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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역경 그 자체가 아니라
역경에 대한 반응, 즉 ‘마음의 작동 방식’에 달린 것
마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
비슷한 시련 앞에서 어떤 이는 무너지지만, 어떤 이는 평온을 유지한다. 왜일까? 문제는 시련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시련에 대한 반응(태도), 즉 ‘마음의 작동 방식’이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습관적인 집착과 분노, 피해의식은 필연적으로 왜곡된 사고와 부정적이고 불안한 감정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자신을 비롯해 타인과 외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해 (실제보다 더) 괴로워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붓다는 이에 대해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Lojong)’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 같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의 근원이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면에 있음을 이해하고, 나에 대한 집착의 습성을 쳐부수는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닐 터. 티베트의 위대한 불교스승들이 수세기 동안 수많은 불교경전과 논서에서 마음의 본성을 꿰뚫는 경구들을 모아 깊이 연구하고 성찰한 결과물인 ‘로종’을 전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종의 가르침은 몸을 단련하듯 일상에서 마음에 긍정적인 습관을 들임으로써 나 자신은 물론 남과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인식하는 마음의 활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로종의 7가지 핵심 가르침과 59가지 수행법(경구)을 티베트불교와 현대(서양) 문화 양자에 정통한 저자가 현대적으로 번역하고 설명한 것이다.
샨티테바와 아티샤 그리고 달라이 라마 등
티베트 현자들의 지혜와 생생한 조언을 바탕으로
‘산 위에서 보는 마음’을 기르는 59가지 수행법 소개
이 책의 저자는 로종에 대해 “산 정상에서 보는 관점을 기르는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산꼭대기에 서면 어떤가. 가슴이 탁 트이는 동시에 마음이 넓어진다. 산 아래에서의 작은 다툼, 타인에 대한 미움과 원망, 앞날에 대한 걱정이 ‘큰일’이 아님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로종의 7가지 핵심 가르침은(책에서는 7개 장 제목으로 소개) 바로 ‘산 정상에서 보는 관점과 태도’를 기르는 화두와 같다. 그 7가지는 ▲마음수련을 위한 준비 운동(무상無常과 인과因果 등 삶의 진실 성찰하기) ▲만물의 상호 의존성(연기緣起)에 근거, 마음의 본성 역시 공空함을 깨닫고 자비심을 기르는 명상법 ▲분노와 두려움 없이 역경에 대처하는 법 ▲마음수련을 평생 유지하는 법 ▲마음수련의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법 ▲마음수련 시 꼭 지켜야 하는 규범 ▲일상생활에서 마음수련 하는 법이다. 각각의 가르침에는 지금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수행법이 짧은 경구 형태로 총 59가지 포함돼 있다.
저자는 로종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티베트 현자들은 물론 서양의 유명 불교학자와 신경과학자(!)까지 동원한다. 로종 가르침의 근간이 된 위대한 불교스승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과 아티샤의 『보리도등론』의 명구절을 소개하는 것은 기본이다. 밀라레빠와 빼뛸 린뽀체 같은 유명 수행자의 어록에서부터 나가르주나와 찬드라키르티 같은 불교사상가의 해설, 달라이 라마의 생생한 조언까지 두루 인용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인생 명언’으로 삼을 만한 지혜와 통찰의 말이 우리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울린다.
“온 세상을 가죽으로 덮으려면 어디서 그 많은 가죽을 구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가죽신 하나만 신으면 온 세상을 다 덮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_샨티데바
“아침에 일어날 때 소나 양이 우리에서 뛰어나오듯이 서두르지 마라. 침대에서 긴장을 풀고, 눈을 내면으로 돌려 마음속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_빼뛸 린뽀체
“자신의 믿음에 대한 집착과 남의 관점에 대한 혐오, 그것은 모두 생각일 뿐이다.”
_ 찬드라키르티
로종의 59가지 수행법(경구) 중에서도 15번부터 마지막 59번까지 이어지는 경구들은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이다. 자신의 결점이나 잘못을 드러내는 연습에서부터 잘못을 뉘우치는 법, 번뇌를 알아차리고 다루고 제거하는 법 등은 일상에서 우리가 하는 말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경구들을 마음 깊이 새기고 실천하면 매사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다. 늘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지은이_따렉 꺕괸Traleg Kyabgon(1955~2012)
티베트 동부에서 태어나 티베트불교의 주요 4대 계보의 위대한 스승들에게 교육받았다. 그가 설립한 까규 이-밤Kagyu E-Vam 불교연구소는 호주 멜버른에 본부가 있다. 수행센터는 뉴욕 주 북부에, 수행공동체는 뉴욕시에 있다. 그는 1980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의 여러 대학과 불교센터에서 불교를 가르쳤다. 『불교의 정수The Essence of Buddhism』 『평안한 마음Mind at Ease』을 비롯해 불교의 가르침을 서양에 전하는 많은 책을 썼다.
옮긴이_이창엽
‘역사적 예수’에 대한 공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영생 혹은 천국에 이르는 길을 탐구하고 동시에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예수의 메시지를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언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붓다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었다』(공역) 『마음과 통찰』 『알아차림의 기적』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가 있다.
