000원
성전 스님은 남해 염불암에 산다. 암자를 찾은 사람들이 가끔 스님에게 묻는다. “스님 적적하지 않으세요?” 스님은 이렇게 답한다. “가끔 적적하고 대개는 괜찮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묻는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요?” 스님이 다시 웃으면서 답한다. “나는 나니까요.”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성전 스님이 외우는 행복 주문이다. “나는 나니까, 라는 말은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곧 상황이나 평가에 우왕좌왕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가치와 기준의 생산자로서 자신의 삶을 열어 가는 것이 바로 주인의 삶의 내용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혼자 있어도 즐겁고 외부의 평가에도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_「괜찮아, 나는 나니까」중에서불교계 대표 문장가 성전 스님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 <괜찮아, 나는 나니까>에는 총 91편의 글이 실려 있다. 스님이 2013년부터 여러 신문에 기고한 칼럼들에 최근에 쓴 글을 더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절집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랫마을 할머니의 귀여운 하소연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실크로드로 떠난 구법(求法) 여행기까지. 스님은 실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 법을 들려준다. ‘절친들’은 나의 힘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성전 스님은 한때 ‘라디오 스타’였다.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 <행복한 미소> DJ 시절, ‘미소 스님’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최근에는 BBS 라디오 <좋은 아침, 성전입니다>의 DJ로 활약 중이다. 방송 일로 가끔 도시에 머물지만 대개는 산사에서 지낸다. 산중에 살아도 적적하지 않은 이유는 앞서 밝힌 대로 “나는 나니까” 하는 마음가짐 덕분인데, ‘절친들’의 공(功)도 크다. 남해 푸른 바다와 호구산, 밤새 절 마당을 지키는 달빛, 사철 피고 지는 꽃과 나무가 모두 스님의 벗이다. 숲은 계절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색(色)으로 보여 주는 존재요. 달빛은 겸손과 부드러운 말씨의 미덕을 말없이 비추는 벗이다. “겨울나무는 여름날의 무성했던 녹음을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을 뿐입니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에 봄이 오는 것을 보십시오. 얼마나 어여쁘게 옵니까. 그것은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가 회복해 낸 희망입니다. 놓을 땐 완전하게 놓으십시오.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_「겨울나무」중에서 염불암 아래 용소마을 농부와 어부 그리고 허리 굽은 할머니들 역시 소중한 벗이다. 성전 스님은 이들의 작은 몸짓을 가만히 주시하고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진실한 삶의 자세를 배운다. 지금 여기,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 법 스님 주변의 자연과 사람들을 치켜세웠지만, 사실 스님의 수행 도량은 경계가 없다. 산중의 절은 물론 병원과 공항, 미얀마의 어느 허름한 골목까지. 스님은 당신이 머무는 모든 시간과 장소를 마음 도량으로 삼는다. 이삿짐을 싸면서는 “물건 하나를 쌀 때마다 마음의 탐욕 숫자를 헤아리”고, 절 아랫마을 사람과 크게 다툰 어느 날은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供養具)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香)이로세’ 하는 문수보살의 게송을 되새긴다. 불편한 비행기 좌석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른 순간에는 이내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크고 작은 일상에서 자신의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일로 좌절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실망할 때마다 스님은 다시금 ‘마음의 힘’ 떠올린다. “이 길 위에서 나는 생각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과정이고 우리들 고통의 원인은 사건이나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우리들의 방식에 있다고.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언제나 우리는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믿음이 내게는 있습니다.” _「절로 돌아가는 길」중에서 먹고 사는 일이 힘겨워 주저앉은 이들, 사람에게 상처받아 괴로운 사람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성전 스님이 건네고픈 희망은 다름 아닌 ‘마음’이다. 다른 누구의 마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마음 말이다. 책에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나의 마음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나가는 지혜가 담겨 있다. “문제를 따라가지 말고 마음의 움직임을 살피는 일이 문제를 대하는 가장 바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산을 다 가죽으로 덮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발을 가죽으로 감싸기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쉬운 일은 마다하고 온 산을 가죽으로 다 덮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자 오늘도 헐떡이고 있습니다.”_「내 마음 하나」중에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불교계 대표 문사의‘글맛’ 책을 읽다 보면 성전 스님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절집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승들 미담이나 신도들 사연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솜씨가 과연 월간 「해인」 편집장 출신의 ‘불교계 대표 문사’답다.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삼천 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등 여러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들은 잘 보지 않거나 보고도 지나치는 것, 이를테면 낮고 작고 초라한 풍경과 사람도 어여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천생 ‘음유 시인’이구나 싶다. 희망, 행복, 마음, 지금 여기…. 익히 들어 다 아는 말 같지만 성전 스님의 책에서만큼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스님 고유의 ‘글맛’, 진심으로 지어 따뜻하고 정겨운 ‘미소 스님’만의 필치 말이다.
