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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고 화내고 안달복달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5정심관의 현대적 변용
오랜 역사를 지닌 불교의 수행법은 매우 많지만, 남방의 소승불교의 전승과 북방의 대승불교의 전승 모두에 공통되는 수행법은 5가지인데 이를 ‘5정심관(五停心觀)’이라고 한다. 5정심관은 부정관(不淨觀), 자비관(慈悲觀), 연기관(緣起觀), 수식관(隨息觀), 계차별관(界差別觀)인데, 계차별관(界差別觀) 대신 염불관(念佛觀)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5정심관을 이루는 각각의 수행법은 욕심내고, 화내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잘못된 관념에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마음의 허물을 다스리고 치유하기 위한 것이다.
초기불교, 아비달마, 대승 유식 등 불교의 수행법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며 20여 년 이상 수행을 통해 교학과 수행을 겸비한 저자 강명희 교수는 현대인이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이 5정심관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12가지 명상법을 개발, 전파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명상수련원 백화도량의 초심자용 수행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녹음하여 정리한 것이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 가지씩
몸과 감정, 마음과 관념을 다스리면
내가 바뀌고 나를 둘러싼 현실이 바뀐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 가지씩 순차적으로 익히는 12가지 명상법은 명상에 입문하는 초심자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명상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12가지 명상법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몸 – 느낌 – 마음 – 개념>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순서대로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문 몸관찰, 2문 부정관, 3문 점관찰은 몸을 안팎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1문 몸관찰은 마음을 전반적으로 알기 위한 것이고, 2문 부정관은 몸에 갇혀 있는 생각이나 느낌, 감정을 없애는 수행이다. 3문 점관찰은 외부대상인 물질을 통해서 몸을 관찰하는 것으로, 외부의 점을 그대로 바라보면서 나를 보고 너를 보는 수행이다.
4문 느낌관찰, 5문 음악명상, 6문 촛불명상도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느낌과 감정을 관찰하는 것이다. 7문 만트라 명상과 8문 마음관찰은 마음으로 직접 들어가는 문이다. 만트라 명상은 거친 가짜 마음들을 효과적으로 녹이는 명상법이고, 마음관찰은 마음의 핵심인 생각 자체를 보는 수행이다.
9문 걷기명상과 10문 자연명상은 일상과 자연을 직접 만나며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특히 자연명상은 땅, 물, 태양, 바람, 허공 등 자연의 여러 요소를 이용하여 나를 관찰하고 자연과 하나 되는 법을 익히는 수행이다. 자연명상을 잘 익히면 대상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된다.
11문 수식관은 숨을 통하여 몸과 마음의 현상을 관찰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기에 좋은 수행법이다. 12문 자비관은 앞의 11가지 수행법을 익히며 외부가 내부가 됨을 알고, 내가 수행을 통해 얻은 것을 나의 또 다른 면인 대상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현실적으로 수행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12가지 명상법으로 정리한 것이다. 또한 수행할 때 겪는 여러 현상에 대처하는 방법도 <묻고 답하기> 코너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2가지 명상을 통해 욕심과 분노를 다스리고 잘못된 견해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현실에서 내가 달라지고 내 주변이 변하는 참 수행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강명희
출가해서 득도하리라 결심했던 시절이 있다. 출가가 어렵게 되면서 깨달음을 향한 간절한 소망으로 불교교학에 전념했다. 수행법을 연구하면서 이치를 알기 위해 늘 선지식을 찾아 전전하다 어느 날 몸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생각이 무상하다는 것, 늘 깨어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았다.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유식 수행법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 <설일체유부와 유가행파의 수행론 비교 연구>에서 초기불교, 아비달마, 대승유식의 수행론을 정리했고, 이후 불교수행법과 관련한 논문들을 쓰며 경론에 의거해 현실에 필요한 수행법을 만들었다. 동국대 불교학과 명상심리상담학과, 중앙승가대, 서울불교대학원대학, 연세대 등에서 명상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2003년부터 불교명상수련원 ‘백화도량’에서 5정심관 수행법에 기반한 현실수행에 정진하고 있다. 대승 위빠사나는 중생을 돌아보는 것임을, 자연과 환경과 대상을 수용하는 것임을, 분별없이 행하는 것임을 알았다. 자연에서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오대산 탑동리에 수련원을 설립하여 자연명상 실참 프로그램을 진행 연구하고 있다.
