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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 스님이 전하는
‘지금, 여기’에서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마음 밭에 씨앗 하나』는 삼광사 주지 세운 스님이 그간 다수의 천태종 사찰에서 주지 소임을 맡는 동안 사찰 사보에 실은 글귀들을 모은 법문집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4장으로 구성되어 계절마다, 시절마다 찾아오는 인연을 화두 삼아 수행을 독려하거나 따뜻한 시선으로 불안정한 세속의 삶을 보듬는 스님의 생활법문 51편이 수록됐다.
스님의 글들은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보아 문제의 근원을 마음에서 찾고, 그 해결책도 자신의 마음 안에서 찾는 알아차림의 법문이 주를 이룬다. 위로와 치유가 절실한 현대인들에게 가장 좋은 방편은 ‘나’ 이외의 어떤 것이 아니라 ‘나’를 닦는 수행과 공부에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이는 불자들을 향한 죽비이자 저자인 세운 스님 자신을 가다듬는 경책의 울림임을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부처를 이룰 만중생의 마음 밭에 성불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가는 수행의 여정. 그 가운데서 불자들과 함께 나눈 스님의 단상을 읽어 나가다 보면 마음 밭을 기름지고 풍요롭게 살찌워 줄 양식이 가득 차오름을 느끼게 된다.
세운 스님
1960년 평창 출생
1978년 대한불교 천태종 제2대 종정 남대충 대종사를 은사로 구인사에서 출가
1983년 구인사 강원 수료
2015년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불교학과 수료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석사 및 일반대학원 선학과에서 선사상 전공
2016년 박사학위 취득(상월원각대조사님의 연구 - 대한불교 천태종의 중창과 새불교 운동을 중심으로)
총무원 교육부 교육부장, 금강대학교 총무처장, 제13ㆍ15대 종의회 의원, 대구 대성사, 청주 명장사, 대전 광수사, 울산 정광사, 서울 삼룡사, 인천 황룡사 외 20여 사찰의 주지, 서울 관문사 부주지 역임
現 제16대 종의회 부의장, 삼광사 주지, 정법사 주지, 해영사 주지,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부산불교복지연합회 이사, 천태종복지재단 부산지부장, 부산지방경찰청 경승, 부산장애인총연합회 고문
주요 저서
『천태소지관』『초발심자경문』『천태대사제참법』 역
『가려 뽑은 법화경 명구』 외 다수 편찬
봄 피어나
어떻게 살 것인가 15
가치 있는 삶을 빚다 19
변화의 시대, 나부터 달라져야 23
쓸모의 발견 26
마음 밭에 씨앗을 심자 31
길을 가는 법 34
습관 37
순리에 따라 변화하는 삶 40
아는 만큼 모른다 44
나를 힘나게 하는 수행 48
참회, 인연, 서원의 등불 52
윤달, 여벌달, 덤달 55
여름 무르익고
수행이 여무는 시절 63
연꽃 같은 사람 67
모두가 공부 인연 70
삶의 주인 73
고해를 건너 76
삶의 질을 높이려면 81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 85
정진 89
법대로 살다 93
인과와 운명 97
두 번째 화살 101
말의 화살 105
남을 위한 기도 111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택 115
가을 거두어
마음 추수 121
열매는 사계절 동안 익어 간다 125
참회와 예참 수행 129
불교는 쉽지만 불자 되기는 어렵다 134
나는 말로만 불자인가 137
세심洗心141
맑은 물을 더 부어라 145
양심 149
달콤한 독, 쓴 약 153
자격 158
문 없는 집 161
불자답게 165
겨울 나누다
동행 175
무차無差179
복덕과 공덕 182
지금 이 순간 187
평안한 사람 191
말과 침묵 195
원망이 잉태되지 않도록 199
용서하는 지혜 203
살펴보기 207
불제자의 도리 211
나아가는 힘 216
보리의 나무 220
참기 어려움을 참는 것이 진실한 인내 224
불교를 모르는 사람은 불교에 대해‘ 옛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교는 늘 새롭고 항상 변화하는 종교입니다. 이는 교리가 변한다는 뜻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개인의 변화를 꾀하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무명에서 광명으로, 무지에서 지혜로,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에서 자리이타심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기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기도하기 전의 내 삶과 이후의 삶이 확연히 달라져야 비로소 기도를 제대로 한 것입니다.
