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스님과 불교 신자들의 의식과 문화가 뿌리내리며 한국 불교 고유의 정서와 미의식을 형성한 사찰. 싱그러운 숲길과 계절마다 피는 꽃, 고즈넉한 풍경과 분위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보유한 사찰이 주는 지적, 미적 감동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방문자도 사랑하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절집의 미학》은 이런 요소들을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오랫동안 한국의 사상과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해 온 저자가 한국 사찰의 특징인 산사 숲길을 오르고, 사찰 마당을 거닐며, 건축물 안과 밖을 관찰하며 발견한 사찰의 소소하고도 귀중한 아름다움을 풍성한 사진과 함께 담았다.
사찰에 도착하기 전 먼저 만나는 숲길, 경내의 주련과 편액, 법당 안의 용과 수미단 등은 물론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요사채와 해우소, 새벽 예불의 매력까지 빠짐없이 훑었다. 더하여 중국, 일본과 한국 사찰의 미학적 차이까지 비교해 지적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절집의 미학》. 이제 뜻밖의 놀라움, 유쾌한 한국 사찰만의 매력을 찾아 떠날 시간이다.
김봉규
영남일보 기자로 조선 선비들의 삶과 불교문화를 연구하는 칼럼리스트다. 1959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났으며,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생명과 한국조폐공사 등을 거쳐 1990년 영남일보에 논설위원으로 입사한 후 31년 동안 언론인의 길을 걷고 있다. 영남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 기자 및 부장을 거치며 문화부에서 가장 오래 근무했다. 현재는 문화부 전문 기자로 있다. 여러 부서의 기자와 부장, 전문 기자로 있으면서 한국의 전통 사상과 문화에 관한 글을 주로 써 왔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전통 사상과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현판기행》, 《조선의 선비들, 인문학을 말하다》, 《조선 선비들의 행복 콘서트》, 《불맥, 한국의 선사들(공저)》, 《마음이 한가해지는 미술 산책》, 《한국의 혼, 누정(공저)》, 《길따라 숲찾아》, 《머리카락 짚신》, 《석재 서병오》 등을 출간했다.
서문
1장 산사를 오르며 느끼다
산사에 가면
호젓한 힐링, 산사 산책
피안의 세계로 떠나는 숲길
사찰에 동백나무 심은 뜻은
선운사 꽃무릇 피는 계절
문 없는 문의 막존지해
승려가 잠든 곳, 부도
산사 기행_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
2장 산사의 경계를 넘다
경내에 피는 그 꽃, 매화
곳곳에 심어진 배롱나무의 뜻
최고의 배롱나무를 찾아서
발밑을 살펴 걸으라는 말씀, 조고각하
가장 파격적인 탑
모두가 한 몸, 세계일화
산사 기행_폐사지의 미학, 옛 절터 영암사지
3장 법당 주위를 걸으며 보다
기단에서 노니는 거북과 게
드문 아름다움, 툇마루
세상을 담은 벽화
최고의 아름다움을 새긴 꽃살문
화룡점정의 예술 작품, 편액
소중한 가르침이 담긴 주련
산사 기행_탄성이 절로 나오는 성혈사 꽃살문
4장 안으로 들어가 돌아보다
대웅보전의 기단 밑에는
사찰에 사는 용
불상이 없는 법당이 있다?
부처님을 위한 아름다운 지붕, 닫집
수미산을 담은 수미단
산사 기행_유쾌한 사자가 사는 곳
5장 몸과 마음이 감동받다
멋진 경치가 있는 누각
자연 친화적 가치관이 담긴 곳, 해우소
감동을 주는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
새벽 예불의 힘을 느끼다, 합천 해인사
고요한 새벽 목탁 소리, 청도 운문사
산사 기행_팔공산 백흥암의 미학
6장 한국 산사의 미학
중국 사찰과 푸근한 포대화상
인왕문이 있는 곳
일본 사찰의 정원
독특한 모래 정원, 가레산스이
자연미와 인공미
산사 기행_자연미가 한국
우리 사찰 속 보물찾기
섬세한 가치, 담백한 아름다움의 흔적을 찾아서
비단처럼 아름다워 금수강산이라 불리는 한국의 산수. 그 산수 안에 그림처럼 자리 잡은 산사. 한국 불교의 한 특징 중 하나인 산사 불교는 그 고유의 문화를 인정받아 2018년에 일곱 개의 산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자부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한국 산사의 무엇이 그토록 가치 있고 특별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절집의 미학》은 무궁무진한 한국 산사, 사찰의 가치와 매력 중에서도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하고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처럼 산사를 방문해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산사로 가는 숲길과 꽃길, 스님들의 도반인 매화나무와 배롱나무부터 불교 미술의 정수가 담긴 법당 닫집과 꽃살문, 기단, 기둥, 부도와 편액, 그리고 해우소까지 구석구석 담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사찰, 사찰 정원 등과 비교하여 한국 사찰의 미학을 분석했다. 또 장마다 ‘산사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험준한 산을 오르거나 폐사지를 방문하거나 유쾌한 사자를 찾는 등 특별한 여행기를 추가하여 더욱 흥미를 높였다.
그윽함과 파격 사이를 걷다!
현직 기자의 시선으로 본 재미있는 부처님 나라 여행
《절집의 미학》은 사찰의 상징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미학만을 찾고 분석하는 책은 아니다. 현직 기자 출신의 저자가 특유의 날카롭고 꼼꼼한 시선으로 부처님 나라 산사에 얽힌 전설, 선사들의 일화와 가르침, 스님과의 대화 등을 풀어내어 국내 여행자, 사찰 여행자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도서다.
저자는 <선운사 꽃무릇 피는 계절>에서 사찰 주변에 꽃무릇이 많은 것과 관련해 ‘짝사랑’에 대한 전설을 소개하고 <발밑을 살펴 걸으라는 말씀, 조고각하>에서는 ‘조고각하’의 유례인 ‘오조 법연 선사와 세 제자’ 이야기를, <화룡점정의 예술 작품, 편액>과 <소중한 가르침이 담긴 주련>에서는 많은 편액을 쓴 추사 김정희의 작품을 소개하고 사찰에 걸린 한문 주련들의 해석과 출처를 상세히 담아냈다.
《절집의 미학》은 우리가 사찰에서 즐길 한국의 파격적이고 유쾌하면서도 그윽한 아름다움을 <감동을 주는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 <자연미와 인공미> 등 여러 꼭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찰 여행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그윽함과 파격 사이를 걷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