제목
스님의 일기장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50508
정가
14,000원
불교계 대표 ‘문사(文士)’ 현진 스님출가 30년 글쓰기 20년의 지혜가 오롯이 담긴 산문집 불교계에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진 스님이 올해로 출가 인생 삼십 년, 글쓰기 인생 이십 년을 맞았다. <스님의 일기장>은 스님이 자신의 수행과 글쓰기 인생을 정리하며 펴낸 산문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에는 스님이 일기에서 뽑아 처음으로 공개하는 글도 있고, 그간 발표한 글들 중 “먼지 속에 놓아두기엔 아쉬운 내용”을 짧은 문장으로 다듬은 것도 있다. 책에 실린 143편의 글에는 현진 스님이 수행과 일상에서 발견한 ‘깨달음’의 순간을 비롯해 사랑·돈·종교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 있다. 또 불교경전과 선사들의 말씀, 동서양의 경구(警句)에서 길어 올린 지혜가 가득하다. “봄꽃들은 겨울을 이겨 내고 봄을 맞이한다. 인고의 과정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피지 않는다. 무엇이든 단박에 되는 것은 없다. 노력과 반복이 삶의 질서를 완성해 준다.”, “현재 살고 있는 삶의 조건과 형태가 화두여야 한다. 그래서 차 마실 땐 차만 마시고, 밥 먹을 땐 밥만 먹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가위바위보 대결과 같다. 한번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 등 짧고도 강렬한 문장이 긴 울림을 남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분명 ‘지금 여기’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은 주인공 네오처럼 말이다. 현실을 바로 보게 된 네오가 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 것처럼, 현진 스님의 글을 읽은 이들 역시 이전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비록 우리네 삶에 크고 작은 고난과 번뇌가 끊이지 않을지라도,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느끼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온전히 살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월간 '해인'으로 글쓰기와 인연 다양한 글과 문화 포교 활동으로 사람들과 소통 스님이 글쓰기와 인연을 맺은 건 해인사 학인 시절. 월간 ????해인????의 필진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월간 '해인'은 현진 스님을 비롯해 성전 스님, 원철 스님 등 불교계에서 내로라하는 문사들을 배출한 사보(寺報)로 유명하다. 1982년 해인사 강원의 학승들이 대중 포교를 위해 창간한 이 잡지는 스님들과 세상 사람들을 잇는 가교이자 불법을 전하는 창구로, 지금도 불교신자는 물론 일반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진 스님은 1990년대 초반부터 월간 '해인'을 비롯해 「불교신문」,「동아일보」 등 여러 매체에 “수행길에서의 다양한 사연과 서투른 수상(隨想)이 행간마다 배어 있는” 글을 써 왔다. 누구나 쉽게 글을 쓰고 발표하는 시대, 스님은 자신의 글에 대해 “출가 여정의 흔적과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생각이다. 스님이 1993년에 펴낸 첫 산문집 <스님의 일기장>은 당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절집의 일상과 수행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스님은 '두 번째 출가','오늘이 전부다' 등 십 여 권의 책을 통해 소소하면서도 치열한 선방(禪房)의 속살을 보여 주고,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지혜를 일깨워 주었다. 「세계일보」 정성수 기자는 현진 스님의 책을 두고 “무엇이든 보고 들으면 이를 깨달음으로 녹여내는 솜씨가 돋보인다.”고 평한 바 있다.꾸준한 글쓰기와 더불어 현진 스님은 다양한 문화 포교 활동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해 왔다. 2000년대 초반, 해인사 포교국장 소임을 맡았을 때는 수련회와 템플스테이 등을 기획해 대중이 산사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청주의 조계사’로 불리는 관음사 주지 소임을 맡았을 때는 ‘트로트 산사음악회’를 열어 신도는 물론 불교에 관심이 적던 지역 주민까지 절 마당으로 끌어안았다. 또 어린이 불교대학과 대학생 불자 모임을 운영하는 등 젊은이들이 불법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주지 소임을 맡은 8년간 관음사를 청주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사찰로 일군 현진 스님은 3년 전 청원 성모산 자락의 작은 사찰 ‘마야사’를 창건했다. 지난해에는 마야사에서 반농반선(半農半禪)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를 펴냈다. 스님이 ‘단순하고 소소하게 하지만 간절하게’ 살아가는 일상은 담은 이 책은 ‘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구 문광부 우수도서)’으로 선정됐다. 쉽고 짧은 글 그러나 긴 울림‘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지혜’ 깨우쳐 현진 스님의 글은 쉽다. 누구나 재미난 소설을 보듯 술술 읽는다. 문체 역시 간결하다.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구구절절한 수사보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비유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쉽고 간결하며 담백한 현진 스님의 필치는 ‘좋은 문장’에 대한 스님의 남다른 소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글쓰기 이십 년을 정리하면서 문장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어려운 구절을 나열하고 현학적인 내용을 중복하는 것만이 좋은 글이 아닐 것이다. 평이한 문장이지만 남녀노소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게 명문(名文)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없다.”책의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현진 스님이 지난 이십 년간 평이한 문장으로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 역시 쉽고 단순한 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것. 이 같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스님은 날마다 자신이 보고, 읽고, 느끼고, 사유하는 모든 것을 글감으로 활용해 왔다. 스님이 글감을 일구는 밭, 아니 발견하는 밭은 크게 세 개다. 굳이 분류하자면 말이다. 첫 번째 밭은 스님의 일상과 수행 생활. 선방에서 하는 치열한 수행뿐만 아니라 도반과의 즐거운 추억, 절을 찾은 신도와의 대화, 심지어 손빨래 같은 사소한 일상도 글의 소재로 활용한다. 빨랫감이 적어서 그렇겠지만 아직까지 나는 손빨래를 즐겨 한다. 비눗방울이 일 때마다 시꺼먼 때가 씻겨 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맑아진다. … (중략) …빨래를 할 때마다 ‘깨어 있다’는 의미를 떠올린다. 