〈 25p 변화의 시대 나부터 달라져야 中 〉
스스로 가진 재주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누구나 가진 것이 있습니다. 제 눈에 보잘것없어 보여도 그것은 남이 가진 것과 비교할 때나 그렇습니다. 각자가 가진 그릇의 크기는 다른 게 맞습니다. 그릇을 발견한 때와 키우고 가꾸기 시작한 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은 그래서 불공평한 일만은 아닙니다. 심지어 모양도 다릅니다. 이는 차라리 다행한 일입니다. 비슷한 역할을 맡아도 결과물의 모양이 서로 다른 것은 세상을 다채롭게 만드는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도 나의 쓸모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다른 누군가 쓸모 있는 역할을 해 내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 28p 쓸모의 발견 中 〉
우리는 힘들고 지치는 일이 생기면 당연히 그 일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극복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극복하기 위해 나를 닦달하기보다 잠시 내려놓고 돌아보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온화한 마음이 성냄을 이기듯, 일상에서의 수행이 나를 힘나게 할 것입니다.
〈 50p 나를 힘나게 하는 수행 중 〉
늙고 병들고 그래서 죽는 고통은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죽을 때는 맨손으로 홀로 가야 합니다. 그러니 원효대사께서 수행자에게 경계한 저 가르침은 우리에게도 소중합니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이 고대광실高大廣室이든 몇 식구 겨우 몸 눕힐 수 있는 좁은 집 전세방이든 자신을 다스리며 평정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바른 삶입니다.
〈 92p 정진 中 〉
운명론자들은 삶의 방향은 정해져 있어서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불교는 나를 바꾸는 공부입니다. 삶의 모습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겁니다. 이쪽도 저쪽도 다 맞는 말이라면 어떤 삶을 택하겠습니까? 모든 일은 믿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스스로 설계하고 주춧돌을 쌓고 기둥을 올려 내 집을 지어 가는 삶이 더 풍요롭지 않을까요.
〈 99p 인과와 운명 中 〉
가을에 거둔 양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겨울을 날 수 없듯이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공허하다면 고통을 이겨 낼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마음의 곳간은 얼마나 채워졌습니까.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보십시오. 손가락만 한 작은 모가 자라서 가을에 수백 알의 알곡으로 여물기까지 농부의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듯 자신의 마음도 그만큼 챙겨 왔는지 말입니다.
〈 123p 마음 추수 中 〉
죄를 짓고 벌을 받았다고 해서 악행을 저지른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그것으로 책임이 끝났다고 여겨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을 받는다는 것은 손타리강에 때 묻은 몸을 씻는 일에 불과합니다. 반성은 고개 숙여 사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이켜 살피는 일입니다. 죄를 짓는 악한 마음의 뿌리를 뽑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업장을 소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악업을 짓지 않는 것입니다. 악업은 마음에서 생각으로, 생각에서 입으로, 입에서 행으로 옮겨 갑니다. 그러니 악업을 짓지 않는 근본은 곧 마음을 청정하게 가꾸는 일인 것입니다. 업장을 씻어 줄 손타리강을 찾아다니지 말고 스스로 연꽃처럼 청정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143p 세심 中 〉
당장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편한 곳으로 돌아가려고만 하면 안 됩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지요. 관점을 바꾸면, 쓴 것이 다해야 단 것이 온다는 겁니다. 쓴 것을 멀리하고 단 것을 좋아하면 단 일이 다한 뒤에 쓴 일이 옵니다. 아플 때 먹는 약은 쓰고, 주사는 아픕니다.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큰 아픔도 감내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 154p 달콤한 독, 쓴 약 中 〉
불가에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양을 대접하는 ‘무차만발공양’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귀한 사람이 왔다고 좋은 음식을 내 주고 천한 사람이 왔다고 천한 음식을 내는 법은 불교 안에 없습니다. 누구나 공평하게 발우공양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차별 없는 자비 나눔이 만발공양에 담긴 뜻입니다. 애초에 귀하고 천한 이의 구별이 없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정토세상입니다.
수행의 기쁨, 선업의 공덕 또한 신분을 가려 차등하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그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정진을 다짐하되 혼자만의 기쁨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지극한 자비심을 발하여 무차회향하겠다는 대원력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181p 무차 中 〉
이와 같이 마땅히[當] 그러한[然] 일이란 언제고 같은 뜻,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당연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각자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판단의 근거도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를 외면하고 자신의 식견과 경험에 비추어‘ 마땅하다.’는 관념에 매몰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합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하여 틀렸다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마땅함을 논할 때, 그 배경에 아상我相이 자리한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207p 살펴보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