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날 당시 저자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를 휴학하고 한국에 돌아와 있던 시절. 책에는 동유럽,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 27개국의 각 도시를 샅샅이 돌아다닌 흔적이 고스란하다. 여행객이면 꼭 들르는 관광지도 돌아보지만 역사 속에서 배운 곳도 빠뜨리지 않고 가 보고, 또 낯선 곳을 걸으면서는 고혹적이면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품은 골목 골목을 발견한다.
언제나 그렇듯 그 넓은 곳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서 세상 좁음을 실감하기도 하고, 가끔은 저자가 있는 여행지로 친구가 날아와서 함께 다니기도 하고, 최근에 다시 유럽으로 가서 그때 보지 못한 것을 더 챙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경험을 위한 소비는 소유물을 위한 소비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값진 보물이 되기에 여행에 관련된 모든 경험은 곧 나의 이력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말한다. “여행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 이 모든 경험이 유럽의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펼쳐진다. 장면 장면을 담은 수많은 사진은 책으로 읽는 여행을 훨씬 생동감 있게 만든다.
또한 책에는 음악도 많이 실려 있는데, 음악을 좋아하는 저자가 여행하는 내내 들었던 곡들이다. 각 도시의 상황 상황에 어울리는 선곡은 책을 읽는 데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지금까지 모두 2년 6개월 동안 아시아와 유럽 36개국 100여 도시를 여행하고 온 저자는 틈틈이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여행은 그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늘 꿈틀거린다.
권동환
어쩌다 보니 여행을 사랑하게 되었다. 돈이 모일 때마다 떠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어느새 60개 국을 일주했다. 문득 여행 속에서 얻은 경험과 사진은 나만 알고 있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모를 누군가와 흥미로운 세계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펜을 잡게 해 주었고,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여행작가로서 경북문화관광공사와 여행스케치 같은 다양한 매체에 여행기를 펴냈고, 지역 관광을 알리는 사람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미스터 멘션 마케팅팀의 사진작가와 TBN 경남교통방송 <빛나는 저녁 김혜란입니다> 달빛 여행 고정 게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백수가 떠난 유럽》, 《가봤냐 동남아(브루나이 편)》가 있다.
이탈리아_ 나의 여행은 정말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_ 나는 외롭게 거리를 걷습니다
슬로베니아_ 어느새 걷는 게 익숙해졌다
헝가리_ “해피 버스데이”와 “어메이징 코리안”
크로아티아_ 나는 지금 평화롭습니다
몬테네그로_ 하루라도 시간을 내어 들러 보세요
마케도니아_ 고난의 길을 거쳐 지금 여기
불가리아_ 내 고향 감천마을을 여기서 보다
그리스_ 푸른 하늘, 바다, 그리고
핀란드_ 돌이켜서 봐야 하는 시간들
에스토니아_ ‘탓’인지 ‘덕분’인지 여러 문화가 공존한
라트비아_ 여러 겹의 옷과 마스크, 그리고 두꺼운 장갑
리투아니아_ 아름다운 ‘발트의 길’
폴란드_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를 남기다
슬로바키아_ 내가 찾던 동유럽의 골목
체코_ 풍경 그 자체가 그림
스위스_ 새하얀 세상처럼 내 마음속도
프랑스_ 추억을 회상하는 것도 여행
스페인_ 우리의 승리를 축하해 줘요
포르투갈_ 식사도 여행의 일부분
책속에서
P. 35
배고플 때 보이는 레스토랑이 나만의 맛집이냐 혹은 인터넷의 유명한 맛집이냐는 많은 여행자들의 고민이다. 너무 짜거나 덜 익은 음식뿐이었던 이탈리아에서 맛집을 찾기란 힘들었다. 하지만 우연히 방문한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먹은 음식은 나만의 맛집 요리가 되어 지금도 생각이 난다. 킹크랩, 문어, 조개, 새우 등 해산물 삶은 요리를 파는... 더보기
P. 54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숙소 근처의 작은 바에 앉았다. 주문을 받으러 온 초록 머리의 아르바이트생이 슬리퍼 신은 내 발을 보며 “추운 겨울에 왜 슬리퍼를 신고 왔느냐.”고 궁금해하며 물었는데 한국인은 집 앞에 갈 때 슬리퍼를 자주 신는다는 문화를 어떻게 설명해 줄지 고민했다.
P. 157
유럽에서 아주 잘 보존된 중세도시 중 하나라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늦은 밤 도착한 나의 숙소는 정말 기억에 남을 만했는데, 110년도 넘은 동화 같은 집이었다. 친절한 집주인은 에스토니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와인을 한 병 선물로 주었는데 달달한 와인처럼 달달한 에스토니아를 맛볼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P. 266
하늘정원의 ‘과거로 쓰는 편지’가 귓속에서 음을 타는 지금,
아비뇽의 흐린 오후.
P. 290
리스본은 걷는 맛이 났다. 찬찬히 걸어만 다녀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여행을 와서 자주 느낀다. 공원에 앉아 한적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과 특색 있는 벽화들은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골목을 더 편안하게 걷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