* 불교명상수련원 백화도량 홈페이지 backcar.or.kr
진리란 무엇일까
글을 시작하며
수행이란 무엇인가
마음으로 들어가는 12가지 문門
예비수련 ; 좌선과 바디스캔
1문 몸관찰_몸을 통해 마음 관찰하기
관찰이란 그냥 그대로 바라보는 것
우리 몸을 이루는 요소
일체가 다 고통이 모여서 만든다
2문 부정관不淨觀_몸관찰하며 몸을 부정하기
부처님 당시의 부정관
부정관의 방법
현대에 꼭 필요한 부정관 수행법
3문 점관찰_점을 통해 부정관하기
점을 통해 대상에 들어가는 관법
점관찰하며 지켜야 할 원칙
점관찰로 나타나는 몸과 마음
몸의 논리에서 벗어나자
4문 느낌관찰_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 관찰하기
몸과 감정을 만드는 기제
느낌관찰의 방법
욕심을 뚫고 느낌과 감정을 보라
5문 음악명상_소리를 들으면서 마음 관찰하기
대상의 소리를 듣는 수행
태초에 감정층과 교류한 것
감정층에 작용하는 대표 기제
듣기만 잘해도 관념이 많이 떨어져
내 소리도 잘 내고 남의 소리도 잘 듣는 것
6문 촛불명상_촛불을 그냥 그대로 바라보기
관상법觀想法과 관상법觀相法
촛불명상의 특징
촛불명상의 방법과 효과
번뇌를 태워서 없애는 것
고통받은 만큼 지혜가 생긴다
7문 만트라 명상_입으로 외우고 귀로 듣고
마음은 상호 연기적인 관계
들음과 알아차림의 수련
만트라 명상의 방법과 종류
만트라 명상의 효과
말하면서 듣는 겸수兼修의 수행법
8문 마음관찰_겹겹이 쌓인 마음층 관찰하기
나를 객관화해서 보는 것
세 가지 마음
마음을 관찰하는 방법
일상에서 대상을 얼마나 수용하는가
9문 걷기명상_걸으면서 일어나는 마음 관찰하기
수행으로 들어가는 여덟 가지 방법
움직이면서도 마음을 안정시키는 명상법
걷기명상의 방법
걷기명상이란 경계 속에서 걷는 것
10문 자연명상_자연과 합일하여 마음 관찰하기
마음과 자연의 관계
몸관찰로 나를 먼저 비우자
자연의 수용성을 배우자
자연명상의 방법
자연과 교류하여 의식 확장하기
11문 수식관_숨을 쉬면서 숨에 집중하기
지혜와 닮은 마음의 여러 가지 요소
들숨 날숨을 관찰하는 것이 수식관
숨의 숫자를 세는 수식관의 방법
숨을 따라가는 수식관의 방법
12문 자비관_나를 맑게 하여 남에게 사랑 주기
4선과 4무량심
자비관의 대상과 실제
자비관을 실천하는 방법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법을 마치며
수행은 첫째로 나를 잘 보고, 둘째로는 대상을, 경계를, 세상을 잘 보는 것입니다. 잘 보고, 잘 겪고, 잘 인정하고, 잘 수용하는 것이지요. 내가 이렇게 있으면 대상이 와서 나를 툭 쳐요. 내가 흔들리지 않고 빳빳하게 서 있으면 경계境界가 나타납니다. 내가 꼿꼿하면 경계는 끊임없이 나타납니다. 어떤 때는 칼을 들고 나타나고, 어떤 때는 이만한 돌이 날아와서 나를 팡 칩니다. 내가 똑똑하다고 잘난 척했는데, 어마어마하게 똑똑한 사람이 나타나서 나를 눌러요. 내가 힘으로 안간힘을 쓰면 더 힘 센 존재가 나타나 힘으로, 권위로 확 눌러 버려요. 대상 속에서, 관계 속에서, 세상 속에서 수많은 너와 접촉하면서 나를 바라보고 나를 내려놓는 것이 수행입니다.
- 20쪽 중에서
외부를 보지 못하는 한, 대상을 인정하지 않는 한 나를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대상을 볼 때 몇몇 사람만 본다면 대상을 받아들이는 게 좁다고 여기면 됩니다. 점관찰은 점을 통해 내 마음을 보게 하는 명상법입니다. 외부에 점이라는 대상을 설정해서 내 마음의 3악도업을 보게 하고 떨어뜨려서 외부경계를 확장시키는 것이지요. 내가 점을 보고 점이 나를 봐서 내 마음이 점에 들어갔다 나를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강렬하게 내 마음을 비춰 줍니다.
점을 잘 보면 외부로 향하는 마음도 열립니다. 사람을 볼 때도 그 사람의 마음과 화합해서 보고, 사물을 볼 때도 사물과 화합해서 봅니다.
- 3문 점관찰 102~103쪽 중에서
느낌은 몸과 마음의 중간고리입니다. 느낌을 어떻게 했느냐가 몸에 영향을 주고, 느낌을 어떻게 했느냐가 마음에 영향을 줍니다. 관찰해 보면 몸은 지수화풍 4대 중에서 지성地性과 같고, 느낌은 수성水性과 같아요. 그래서 느낌관찰할 때 물을 보거나 물소리를 듣거나 물을 마시거나 목욕명상을 많이 합니다. 물관찰은 수성이라 느낌관찰하고 결합할 수 있거든요.
