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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스님과 휴대전화기 그리고 SNS(소셜 네크워크 서비스). 그리 익숙한 조합은 아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모바일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스님이 있다. 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이다.
스님도 “산속에서 수행할 때에는 컴퓨터나 휴대폰이 필요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도심에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저의 수행 방편이 되다 보니 ‘밴드’를 통해 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한다.
스님이 날마다 부처님의 말씀과 자신의 수행 일상을 전하는 ‘밴드’ 이름은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밴드 회원들의 아침을 멋지게 열기 위해 스님은 오늘도 “예전에 보았던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다시 한 번 더 살피고, 밑줄 치면서 읽었던 글들도 찾아본다.”고 전한다. 이 책은 그간 스님이 밴드에 올린 글을 정리하고 보완해 엮은 것이다.
SNS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원허 스님
산속에서 화두를 참구하며 선승이 될 것을 꿈꾸던 스님에게 도심의 사찰 생활은 수없이 걸망을 꾸려야 했던 고단하고 불편한 자리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며 되새긴 문구가 스님 자신을 여물게 했다. 그것은 바로 『벽암록』의 한 구절. ‘오늘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이 SNS를 통해 매일 아침 전하는 이야기에는 바로 이런 마음이 녹아 있다. 취직을 못해서, 직장 상사와 맞지 않아서, 아이가 도통 말을 듣지 않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서……. 지금 여러 문제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부처님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또 하루를 힘차게 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부처님 말씀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
원허 스님이 전하는 부처님 말씀은 실로 짧다. 누구나 아침 출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법구경』,『잡아함경』,『숫타니파타』등 경전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구절은 시구처럼 간결하다. 그리고 참 쉽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강렬하다. 세상을 바르게 보는 지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깨닫게 해준다. 이를테면 다음 같은 구절이다.
‘단점을 정확히 말해 주고 잘못한 것을 솔직히 지적해 주는 그런 현명한 사람을 만나거든 주저하지 말고 따르라. 그는 나에게 보물이 숨겨진 곳을 알려 주는 사람이니 좋은 일은 있어도 나쁜 일은 없다.’_『법구경』
‘깊은 물과 얕은 물은 그 흐름이 다르다.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깊고 넓은 큰 바다의 물은 소리는 내지 않고 흐른다. 부족한 것은 시끄럽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반쯤 채워진 물그릇과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가득 찬 연못과 같으니라.’_『숫타니파타』
경전 구절과 함께 실린 스님의 짧은 이야기는 현재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오늘이 나에게 전부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았습니다. 토굴에 혼자 있는데도 화가 난다는 사실을요. 이로 미루어 보건대 화내는 마음, 행복한 마음 이 모두는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밤에 마당을 서성이며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이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인생의 진리를 스님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통해 친근하게 깨우쳐 준다. 매일 아침 출근길 또는 잠들기 전에 스님의 이야기를 한 편씩 읽으면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수행자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기회
원허 스님은 평소 도반들 사이에서 ‘지계(持戒)가 철저’하기로 이름난 율사다. 책 서문에서도 스님은 “계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어지러운 세상에서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동안 수행자로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고 적었다. 책에는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본분에 충실한 스님의 모습도 담겨 있다. 주지 스님인데도 여전히 자신의 방 청소를 스스로 하는 모습이나 오래전 해인사 학인 시절 ‘소고기라면’을 먹고 3천배를 올린 일 등이 그것이다. 스님은 2013년 쌍계총림 율학승가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혜원정사 주지, 사회복지법인 혜원 대표이사, (재)고산장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포교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전법도량’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글 : 원허 스님
고산 스님을 은사로 쌍계사에서 득도했다. 해인사 강원, 율원, 선원을 모두 거쳤다. 해인사 강원에서는 입승 소임을 살았다. 1997년부터 부산 연산동 혜원정사 주지로 수행 정진하고 있다. 스님은 도반들 사이에서 지계(持戒)가 철저하기로 이름난 율사로서 “계율은 나와 혜원정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자 힘”이라고 말한다. 2013년 쌍계총림 율학승가대학원장을 지냈다. 현재 혜원정사 주지, 사회복지법인 혜원 대표이사, (재)고산장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일러스트 : 이문(Yimoon)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회원, 한국시각디자인협회 회원, 캘리그라피 &일러스트전문 회사 ‘이문그리다’ 설립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
눈부시게 좋은 날
저절로 향기로운 삶
함께라면 더 아름다운 세상
■ 책 속으로
깊어 가는 가을이 되면 언제나 떠오르는 단상이 있습니다.
해인사 학인 시절, 학인 스님들과 함께 산행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산행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강사 스님께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 어떤 생각이 나는지 학인 스님들께 물었습니다. 학인 스님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였습니다.
제 차례가 되고 저는 강사 스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지금 우리가 떨어지는 나뭇잎에 대해 이야기해야겠습니까? 생과 사를 고민하고 부처가 되는 것이 급하거늘….” 순간 분위기가 급변했고 다들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도반 스님들은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하며 놀리곤 합니다. 그때 스님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_ 본문 76p~77p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타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늦은 저녁까지 책을 보다가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는 소리를 들으면 저도 모르게 외로움이 밀려와서 차를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바스락거리는 바람 소리와 가끔씩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덧 외로움은 저 멀리 물러나고 평온함이 가슴 깊숙이 스며듭니다.
마음을 열면 자연과도 소통할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_ 본문 98p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더니 앞다투어 봄꽃들이 피어 천지가 봄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좋은 날 스님들의 포행을 따라 집 앞을 거닐어 보면 어떨까요?
바쁜 걸음 치지 말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생각을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훈훈하고 달달한 바람, 봄꽃과 연초록의 새순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좋은 시절입니다. 마음을 열고 흠뻑 봄기운을 만나십시오.
_ 본문 159p
사람에게는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좋은 향기가 나서 가까이 가면 좋은 향기에 물들 것 같아 마음을 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생기고 말을 걸기가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인상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여정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자신의 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단박에 바꿀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당신은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누구나 듣고 싶은 말입니다.
_본문 20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