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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불화엄경소(疏)의 서문 : 왕복서(往復序)
예부터 분량이 방대하고 내용이 심오한 화엄경을 축약한 세 가지 글이 전하는데, 하나는 화엄경 전편을 축약해서 찬탄한 「화엄경 약찬게」이고, 둘은 화엄경에서 밝힌 이치를 30게송 210자로 설명한 「법성게」이고, 셋은 화엄경의 형식과 이치를 772자로 간략히 설명한 「왕복서」이다.
화엄경을 해제하는 청량국사의 『대방광불화엄경소(疏)』의 서문 「왕복서」
최초의 강설집 출간!
「왕복서(往復序)」는 화엄경을 해제하는 짧은 글이다. 당(唐)의 청량국사가 화엄경을 깊이 연구하고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를 쓰면서 화엄경의 내용을 압축하여 그 깊은 이치를 서문에 표현했는데, 첫 구절이 ‘왕복(往復)이 무제(無際)나’로 시작해서 흔히 왕복서(往復序)라고 불린다. 곧 대방광불화엄경소(疏)의 서문이다.
하지만 청량국사가 방대한 화엄경을 압축하고 압축하여 쓴 글이어서 언뜻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무비스님이 이를 번역하고 강설하여 화엄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왕복서, 곧 청량국사의 대방광불화엄경 소서(疏序) 강설집이 출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무비스님이 최초다.
왕복서는 ‘법계의 작용과 본체와 현상을 드러내어 표시하고, 화엄경은 그 깊고 현묘한 이치를 밝혔음’을 미려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무비스님은 왕복서를 10문으로 나누어서 해석하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화엄경의 구절구절을 끌어와서 함께 풀어내고 있다. 청량국사는 화엄경에서 강조하여 밝히는 법계연기(法界緣起)의 특징적인 모습을 열 가지로 나눈 십현문(十玄門)을 이 서문에서 특별히 비유를 들어 가며 설하고 있고, 무비스님은 또한 손에 잡힐 듯이 친절하고 세밀하게 구절구절 강설하고 있다.
무비스님이 밝히는 『화엄경』의 길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전 81권
『무비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禪解)』
『무비스님의 왕복서(대방광불화엄경 소서疏序) 강설』
『무비스님의 대방광불화엄경 사경』 1~7세트
무비스님은 2018년 2월에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전 81권을 완간하고, 이어 『무비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禪解)』를 펴내어 「법성게」를 우리말로 풀고 강설하였다. 또한『무비스님의 대방광불화엄경 사경』은 현재 7세트까지 출간되어 전체 81권 가운데 70권까지 출간된 상태로 마지막 한 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무비스님의 왕복서 강설』을 펴내어 전방위로 불자들의 화엄경 공부를 돕고 있다.
『화엄경』은 불교의 수많은 경전 가운데 부처님께서 최초로 설한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부처님의 깨달은 진리의 내용을 어떤 방편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 보였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운 경전이기도 하다. 산스크리트에서 한역된 화엄경은 근대 이후 모두 네 차례 한글화됐다. 하지만 한글 화엄경이라고 해서 손쉽게 화엄경을 볼 수는 없었다. 난해한 번역도 문제였지만 쉬운 한글이라도 한자 하나하나에 담긴 뜻을 더 깊이 풀어내 주는 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대강백이면서 경전을 이해하기 쉽게 풀 수 있는 대중성까지 갖춘 무비스님이 2018년 2월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전 81권을 완간한 이래 꾸준히 법성게 강설, 왕복서 강설, 사경 등을 펴내어 방대하고 깊고 현묘한 이치의 화엄경 공부를 돕고 있다.
▦ 찬: 청량 징관(淸涼澄觀)
중국 당(唐)대의 승려로 화엄종 제4조이다. 자는 대휴(大休). 속성은 하후(夏侯). 11세에 출가하여 여러 지역을 편력하면서 율(律)·삼론(三論)·화엄학(華嚴學)·천태학(天台學)·선(禪) 등을 두루 배웠다. 불교의 교학과 내외 백반의 학예(學藝)를 널리 연구, 주로 화엄교에 관한 저술과 종의(宗義)를 밝혀 넓히기에 노력했다. 796년 반야삼장이 40권 『화엄경』을 번역하는 데 참여하고, 뒤에 그 『소(疏)』 10권을 짓고 경을 내전에서 강하자 그 묘법이 임금의 마음을 청량케 하였다 하여 덕종이 청량법사라 하고, 교수화상(敎授和上)으로 삼았다. 헌종이 화엄 법계의 뜻을 물어 활연히 깨닫고 대통청량국사(大統淸涼國師)라 시호를 내렸다.
▦ 강설: 여천 무비(如天無比)
1958년 출가하여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역경연수원에서 수학하였다. 10여 년 선원생활을 하고 1977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하고 전법,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8년 5월에는 수행력과 지도력을 갖춘 승랍 40년 이상 되는 스님에게 품서되는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에서 150여 명의 스님과 300여 명의 재가 신도들에게 『화엄경』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다음 카페 ‘염화실’(http://cafe.daum.net/yumhwasil)을 통해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김으로써 이 땅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오게 한다.’는 인불사상(人佛思想)을 펼치고 있다.