깨어 있다는 것은 순간순간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_ 「손빨래의 즐거움」 중에서 두 번째 밭은 스님이 읽은 불교경전과 선사들의 말씀, 세계의 고전 그리고 동서양의 경구들이다. 스님은 ????법구경????이나 ????사십이장경???? 등 불교경전을 비롯해 여러 선사들의 말씀을 통해 현대인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주역' 같은 고전은 물론 필요하다면(!) 성경 말씀도 인용한다. 우리 생애의 최후의 때가 다가오더라도 당당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 이것을 수행이라고 정의한다. 기독교의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 시기와 때는 어떤 절대자나 전지전능한 신이 정해 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신의 섭리이기 이전에 우주의 질서이며 조화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율因果律인 것이다._「언젠가는 지나간다」 중에서 마지막 밭은 자연이다. 3년 전부터 산 아래 작은 암자에서 생활하는 스님은 “한여름 마당의 풀과 씨름하는 것이 수행”이라며 그 앞에 서면 한없이 작고 겸손해지는 꽃과 나무 그리고 계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님에게는 매화와 느티나무 그리고 안개마저도 삶과 수행을 반추하게 해 주는 좋은 소재들이다.요즘 같이 늦가을 무렵에는 아침 안개가 자주 내린다. … (중략) … 우리 인생길이 안개 속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지나온 시간은 추억으로 사라졌고, 앞으로의 시간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숨 쉬고 있는 이 순간만 존재하는 것이 마치 안개 속 보행과 유사하다. _ 「안개」 중에서 <스님의 일기장>은 현진 스님이 그간 발표한 글 가운데 정수만을 모으고 또 일기 내용을 새로 더한 것으로, 스님이 여러 글감밭에서 일군 다양한 글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출가 삼십 년 글쓰기 이십 년의 내공이 오롯이 담긴 책을 만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터. 참된 깨달음은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법이다. 현진 스님이 들려주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지혜’. 머리맡에 놓아두고 날마다 펼쳐 보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제목
세상을 물들이는 멋진 아침
저자
원허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1024
정가
14,000원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스님과 휴대전화기 그리고 SNS(소셜 네크워크 서비스). 그리 익숙한 조합은 아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모바일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스님이 있다. 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이다. 스님도 “산속에서 수행할 때에는 컴퓨터나 휴대폰이 필요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도심에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저의 수행 방편이 되다 보니 ‘밴드’를 통해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한다. 스님이 날마다 부처님의 말씀과 자신의 수행 일상을 전하는 ‘밴드’ 이름은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밴드 회원들의 아침을 멋지게 열기 위해 스님은 오늘도 “예전에 보았던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다시 한 번 더 살피고, 밑줄 치면서 읽었던 글들도 찾아본다.”고 전한다. 이 책은 그간 스님이 밴드에 올린 글을 정리하고 보완해 엮은 것이다. SNS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원허 스님 산속에서 화두를 참구하며 선승이 될 것을 꿈꾸던 스님에게 도심의 사찰 생활은 수없이 걸망을 꾸려야 했던 고단하고 불편한 자리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며 되새긴 문구가 스님 자신을 여물게 했다. 그것은 바로 『벽암록』의 한 구절. ‘오늘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이 SNS를 통해 매일 아침 전하는 이야기에는 바로 이런 마음이 녹아 있다. 취직을 못해서, 직장 상사와 맞지 않아서, 아이가 도통 말을 듣지 않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서……. 지금 여러 문제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부처님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또 하루를 힘차게 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부처님 말씀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 원허 스님이 전하는 부처님 말씀은 실로 짧다. 누구나 아침 출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법구경』,『잡아함경』,『숫타니파타』등 경전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구절은 시구처럼 간결하다. 그리고 참 쉽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강렬하다. 세상을 바르게 보는 지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깨닫게 해준다. 이를테면 다음 같은 구절이다. ‘단점을 정확히 말해 주고 잘못한 것을 솔직히 지적해 주는 그런 현명한 사람을 만나거든 주저하지 말고 따르라. 그는 나에게 보물이 숨겨진 곳을 알려 주는 사람이니 좋은 일은 있어도 나쁜 일은 없다.’_『법구경』 ‘깊은 물과 얕은 물은 그 흐름이 다르다.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깊고 넓은 큰 바다의 물은 소리는 내지 않고 흐른다. 부족한 것은 시끄럽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반쯤 채워진 물그릇과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가득 찬 연못과 같으니라.’_『숫타니파타』경전 구절과 함께 실린 스님의 짧은 이야기는 현재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오늘이 나에게 전부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았습니다. 토굴에 혼자 있는데도 화가 난다는 사실을요. 이로 미루어 보건대 화내는 마음, 행복한 마음 이 모두는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밤에 마당을 서성이며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이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인생의 진리를 스님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통해 친근하게 깨우쳐 준다. 매일 아침 출근길 또는 잠들기 전에 스님의 이야기를 한 편씩 읽으면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수행자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기회 원허 스님은 평소 도반들 사이에서 ‘지계(持戒)가 철저’하기로 이름난 율사다. 