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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우리 마음을 담고 있는 또 다른 광활한 마음입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개인적 마음, 개아個我를 알 수 있고 이것을 넘어서 무아無我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연의 마음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면 집단의 군상을 알 수 있고 이것을 넘어서 대아大我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 「여는 글」 중에서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는 첫걸음, 자연 명상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접어든 지 어느덧 3년째이다. 소위 ‘자연의 대 역습’이라 불리는 전 지구적 재난의 원인을 ‘인간의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 질서 붕괴’로 보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를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지금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의 시기는 자연의 소중함을 현대인이 자각할 절대적인 기회”라고 말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물질적 가치로 쌓아 올린 현대 문명이 모래성과 같음을 깨닫고 자연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 전환의 때라는 것이다. 물질적 가치 기준이 곧 사회적 가치와 동일시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현대인은 점점 자연과 분리되어 살아간다. 분리는 불안, 고립감, 두려움 등의 감정을 생산하는 근원적 요소가 되고, 이러한 삶이 지속될수록 인식의 확대 혹은 자유로운 마음의 확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물질 중심의 왜곡된 사고에 가려 둘이 되었던 나와 자연이 하나 되게 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연 명상’을 제안한다. 이것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상생하는 방법으로, 자연 명상의 핵심 개념이기도 하다. 즉, 자연 명상은 현대인과 현대 문명에 대한 대안이자 보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본래면목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인 것이다.
‘자연’이 들어오는 만큼 ‘나’는 비워진다
책의 1장 「자연 명상이란 무엇인가」에는 자연·마음·명상 등 기본 개념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우리 몸은 외부의 공기, 음식, 햇볕 등이 들어오지 않으면 한시도 살 수 없다. 인간은 외부와 촘촘하게 연결되어 수시로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사는 것이다. 이 ‘외부’를 대표하는 것이 자연이며 환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실을 수시로 망각한 채 ‘나’는 홀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외부와의 교류 및 변화를 거부한다. 저자는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고 변화를 거부할 때 고통은 시작된다고 전한다. 인간은 자연과 연결되어 교류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알아차리고 삶의 방향을 자연을 향해 돌릴 때 진리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어지는 2장 「일상에서 하는 다양한 자연 명상」에서 저자는 ‘불교의 자연 수행법인 6계관六界觀과 계차별관界差別觀 이론에 기초한 요소 관찰법’에 기초한 자연 명상법을 제안한다. 개인의 몸과 마음을 먼저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전통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몸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수화풍공식地水火風空識’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수화풍공식 각 성품에 집중한 채 관찰하면 마음의 영역이 더욱 많이 확장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땅의 단단한 성품인 지성地性에 집중한 채 의식을 발바닥에 두고 걷는 ‘걷기 명상’을 통해 땅에 닿는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또한 “물에 손이 닿을 때, 물을 눈으로 볼 때, 귀에 물소리가 들릴 때 물에 접촉하는 마음을 알아차리려 노력”하는 ‘물 관찰 명상’으로 자연의 수성水性과 내 안의 수성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자연과 내가 이어져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 마음에는 여유와 지혜가 생긴다.
3장 「불교의 자연 명상법」에서는 지수화풍공식 성품 관찰을 불교의 전통 수행법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이 책의 내용은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등의 불교 경전에 기반하고 있으며, 저자는 불교의 수행법을 기반으로 이 책을 썼다. 저자의 분석과 설명을 듣다 보면 초기불교의 수행 전통에 이미 자연 명상법이 녹아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장에서는 초기불교의 다섯 가지 수행법 중 하나인 계차별관과 그것이 발전된 6계관에 대한 설명과 분석을 통해 자연 명상법의 이론적 근거를 파헤친다.
마지막 4장 「실제로 자연 명상하면서 겪는 궁금한 것들」은 자연 명상 수행자들이 가졌던 현실적 의문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경전 공부의 장단점’, ‘수행을 해야 하는 이유’, ‘명상 및 수행을 오래 실천해도 고쳐지지 않는 이유’ 등 자연 명상 실천 중 부딪히는 현실적 난점 및 궁금점에 대한 생생한 문답을 들을 수 있다.