서문
大方廣佛華嚴經 疏序
第一門 標擧宗體 근본체성을 높이 들어 표시하다
第二門 別歎能詮 화엄경을 특별히 찬탄하다
第三門 敎主難思 교화의 주인은 생각하여 알기 어렵다
第四門 說儀周普 설법하는 의식이 넓고 두루 하다
第五門 言該本末 말씀이 근본과 지말을 갖추었다
第六門 旨趣玄微 지취가 깊고 미묘하다
1. 이(理)와 사(事)가 걸림이 없다
1) 삼대(三大)를 보이다
2) 진(眞)과 망(妄)이 융합하다
2. 사(事)와 사(事)가 걸림이 없다
1) 걸림이 없는 이유
2) 걸림이 없는 모양
(1) 모든 법이 상즉상입하며 자유자재한 이치[諸法相卽自在門]
(2) 넓음과 좁음이 자유자재하여 걸림이 없는 이치[廣狹自在無門]
(3) 미세하게 서로서로 용납하면서 안립하는 이치[微細相容安立門]
(4) 동시에 구족하며 서로서로 상응하는 이치[同時具足相應門]
(5) 하나와 많음이 서로 수용하면서 같지 아니한 이치[一多相容不同門]
(6) 비밀하게 숨고 나타남이 함께 성립하는 이치[秘密隱顯俱成門]
(7) 인다라그물과 같은 경계의 이치[因陀羅網境界門]
(8) 십세가 나눠지고 다르게 성립하는 이치[十世隔法異成門]
(9) 사물에 기탁하여 법을 나타내고 이해를 내는 이치[託事顯法生解門]
(10) 모든 법이 순수하고 뒤섞이며 덕을 갖춘 이치[諸藏純雜具德門]
第七門 成益頓超 이익을 이룸이 몰록 뛰어넘다
第八門 結歎宏遠 크고 넓고 심원함을 맺어서 찬탄하다
第九門 感慶逢遇 화엄경 만난 것을 감격하고 경사로 여기다
第十門 略釋名題 이름과 제목을 간략히 해석하다
왕복서는 아래와 같은 10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문에서는 화엄경은 근본체성을 높이 들어 표시하였다.
제2문에서는 그와 같은 화엄경을 특별히 찬탄하였다.
제3문에서는 교화의 주인인 법신부처님은 생각하여 알기 어려움을 밝혔다.
제4문에서는 화엄경은 그 설법하는 의식이 넓고 두루 하다는 뜻을 밝혔다.
제5문에서는 화엄경의 말씀은 근본과 지말을 모두 갖추었음을 밝혔다.
제6문에서는 화엄경의 지취(旨趣)는 깊고 미묘하다는 뜻을 밝혔다.
제7문에서는 화엄경은 이익을 이룸이 몰록 뛰어넘었음을 밝혔다.
제8문에서는 화엄경의 가르침이 크고 넓고 심원함을 맺어서 찬탄하였다.
제9문에서는 청량스님께서 화엄경 만난 것을 감격하고 경사로 여김을 밝혔다.
제10문에서는 화엄경의 이름과 제목을 간략히 해석하였다.
왕복 무제
往復이 無際나
가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끝이 없다.
가장 먼저 만유제법의 근본체성이 되는 것을 드러내어 표시하였다. 그것은 곧 법계(法界)라는 말이다. 만유제법을 세분하면, 사람을 위시하여 일체 생명의 세계가 있고 그 생명들이 의지하여 머물고 있는 세계인 지구가 있고 또 우주와 은하계가 있다. 그리고 다시 깨달음의 세계인 미혹의 세계가 있다. 이 모든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작용까지를 통합해서 법계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만유제법의 근본체성이 되는 법계란 어떤 내용을 지니고 있는가. 첫째, 법계의 작용(作用)으로서 “가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끝이 없다.”고 하였다. 즉 가게 되면 돌아오게 되고, 돌아오면 또 가게 되고 하는 일이 끝이 없이 반복된다. 또 일어나면 소멸하게 되고, 소멸하면 일어나게 되는 일이 끝이 없이 반복된다. 또 움직이면 조용하게 되고, 조용하면 움직이게 되는 일이 끝이 없이 반복된다. 이것은 우리들 인생과 삼라만상과 우주만유가 존재하는 존재원리다.
이 세상에는 이 원리에서 벗어난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무엇이든 이 원리에 다 적용이 된다. 춘하추동이 그렇고, 생로병사가 그렇고, 생주이멸이 그렇고, 흥망성쇠가 그렇다. 이것이 법계의 작용으로서의 한 내용이다.
// p 21~22
부유만덕 탕무섬진
富有萬德이나 蕩無纖塵이로다
넉넉하고 풍성함에는 만덕(萬德)을 가지셨고, 텅 비어 없음에는 작은 먼지 하나마저 없도다.