책 서문에서도 스님은 “계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어지러운 세상에서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동안 수행자로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고 적었다. 책에는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본분에 충실한 스님의 모습도 담겨 있다. 주지 스님인데도 여전히 자신의 방 청소를 스스로 하는 모습이나 오래전 해인사 학인 시절 ‘소고기라면’을 먹고 3천배를 올린 일 등이 그것이다. 스님은 2013년 쌍계총림 율학승가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혜원정사 주지, 사회복지법인 혜원 대표이사, (재)고산장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포교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전법도량’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제목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일운 스님의 속삭임 心心心
저자
일운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612
정가
14,000원
행복한 깨달음을 주는 아침의 문자메시지이야기는 이렇다.3년 전 불영사 주지인 일운 스님은 만일염불회라는 단체를 만들면서 전국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매일 아침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메시지의 주제도 그리고 소재도 오직 ‘마음’ 하나였다. 스님이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하루에도 수만 번, 천변만화하는 마음에 우리는 언제 점을 찍어야 할지 아니면 언제 그 고삐를 당겨야 할지 알려준다. 문자메시지는 소문의 소문을 거쳐 이제 하루에 2천여 명이 매일 아침 8시 30분 ‘마음’이라는 주제를 가슴에 품는다. 이미 지나간 과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당신에게우리는 마음을 잘 모른다. 하지만 스님은 글 속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바람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하지만 나뭇가지의 움직임으로 그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마음도 모습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통해서마음을 볼 수 있고 알 수가 있습니다.- 본문 94쪽 중알 듯 모를 듯 했던 마음은 이렇게 가닥을 잡는다. 이제 알았다면 우리는 그 마음에 대해 진단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건 이미 지나간 일을 가지고 마음에 갈등을 일으키고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고뇌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고 오지 아니 한 일은 미리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본문 119쪽 중스님은 이 책에서 수없이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점을 찍고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지나간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의 짐을 지고 사는 우리들에게 스님이 내놓은 진단은 ‘현재’에 집중하기다. 그것이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훌륭한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함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나와 같은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진리의 세상에서 아름답게 살게 되겠지요.모든 것이 둘이 아니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깊은 감사와 영광과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본문 192쪽세상이 나를 괴롭힌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고 매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스님의 해법이자 치유의 메시지다. 아름다운 50여컷의 일러스트와 어우러진 담백한 글혹여 ‘마음’에 대해 무겁게 다가 갈까봐 혹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까 봐 우려했는지 스님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전 구절 하나하나를 인용하는 것으로 하나의 글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법구경』, 『숫타니파타』 등은 이미 너무나 익숙한 경전이다. 이런 인용구들에 잇닿아 스님이 알고, 진단하고 치유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또 아름다운 50여 컷의 일러스트와 잘 버무려져 있다.
제목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310
정가
14,000원
느슨하게 단순하게 소소하게, 하지만 간절하게수행자의 글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또 때로는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들이 매일 매일 반추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일상의 목표와 속도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너무나 선명한 장면도 놓치고 살 때가 많다. 하지만 멈추고 돌아보면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명징해 보이는 법이다. 현진 스님이 순간순간을 수시로 돌아보며 반추하는 삶에서 우리에게 내놓은 이야기는 바로 느슨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다. 나뭇가지의 눈을 털어 주면서 가진 것이 적으면 근심도 줄어든다는 걸 배웠다. 가지가 적거나 잎을 지니지 않은 나무들은 눈의 무게를 피해 갔지만, 가지가 큰 나무들은 눈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었다. 긴 가지가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지만, 겨울에는 그 길이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세상에는 이처럼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되는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떨 땐 재주 없는 단순한 삶이 세상의 번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주렁주렁 매달고 있으면, 그 욕심의 무게 때문에 결국은 몸이 상하거나 재산을 잃기 쉽다.<폭설 앞에서> 중 본문 209~210쪽이런 단순한 삶의 추구는 결국 소박한 생활로 이어진다.누구나 하루하루의 생활 때문에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렇지만 몸은 속진(俗塵)에 있더라도 마음은 이런 삶을 즐기고 동경할 줄 알아야 현재의 고난을 위로받을 수 있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 보라. 