목욕명상은 우리가 늘 하는 샤워나 목욕, 찜질을 하면서 할 수 있습니다. 지수화풍 4대 중 수성이 느낌과 비슷하기 때문에 물을 통해 마음의 느낌을 포착하지요. 물속에 들어가거나 물기운이 많은 또는 수증기가 많은 곳에 가면 단단한 지성地性들이 풀어져요. 목욕명상이 지성을 푸는 데는 탁월해요.
- 4문 느낌관찰 143쪽 중에서
앉아서 명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겪는 게 중요하지요. 내 속을 썩이는 그 대상을 사마타하면 됩니다. 보기 싫은 거 계속 보고, 듣기 싫은 잔소리 계속 듣는 게 사마타거든요. 그럴 때 내가 내 마음을 관찰하면 앉아서 명상할 때보다 업장이 더 많이 없어지고 무너지고 사라집니다. 누가 나를 공격하면 고요했던 마음이 흐트러지고 꼬질꼬질한 게 올라와요. 그것이 스승입니다. 그 대상이 엄청나게 나를 공부시키지요. 그 사람을 만난 이유가 있습니다. 거기에 마주치는 내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만나요. 내 마음 때문에 그런 사람을 만나고 그런 조건을 만나고 그런 환경을 만납니다. 딱 마주쳐요. 내게 그런 조건이 없으면 만나지 않아요. 내가 악담 많이 하는 사람이면 악담 많이 하는 사람을 반드시 만나요. 그때 거기서 나를 보면 됩니다. 내가 욕심이 많으면 욕심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혀요. 가까운 인연에서 거의 만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네가 그렇다고 생각하지, 내가 그렇다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네가 나를 사마타하는 걸 통해서 나를 보는 게 대승 사마타고, 마음이 일어나는 걸 관찰해서 내려놓는 게 대승 위빠사나고, 그 관계를 잘 봐서 둘이 아니라는 걸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자기 마음을 관찰해서 내려놓는 게 기본 수행이고, 그 다음에 현실 속에서 보는 것이 진짜 수행입니다. 현실 속에서 보기 싫은 사람을 보면서 마음을 관찰하는 게 진짜 수행이에요. 그런데 5분을 못 견딥니다. 싫은 사람한테는 아예 안 갑니다. 쳐다보지도 않고 근처에도 안 가니 마음이 일어나지 않거든요. 철저한 외면입니다. 싫은 소리도 들어야지요. 어떻게 좋은 소리만 듣습니까. 어쨌든 부딪히는 것이 피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하고 부딪히면서 욕을 하더라도 그게 수행법으로는 더 우위에 있습니다.
우리가 부딪혀서 해결할 걸 안 하고 도망갈 때가 많습니다. 해결 안 했기 때문에, 외면으로 쌓여서 무지가 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지에 가득 찬 행동을 또 합니다. 현실에서 욕을 먹으면서, 마음이 뒤집어지면서, 욕도 하면서 수행하는 게 대승입니다. 그게 힘들면 어떻게 해요? 일단 도망가야지요. 떨어져서 나를 좀 내려놓고 나 자신을 챙겨야지요. 그러고 나서 대상과 부딪힐 만하면 도망가지 말고, 외면하지 말고 부딪히면 됩니다.
- 7문 만트라 명상 219~220쪽 중에서
나는 깨끗하니까 내 마음도 비어 있다고 생각하면 반쪽짜리 수행입니다. 대상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나 혼자 하다 마는 수행이지요. 구더기가 더럽더라도 그 속에서 관찰하고, 내가 마주한 인연 속에서 관찰해야 살아 있는 수행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한계 있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이것을 알면 행복하지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나와 관계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과도 동등하게 관계되어 있어요. 자연환경도 그렇습니다.
자연환경과 교류하면 의식이 확장됩니다. 인간의 업을 벗을 수 있는, 인간이 다른 세계와 결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조를 알게 되지요. 세상 모든 것은 다 마음이 있기 때문에 교류할 수 있습니다. 물질에도 불성佛性이 있어요. 인간만, 6도 윤회하는 존재만 불성이 있다고 믿다가 의식이 확장되니까 모든 존재와 교류하지요. 의식이 확장돼서 갇히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있고, 누구든 무엇이든 관계하니까 행복을 많이 느낍니다. 많이 먹는다고 행복한 게 아니거든요. 욕구에 따라서 먹을 때는 행복할지 몰라도 다음 순간 불쾌해집니다. 몸이 무거워지고 나른해지고 기분이 맑지가 않아요.
소통을 잘하려면 나를 외부환경에 노출하면서 외부의 수많은 마음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현실만큼 우리를 소통시키는 것은 없어요. 내가 사마타하는 것보다 현실이 나를 더 사마타해 줍니다. 나는 의식으로 나를 관찰하지만, 자연에 가면 햇빛이 나를 보고 소리가 귀를 뚫고 들어와요. 온갖 소리, 온갖 햇빛, 온갖 바람, 온갖 풀, 온갖 공기들이 밀고 들어와요. 자연이 내 마음을 뚫고 들어올 때 들어올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열어놓는 것은 내 몫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초목에 담긴 불성들이 나와 결합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노력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 10문 자연명상 333~33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