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제17권에는 16. 범행품(梵行品) · 17. 초발심공덕품(初發心功德品)이 수록되었다.
16.「범행품(梵行品)」은 정념천자가 법혜보살에게 청정범행의 실상을 물어 밝히는 품이다. 범행의 범(梵)은 더러움이 없다는 말로 정(淨), 즉 정행(淨行)을 말한다. 청정한 수행으로 중생에게 이익을 주게 한다는 것이다. 처음 발심한 사람이 “어떻게 수행해야 부처님처럼 될 것인가?”라고 물을 때 청정하고 올바른 수행을 하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고 확신을 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17. 초발심공덕품(初發心功德品)은 발심한 보살의 능력과 공덕이 어느 정도인지를 밝히고 있는 품이다. 제석천왕이 법혜보살에게 묻는다. “불자여, 보살이 처음으로 보리심을 내면 얻는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이에 법혜보살이 대답하기를 초발심에 대한 공덕은 그 뜻이 너무 깊어서 말하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분별하기 어렵고, 믿고 이해하기 어렵고, 증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초발심의 공덕은 한량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품이다.
해주 스님의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은 말 그대로 사경 수행을 위한 책이다. 스스로 읽고 쓰며 수행하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엄경』의 요의를 깨달아 가는 수행서다. 교단에 머물며 화엄학 연구와 수행에 매진해 온 해주 스님이 퇴임 후에도 『화엄경』 사경을 통해 수행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한편 불자들의 화엄 신행 여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발원과 정성을 불사에 담았다.
사경본은 동시에 발간된 독송본에 수록된 한글역을 사경의 편의를 위해 편집을 달리하여 간행한 것으로 한글 번역만 수록되었다. 사경을 마치면 한 권의 한글 독송본이 되므로 원문 없이 한글 독송만을 원하면 사경본만 갖추어도 된다.
한글역은 독송과 사경이라는 책의 역할을 고려하여 읽고 쓰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글자 크기를 키워 피로도를 줄이고 독송하기 쉽도록 편집하였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
운문사 전문강원을 거쳐 동학사 전문강원을 졸업한 후 동국대에 입학해 수학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가산지관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다. 비구님 스님 최초로 동국대 교수가 되었으며, 조계종 제11·12대 중앙종회의원, 동학사승가대학장, 불교학연구회 초대·제2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여 권의 저·역서와 60여 편의 논문을 남겼으며, 150여 명의 석·박사 논문지도 제자가 있다.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수미정사 주지로 주석하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이사이다.
16. 범행품 17. 초발심공덕품
화엄학의 대가 동국대학교 명예 교수 해주 스님(서울 수미정사 주지)이 불자들의 신행을 돕기 위해 엮어 낸 화엄경 수행서 『독송본 한문·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 제8권 「화장세계품」이 발간됐다.
수미정사 불전연구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해 출·재가자가 함께 수행해 오던 독송·사경본을 더 많은 불자들과 일반 대중들에게도 소개하여 생사에 자재하고 해탈열반으로 이르는 화엄의 바다로 안내하기 위해 정식으로 도서 출간했다. 해주 스님의 역경 불사는 각 권 순서대로 독송본과 사경본을 동시 제작·발간하며 80권 『화엄경』 전권 출간을 목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