마음을 확장시켜 ‘진짜 마음’에 이르는 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연의 마음을 알게 되면 하늘이 뿌옇다면 뿌연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눈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 길이 미끄러우면 미끄러운 대로 그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연 명상을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확장 시켜 진짜 마음에 이르는 길’에 들어서게 되고, 자연이 곧 ‘나’이자 ‘너’이고, 나아가 ‘우리’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개인적 마음을 뜻하는 개아個我에서 벗어나, 무아無我, 나아가 대아大我까지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속에서의 실천’이다. 각자의 사정과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이 순간 창문만 열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마음 확장법”이 바로 자연 명상이기에 자연, 사회, 일, 인연 속에서 하루하루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연 속으로, 마음 안으로』는 이렇듯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자연 명상법을 통해 내면의 회복과 확장을 독려하고, 자연과 마음의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하여 담아냄으로써 ‘진짜 마음’에 이르는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러한 여정에 함께하며 독자는 점차 본연의 안정을 되찾아 가는 치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강명희
20년 전 백화도량을 물려받을 때, 앞에 놓인 엄중한 법사의 길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진리를 찾는 길을 대중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마음이 대답했다.
그 후 대학에서 『유가사지론』을 연구하여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심리치유 위빠사나 관법과 불교 수행법을 가르쳤다. 또한 도량에서 수행에 관심 있는 신도들과 5정심관 불교 수행법을 익히고 실습하면서 무아無我를 넘어 대아大我를 키우는 명상법의 필요를 절감했다.
2003년부터 불교명상수련원 ‘백화도량’에서 5정심관 수행법에 기반한 현실 수행에 정진하면서 도반들과 함께 도량을 일구고 있다. 현재는 대상과 자연이 나와 둘이 아님을 돌아보는 대승 위빠사나 명상법을 실습하고 있다. 자연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백화명상도량이 되기 위해 오대산 자락 탑동리에 수련원을 설립하여 자연마음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2019 불교출판문화상 대상 수상), 『불교 명상 입문』을 썼다.
여는 글 무아를 넘어 대아로 나아가는 자연 명상 5
1장 자연 명상이란 무엇인가
자연이란 무엇인가 13
마음이란 무엇인가 21
명상이란 무엇인가 29
자연 명상이란 무엇인가 44
자연 명상을 해야 하는 이유 47
2장 일상에서 하는 다양한 자연 명상
자연 명상할 때 가져야 할 마음 자세 61
구체적인 지수화풍공식 관찰법 71
지성 관찰 71
수성 관찰 85
화성 관찰 92
풍성 관찰 98
공성 관찰 106
식성 관찰 115
3장 불교의 자연 명상법
불교 전통에서 바라본 자연 명상 129
계차별관과 6계관은 무엇인가 132
경전으로 만나는 자연 명상 145
4장 실제로 자연 명상하면서 겪는 궁금한 것들
질문과 답변 219
닫는 글 자연을 만나 수용하는 우리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261
무아를 넘어 대아로 나아가는 자연 명상,
마음을 확장시켜 ‘진짜 마음’에 이르는 길
초심자에게 꼭 필요한 명상법을 소개하며 독자들을 명상의 세계로 인도했던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의 저자가 ‘자연 명상’으로 돌아왔다. 이 책 『자연 속으로, 마음 안으로』는 그가 오대산 자락 백화도량 명상원에서 오랜 시간 도반들과 이어 온 자연 명상 강의록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책의 서문을 통해 ‘명상’은 곧 좌선 명상이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고백하는 저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깨어 있을 수 있는 새로운 명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방법을 탐색한다. 그가 탐구 끝에 제안하는 새로운 명상법 ‘자연 명상’은 자연에 마음을 대고 자연과 합일하는 명상이다. 의식을 집중해 대지를 걷고 파도 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낄 때, 저 산·바다·하늘이 우리와 함께함을 알게 되고, 우리 마음은 비로소 고단함을 내려놓고 쉴 수 있다. 자연을 수용하는 만큼 인식의 범위는 확장되며 여유와 지혜가 생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 강의록을 모아 엮은 만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닫혀 있던 마음의 치유와 확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우리는 자연의 일부로 회복될 수 있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마음의 본래면목을 되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