종래에는 그 꿈이 내 삶의 방향을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반일정좌 반일독서> 중 본문 153쪽하지만 단순하고 소박하기만 하다면 그건 은거에 다름 아니다. 도가(道家)의 삶이지 불가(佛家)의 삶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정작 스님이 묻고 있는 건 매 순간 우리는 ‘간절하게 살고 있는가’이다. 삶이 수행이 간절해질 때 그 삶이 추구하는바, 수행이 목적하는바에 다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가끔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출가하던 그 시절의 간절함으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어쩌면 명쾌한 답을 아직도 찾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간절함이 사라지면 삶의 방향을 상실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스님에게 책을 선물 받았는데 표지 뒷장에 이렇게 써 놓았다.‘그대 지금 간절한가?’하루하루 얼마나 간절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 같았다. 간절함은 그 삶에 대한 소중함을 부여한다. 어제 죽은 이에게는 오늘 하루가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시간이었는지 모른다.<그대 지금 간절한가?> 중 본문 11쪽스님은 이런 간절함이 진지하고 철저한 삶의 배경이 된다고 말한다.물론 쉽지 않다. 느슨하고, 단순하고, 소소하면서 간절하게 산다는 건. 하지만 스님이 발을 옮기는 산길을 따라 꽃과 나무를 보다 보면 그 경계 속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연은 우리에게 겸손함을 선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글쟁이 스님의 아홉 번째 이야기현진 스님을 따라 다니는 수식어 중 하나는 ‘글쟁이’다. 불교계 문사(文士)의 배출처라고 하는 월간 <해인>의 편집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현진 스님은 그동안 『두 번째 출가』(1997년)를 시작으로 『삭발하는 날』(2001년), 『산문, 치인리 십번지』(2003년), 『오늘이 전부다』(2009년), 『번뇌를 껴안아라』(2013년) 등 여덟 권의 책을 내 모두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스님의 글쓰기 소재는 주로 ‘출가 수행’이나 ‘동서양의 경구’들이었다. 하지만 ‘청주의 조계사’라 불리는 관음사를 떠나 3년 전 마야사라는 산 아래 작은 암자에 자리 잡은 스님은 이제 그 앞에 서면 한없이 작고 겸손해지는 꽃과 나무 그리고 계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선방에 앉아 화두를 들거나 포교를 위해 저자거리로 나선 스님의 모습을 기대한 것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한여름 마당의 풀과 씨름하는 것이 수행’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글 속에는 또 다른 수행의 연륜이 숨어 있다. 그래서 스님의 글은 행간을 넘어갈 때마다 긴 여운을 남긴다. 책장을 넘기며 꽃이며 나무의 향기를 듬뿍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한다.
제목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
저자
마스노 슌묘 지음 / 김정환 옮김
분야
인간관계 일반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40203
정가
13,000원
화내는 사람, 당하는 사람 누가 더 손해일까?“화를 내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더 손해일까?” “욕먹는 사람이 일찍 죽을까 욕하는 사람이 일찍 죽을까?” 정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하지만 화풀이를 당하거나 욕먹은 사람이 되받아치기 전이라면 보통은 화를 낸 사람, 욕을 한 사람의 신체 변화가 더 급격하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 화를 내는 사람은 프로 권투 선수의 강펀치를 한 대 얻어맞은 정도의 신체적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화풀이를 당하거나 욕을 먹은 사람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켰다는 보고는 거의 없으나 화를 낸 사람이 이런 이유로 죽었다는 기사는 부지기수로 확인할 수 있다. 자, 그러면 화는 그냥 참아야 하는 것일까? 중국 속담에 “한순간의 화를 참으면 백일 동안의 슬픔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비록 ‘슬픔’을 피할 수는 있으나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스트레스가 ‘화’를 불러오는 주원인이다. 화를 참으면 화가 된다는 역설이 되는 셈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첫 번째 처방은 일단 화가 났다면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다. 화가 난 걸 알아차리고 그 화가 ‘머리’로 올라가지 않도록 애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일본에서 선을 수행하는 승려이자 연이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작가, 그리고 정원 설계자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몸가짐’, ‘마음가짐’, ‘생활 습관’을 제시한다. 모두 43가지인 이 방법들은 우리의 분노와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효과적으로 줄여 줄 것이다. 선승(禪僧)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들려주는 분노,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줄이는 방법선승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 마스노 슌묘는 이 책에서 우선 화를 내지 않는 습관으로 16가지 ‘마음가짐’, 9가지 ‘몸가짐’, 18가지 ‘생활 습관’을 제시한다.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저자는 우선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그냥 내버려 두고 눈앞의 일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가끔은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완벽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라고도 조언한다. 불가항력적인 일에는 흐름에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이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위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이런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늦여름에 출장을 갔다가 고속 열차를 타고 돌아오던 중 태풍을 만나는 바람에 발이 묶여 버렸습니다. 차 안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지요. 예정대로라면 이미 한참 전에 도착했어야 할 시간이지만 열차는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야!” 마침내 승객 한 분이 차장을 향해 큰소리로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목적지에 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태풍입니다. 