Point 1 삶의 진실을 성찰하라
_마음수련의 토대가 되는 예비적인 것들
귀의하기
1. 먼저 예비적인 것들을 깊이 인식하라
1장을 마치며
Point 2 보리심(깨달은 마음)을 개발하라
_지혜와 자비심을 개발하는 실제 수행
절대적 보리심
고요 명상(사마타)
마음을 머무르게 하는 아홉 가지 방법
마음챙김과 알아차림
통찰 명상(비파사나)
2. 모든 현상을 꿈처럼 여겨라
3. 태어나지 않는 의식의 본성을 탐구하라
4. 치유 방법도 있는 그대로 자유롭다
5. 만물의 근원인 자연스러운 상태에 머물러라
6. 명상의 중간에는 환상의 아이가 되어라
상대적 보리심
7. 두 가지를 호흡에 실어 주고받는 수련을 하라
명상의 중간
8. 세 가지 대상과 세 가지 독을 세 가지 덕의 씨앗으로 변화시켜라
9. 모든 활동에 경구를 사용해 수행하라
10. 자기 자신과 주고받는 과정을 시작하라
2장을 마치며
Point 3 역경을 깨달음의 길로 바꾸어라
_왜냐고 묻기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는 법
11. 모든 존재와 세상이 악으로 가득할 때 역경을 깨달음의 길로 변형시켜라
상대적 보리심의 방편
12. 모든 책임을 하나의 적에게 물어라
13. 모든 사람의 큰 친절에 대해 명상하라
절대적 보리심의 방편
14. 혼란과 부정적 감정의 실재는 공空임을 보라
특별한 방편
15. 최고의 전략인 네 가지 수행을 하라
16. 모든 경험을 즉시 명상과 결합하라
3장을 마치며
Point 4 평생 수행을 유지하라
_죽는 순간까지 해야 하는 다섯 가지 중요한 수행
17. 가르침의 정수인 다섯 힘을 수련하라
18. 죽음을 맞이할 때도 다섯 힘을 적용하라
4장을 마치며
Point 5 마음수련이 잘 되고 있는지 평가하라
_수행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네 가지 방법
19. 모든 다르마의 목적, 이기심을 버려라
20. 타인과 나, 두 심판자 중 자신에게 의지하라
21. 항상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라
22. 마음이 어수선할 때도 수행하라
5장을 마치며
Point 6 마음수련의 서약들
_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의 도움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
23. 늘 세 가지 일반 원칙을 지켜라
24. 태도를 바꾸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라
25. 남의 결점을 말하지 마라
26. 남의 일을 생각하지 마라
27. 먼저 더 심한 번뇌부터 다루어라
28. 결과에 집착하지 마라
29. 독이 든 음식을 피하라
30. 착한 본성에 의존하지 마라
31. 비난에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마라
32. 매복해서 기다리지 마라
33. 가식적인 말을 하지 마라
34. 조의 짐을 소에게 지우지 마라
35. 이기는 걸 목표로 삼지 마라
36. 보답을 기대하지 마라
37. 신을 악마로 바꾸지 마라
38. 남의 고통을 이용해서 행복을 구하지 마라
6장을 마치며
Point 7 마음수련을 일상화하라
_흐트러진 마음을 ‘지금 이 순간’으로 되돌리는 법
39. 보리심을 바탕으로 수행하라
40. 역경을 수행의 일부로 맞이하라
41. 하루를 시작하고 끝낼 때 늘 보리심을 명상하라
42. 상황이 좋든 나쁘든 인내하라
43. 목숨이 위태로울 때도 선업을 행하고 불선업을 삼가라
44. 번뇌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를 하라
45. 깨달음의 세 가지 근본 원인을 획득하라
46. 세 가지가 줄어들지 않게 하라
47. 몸·말·마음, 세 가지가 분리되지 않게 하라
48. 치우침 없이 모든 영역에서 수련하라
49. 수행의 어려운 점을 명상하라
50. 외부 조건에 의존하지 마라
51. 이제 중요한 것을 수행하라
52. 오해를 방지하라
53. 규칙적으로 수행하라
54. 온 마음을 다해 수련하라
55. 조사와 분석으로 자유를 찾아라
56. 감사를 바라지 마라
57. 분노하고 짜증내며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마라
58. 모든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지 마라
59.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들이 크게 떠들어대기를 바라지 마라
나오며
인물 소개
미주
● 로종 수행의 핵심은 “왜 나는 고통받는가? 어째서 나는 그렇게 많은 부정적 감정과 망상 상태에 있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이다. 불교의 관점으로 보면 문제의 원인은 이기적 인식과 망상적 마음 상태이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왜곡된 사고와 불안한 감정을 유발하여 자신을 포함해 어느 것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
● 자신을 남과 바꾸는 수행(통렌 수행)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고통 대신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고려하는 것이 자기 집착에서 마음을 돌리는 방법이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걱정하는 대신 남의 감정과 느낌을 경험하려고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 샨티데바는 끊임없이 변하는 삶에 직면하여 평정심을 가지라고 권한다.
문제가 닥쳐도 해결책이 있으면 낙담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일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슬퍼해도 소용없습니다.
불자들의 말처럼 만물이 상호 의존적이라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의 질서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동떨어진 존재의 실제 질서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일어난다는 사실에 그리 놀라지 않게 된다. 그러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묻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환경을 바꿀 수는 없으므로 태도를 바꾸어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원치 않는 상황일지라도 주어진 상황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 어떤 행동이 유익한지 유익하지 못한지 결정하는 것은 행동을 하는 의도이다. 그러므로 의도가 무엇인지에 따라 미래의 경험이 결정된다. 업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성찰해야 한다.
“지금 겪는 괴로움은 과거에 내가 한 부정적 행동, 태도, 생각, 감정의 결과이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는 것이 미래에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한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업의 진리를 성찰하고 열정과 긍정적 의도를 가지고 수행하겠다.”
● 긍정적 태도와 감정을 이용해 새로운 행동 양식을 확립할 때 부정적 습성에 빠지는 경향에서 벗어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의 반응 즉 우리가 쓰는 말, 어조, 시선, 행동, 식사하는 모습 등을 살펴보면 점차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습관이 변하면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변하면 다른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