화를 낸다고 해서 빨리 지나가 줄 리도 없고, 열차가 움직일 리도 없습니다. (37쪽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 ‘흐름에 몸을 맡긴다’ 중.)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애써 발버둥치는 건 더 큰 화를 불러오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화내지 않는 ‘몸가짐’이어지는 화내지 않는 ‘몸가짐’은 우리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만한 것들이 많다. ‘배로 천천히 호흡’할 것을 권한다거나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인다’는 조언 같은 것들이 그렇다. 저자가 화내지 않는 몸가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음과 몸의 균형이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어느 한쪽으로 반드시 쏠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현대인들에게 이런 균형 잡기가 쉬운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직접 들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다시 해 준다. “요즘 들어서 잠이 잘 안 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이 완전히 풀리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이런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래서 그분께 “잠들기 전에 무엇을 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컴퓨터를 했습니다.”, “텔레비전(또는 태블릿 단말기)을 보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혹은 “동료와 한잔하고 밤늦게 들어와 샤워만 하고 바로 잤습니다.”이래서는 편안히 잠들 수 없고 피곤이 풀릴 리도 없습니다. 일상의 어수선한 상태를 정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잠자리에 들면 머릿속이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잠이 오지 않습니다.(85쪽 「화내지 않는 몸가짐」 ‘잠들기 30분 전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을 보낸다’ 중.)스스로 번다한 생활이나 상황에 묻혀 들도록 자신을 끌고 갔으면서 그 후과를 걱정하는 건 결코 문제를 풀려는 자세가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화내지 않는 ‘생활 습관’화내지 않는 습관의 마지막은 생활 습관으로 채워져 있다. 대부분 우리가 보내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기상과 동시에 텔레비전을 트는 습관을 버리고’, ‘몸을 단정히 하고’, ‘바쁘다거나 피곤하다는 말을 연발하지 않는’ 것 등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우리가 가장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과 이의 멈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분이 매일 아침에 뉴스나 정보 방송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단순한 ‘습관’일 때가 많지 않을까요? 식사나 몸단장도 하지 않고 진지하게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개는 시계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일기예보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별다른 생각 없이 켜 놓았을 뿐이지요.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이나 음성은 상상 이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비참한 사건이나 사고 소식, 필요 없는 가게나 상품의 정보 등이 아침의 맑은 머릿속에 멋대로 침투합니다. 안 그래도 정보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대입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면 마음이 쉴 틈이 없습니다.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우왕좌왕하거나 필요도 없는 정보에 현혹되기만 한다면 대체 언제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 알 수 없게 됩니다.(90쪽-91쪽 「화내지 않는 생활 습관」 ‘아침에 텔레비전을 켜지 않는다’ 중.)이 장에서 저자는 집착을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고 또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심플하게 산다면 화를 내지 않는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일상의 따뜻한 충고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습관’들을 풀어 나가면서 선가(禪家)의 경구나 일화들을 섞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려로서 오랜 수행을 한 경험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된 수행을 하라거나 깊은 명상에 들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만 바꿔도 우리는 분노나 충동 그리고 우울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책의 3할은 실제 자신에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화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눈높이 상담을 해 주듯 친절한 언어로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법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지난해(2013년) 봄 출간 되자마자 일본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출간 3개월 만에 10만 부 이상을 돌파했으며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머물고 있다. 선승이 들려주는 일상의 담담한 충고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화에서 멀어지고 분노나 우울에서 멀리 벗어나게 해 줄 것이다.
제목
사찰음식이 좋다
저자
일운
분야
요리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930
정가
18,000원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몇 가지 양념을 더하여 그대로 접시에 담아낸 불영사의 사찰음식.이 책에는 이렇게 천년 고찰 불영사에서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직접 차린 밥과 반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양밥, 국, 튀김, 떡, 전, 볶음, 조림, 무침, 찜, 장아지 등 모두 132개의 레시피에는 번거로움을 피하면서도 건강을 지켜주는 정성이 담겨 있다.레시피뿐 아니라 비구니 스님들 알콩달콩한 수행과 먹거리 이야기도 중간 중간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제목
WHY 하림
저자
하림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517
정가
13,000원
하림 스님은 누구부산불교의 꽃 전법도량. 부산 ․ 울산 ․ 경상권의 도심에서 포교당을 운영하면서 전법과 포교 활동을 펼치는 스님들의 모임을 말한다. 이른바 부산 포교 2세대라 불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전법도량 스님들의 포교 방법은 모두 다르다. 각자의 출신 지역과 법랍, 수행 방법 등이 어느 하나 똑같지 않은 만큼 포교 방법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 가운데 하나의 전법도량 사찰인 부산 미타선원. 일찍이 ‘행복선(禪)수행학교’를 열고 간화선으로 잘 알려진 월암 스님을 행복선수행학교 교장선생님으로 모셔 ‘생활 속의 선 수행’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해 오고 있는 미타선원의 주지 하림 스님은 벌써 몇 년째 부처님오신날에 맞추어 사찰 신도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찰에서 펴내는 회보의 주지스님 에세이와 수행 틈틈이 적은 가벼운 산문을 묶어 『why 하림』으로 출간하였다.그간의 책들 『하림이예요』 『하림 스님의 두 번째 프로포즈』『이게 아인디』에서 이번 『why 하림』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글을 보면 주변 가까운 이들과 생활 깊숙이 어울려 있음을 볼 수 있다. 회보에 실린 에세이다 보니 신도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딱히 신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미타선원이 위치한 부산 중구의 조기축구회 멤버로 활약하며 이웃과 어울리고 근처 자갈치시장의 상인, 용두산공원의 어르신 등과 조곤조곤 얘기를 나누는 스님이다 보니 그들에게서 듣는 이야기 하나하나, 그들에게 들려주는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수행하면서 느끼는 일상의 감동들이 한 권의 책을 이루고 있다. 《why 하림》은 어떤 책1.책은 모두 4장으로 나누어졌다. ‘행복으로 가는 길’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세상’ ‘행복 속에 사는 사람’으로 매달의 이야기들이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장 나눔이 크게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책을 전체로 관통하는 말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감사합니다’이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자면 ‘함께해서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살아갑시다’가 되겠다.저자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감동, 반성 등을 그날그날 일기를 쓰는 듯 차분히 들려주고 있는데 내가 어제 겪었거나 오늘 느낄 만한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아 쉬이 공감된다. 이 책이 불교도만을, 미타선원 신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런데 또 그렇지요. 보려고 하니 여유롭던 시간은 온데간데없고 애달픈 시간만이 남았습니다. 급하게 가서 짧게 가진 차 한 잔의 시간이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밤사이 부산까지 달려왔지만 그 향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그리고 가슴에 남습니다.그래서 생각해 보았어요.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 과연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날까?’가끔 아침에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나 자신을 봅니다. 내가 몸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 먼저 있어서 몸을 움직이는가를 살펴봅니다.…행복한 즐거움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뒹굴다 시간이 다 되었을 때 “아차, 늦었다!” 하고 급하게 일어나서 허둥거립니다. 밤사이 비가 계속 옵니다. 법당 공사 현장을 덮어둔 비닐 천막이 걱정입니다. 계속 거세지는 빗소리에 마음에도 비가 새어 들어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계속될 듯하던 그 비가 갑자기 그치는 거였습니다. 그러자 그 무겁던 마음도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상황이 같다면 누군들 이러지 않으랴. 모든 이야기의 끝은 마음 수행을 향해 있지만 그 시작은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한다. 결국 생활 속 수행. 이 책은 생활 속에서의 마음가짐 하나하나를 되짚어보게 한다.2.그리고 또 하나, 책 속의 책. 한 템포 쉬어 가는 코너로 담겼으나 또 다른 묵직한 책이 되는 <실상사 화림원에서>의 꼭지들. 저자가 실상사 화엄학림에서 공부하면서 메모한 일종의 수행일지인데, 화두를 참구하는 수행자의 모습이 역력하다. 가볍지 않되 너무 무겁지 않고, 수행을 말하되 실천 가능한 글들이 한 편 한 편의 시(詩)처럼 담겼다. 간결하되 묵직하다.왜 하림인가도심이든 산중이든 현대사회에서 포교하기란 쉽지 않다. 불교 안에서만도 사찰이 많고, 사찰마다 많은 훌륭한 프로그램이 대중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미타선원 역시 올해 법당 불사를 마무리하면서 일반인들에게 더 다양한 수행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행복한 선 수행’을 해 왔다면 덧붙여 ‘행복한 명상 수행’을 제공한다는 것. 명상삼당치료사 자격증 과정을 준비하고 힐링명상교실과 힐링명상캠프를 운영하여 많은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도량을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저자인 하림 스님이 있음은 물론이다.책 표지에 실린 글이다.‘왜 하림인가.스스로 묻고 그 질문 안에서 답을 찾으려 해 왔다.왜 하림인가는,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된다.’수행과 포교를 향한 저자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
제목
삭발하는 날
저자
현진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204
정가
13,800원
<산문 치인리 십번지> <잼있는 스님 이야기> <두번째 출가>부터 최근 몇 년간의 책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오늘이 전부다> <번뇌를 껴안아라>까지,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절집의 소소한 일상과 삶의 철학을 명쾌하게 풀어내어 두꺼운 팬층을 둔 현진 스님의 첫 책은 <삭발하는 날>이다.현진 스님은, '내 글 쓰기의 시작은 「해인」지와의 인연 덕분'이라고 한다. 해인사 학인 시절에 월간지 「해인」에 글을 싣게 되었는데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일 년 이상 연재했다고. 그 일이 스님에게는 일종의 문단 데뷔가 된 셈이었는데, 그러한 인연으로 처음 엮어 낸 책이 <삭발하는 날> 초판이다.이번에, 20년 전에 펴낸, 그때만 해도 알려지지 않은 절집 및 선방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소개하여 독자들의 큰 호기심을 채워준 <삭발하는 날>을 재출간하였다. 오래전 문투로 현대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는 몇 바꾸고 조금 지루한 문장은 가볍게 첨삭을 하였다.
제목
보림의 숲
저자
일선
분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30204
정가
13,800원
불교TV에서 ‘수행의 올바른 길, 수심결’을 강의하고 있는 일선 스님의 수행 에세이로, 끊임없이 괴로움으로 얼룩져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스리는 생활의 지혜를 일러주는 색다른 힐링서.오래도록 전남 고흥 거금도 금천선원에서 간화선 실참을 바탕으로 참선ㆍ명상을 지도하였으며, 일찍이 《소리》《행복한 간화선》으로 생활 속에서의 수행 실천을 강조하신 일선 스님이 이번엔 산창에서 느끼는 자연 정취와 일상적 사색에다 간화선 수행을 엮은 책을 냈다. 세밑 보림의 숲은 하얀 눈으로 온통 차별 없는 하나의 법계를 이루었습니다. 비록 사물마다 이름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지만 저마다 환희로움으로 춤을 추고 노래 부르며 서로 손을 잡고 참으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는 화엄의 세상이 열림을 찬탄합니다.사람마다 차별 없이 가지고 있는 보배는 비록 모양과 이름이 없지만눈앞에 나타나면 온갖 이름과 모양을 나툽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임을 믿고 깨달으면 일체 밖으로 구하는 것을 멈추고비로소 나의 안심입명처가 되어 서로 다르다고 싸우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이것을 보림이라고 합니다.저자가 말하는 ‘보림의 숲’이다. ‘보림의 숲’이란 그야말로 저자가 거처하는 구산선문 보림사의 숲을 말하기도 하거니와 한량없는 자비심으로 여러 이웃들을 숲처럼 평화롭게 감싸주고 길러주어 모두가 행복한 공덕림을 말하기도 한다.≪보림의 숲≫은 어떤 책?《보림의 숲》은 신문에 칼럼으로 실은 저자의 글과 거금도 섬에서 생활하며 느낀 잔잔한 소회, 구산선문 보림사 주지를 지내면서 산창을 통해 바라본 사계절의 풍광에 간화선 수행을 엮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가능함을 일러주고 있다.책은, 그날그날의 일기처럼 내용이 잔잔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바라보는 풍경 한 점, 비 갠 다음날의 깨끗한 풍경 한 점이 나를 일깨우는 ‘수심(修心)’이 되는데, 그렇게 마음을 다스려 나가면 이 책은 또 다른 힐링서 혹은 치유서가 될 것이다.작은 골짜기로부터 큰 시내에 모인 물은아직 바다에 이르지 못해 다툼이 있어 요란하다.하지만 산의 움직이지 않는 선정과 물의 머물지 않는 지혜가자기 성품의 본래 덕인 줄 깨달으면 곧 일미의 바다에 이를 것이다.참으로 한 마음 청정하면 모든 것은 꽃이 된다.산창을 통해 바라보는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어김없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온전한 불성(佛性)인 내 마음 역시 그 자체로 완전하여 희로애락에 물들지 않는다는 것. 단단한 숲처럼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삶의 자세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저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도 울림이 강하다.탐진치 삼독의 불꽃이 사라지니산꼭대기에서는 청량한 바람이 내려오고걸음마다 연꽃이 피어나나니바로 이곳이 극락세계로다.
제목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자
희상
분야
그림 에세이
출판사
담앤북스
발행일
20120828
정가
15,000원
몇 년 전, 서울 불일미술관에서 ‘고무신’ 설치작품전을 연 희상 스님을 혹시 아시는지요? 고무신 1000켤레의 석고를 떠서 선반 위에 진열한 뒤 금강경을 새긴 작품, 때 묻고 낡은 고무신들을 전시장 가운데 수북이 쌓아놓은 작품, 벽면에 줄지어 설치된 새싹 담긴 고무신 작품 등. 이 전시회의 제목은 ‘하나로 돌아가기’로 모든 것은 하나라는 ‘만법귀일(萬法歸一)’의 메시지를 전하였다.그 희상 스님이 최근에 책을 냈다. 그동안 꾸준히 그려온 그림과 전시회 때의 고무신 작품들에다 한 호흡 쉬어가게 하는 짧은 글을 담은 <당신을 바라봅니다>.희상 스님은 경북 청도 운문사 운문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 미술학과를 나온 뒤 독일로 건너가 브레멘국립조형예술대학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였다. 독일에서 8년 동안 회화, 설치, 행위예술 작업을 해 온 스님은 한국, 독일,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몇 차례. 늘 다양한 작업을 통해 본질에 가까이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작가의 화두는 ‘바르게 바라봄’이다. 나의 행위를 지극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언어의 표현을 바라보고 손짓의 모양을 되돌려 바라보는 것. 그것이 작가에게는 예술작업이 되고 수행이 되리라. 스님은 그렇게 그림(禪畵)을 그리고 고무신에 금강경을 새기고 고무신에 새싹을 키우셨다. 이러함을 모아 모아 그림책으로 엮은 것이 <당신을 바라봅니다>이다. 함께하는 이들과 일상의 모습들을 그림일기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바쁜 일상에 그림 한 점 바라보고 한 호흡 쉬어 갔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그림 속에 오롯하다. 선화(禪畵)로 불리기도 하는 스님의 회화 작품은, 간결한 그림 속에서 평안과 휴식을 준다. 또한 작품 몇 가지는 의문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저건 뭘 말하지?”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많이 길들여졌습니다.그러나 미술에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저게 뭘까?” “왜 그랬을까?”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이게 뭐야?” 하는 그 물음을 일으키는 눈과 느낌과 생각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심이며 기본이 됩니다. - 희 상 -그런 의문과 휴식을 통해 우리는 삶에서 내게 맞는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으로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걱정이 사라지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내 삶이 한결 정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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