다시 세존의 특별한 점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있음과 없음의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먼저 있음의 입장으로는 넉넉하고 풍성하여 만행 만덕을 가지셨고, 없음의 입장으로는 텅 비어 없어서 아주 작은 먼지 하나마저 없다. 다시 정리하면 세존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정말 송곳을 꽂을 땅도 없으며 송곳마저 없다. 어찌 먼지만 한 번뇌나 무명이나 망상이나 장애가 있겠는가. 그러나 한편 세존에게는 없는 것이 없어서 모든 것이 넘쳐난다. 온 우주의 만 중생을 다 호의호식하게 하고도 그대로 남는다. 이 얼마나 풍성한 살림살이인가.
그러므로 화엄경 제80권 맨 마지막 부분에서 부처님의 다함이 없는 공덕을 찬탄하기를,
“세계 티끌 같은 마음 헤아려 알고
큰 바닷물까지 마셔 다하고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을 얽어매어도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할 수 없네.
이러한 공덕 바다 누가 듣고서
기뻐하며 믿는 마음 내는 이들은
위에 말한 공덕을 얻게 되리니
여기에서 의심을 내지 말지라.”라고 하였다.
// p 32~33
기위지야 명진체어만화지역
其爲旨也여 冥眞體於萬化之域하고
그 종지(宗旨)가 됨이여, 참다운 본체는 만 가지 변화의 영역에 가만히 부합하고
화엄경의 지취가 깊고 미묘하다고 한 것은 곧 법계의 지취가 깊고 미묘하기 때문이다. 화엄경은 법계를 밝힌 말씀이므로 그 말씀이 깊고 미묘하지 아니하면 어찌 깊고 미묘한 법계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 깊고 미묘한 법계를 설명하여 밝히는데 네 가지 법계를 들어 말하였다. 즉 이법계(理法界)와 사법계(事法界)와 이사무애법계(理事無法界)와 사사무애법계(事事無法界)가 그것이다. 화엄경은 법계 일체 존재의 깊고 미묘한 지취를 이 네 가지 법계를 들어 설명하는데 특히 사사무애법계의 이치를 자주 열거하여 설명하였다.
그리고 이(理)와 사(事)는 어떠한 관계이며, 이와 사가 걸림이 없고 사와 사가 걸림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므로 역대 화엄의 종장(宗匠)들은 걸림이 없는 이치에 대해서 열 가지 깊은 내용을 정리하여 십현문(十玄門)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였다.
법계의 삼대(三大)를 보이는데 삼대란 체대(體大)와 상대(相大)와 용대(用大)이다. 즉 법계의 근본취지[宗旨]에는 참다운 본체가 있고, 덕의 모습이 있고, 그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 p 52~53
진가위상항지묘설 통방지홍규
眞可謂常恒之妙說이며 通方之洪規며
참으로 항상하는 미묘한 설법이며, 시방에 통하는 드넓은 법규며
화엄경의 설법 내용이 시간적으로 항상하고 공간적으로 두루 함을 밝혔다. 화엄경의 설법은 진리를 깨달은 바대로 설한 내용이다. 중생들의 근기와 수준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맞춰서 알맞게 설법한 것이 아니다. 진리란 시간적으로 어느 때는 있다가 어느 때는 없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항상한 것이다. 그와 같은 진리성에 맞게 설하려면 설법 또한 항상한 미묘한 설법이라야 한다. 그것을 상설(常說)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이나 보살들이 설하면 있고 설하지 아니하면 없는 그와 같은 설법이 아니다. 그래서 시냇물 소리가 그대로 부처님의 광장설법[谿聲便是廣長舌]이라고 간략히 밝힌 것이다.
한편 화엄경의 설법은 역시 진리를 깨달은 바대로 설한 것이므로 공간적으로 시방세계에 다 통하는 드넓은 법규이다. 진리가 어느 곳에는 있고 어느 곳에는 없는 것이 아니므로 변설(徧說)이라 한다. 즉 진정한 화엄경은 언제 어디서나 쉬지 않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진리가 시간적으로 간격이 있거나 공간적으로 빈 곳이 있다면 모르려니와 그렇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언제나 어디에나 있는 것이라면 상설변설(常說徧說)일 수밖에 없는 이치이다.
// p 97~98
대이광겸무제 방이정법자지 광즉칭체이주
大以曠兼無際하고 方以正法自持하고 廣則稱體而周하고
대(大)는 드넓고 끝없음이요, 방(方)은 정법으로써 자성을 지녔음이요, 광(廣)은 체에 합하여 두루 함이다.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라는 일곱 글자의 제목을 간략하게 해석하였다. 비록 화엄경이라는 경전의 제목을 간략히 해석하고 있지만 이 화엄경은 다른 경전과 다르므로 우주만유의 이치를 빠짐없이 다 담고 있어서 제목의 일곱 글자도 또한 우주만유의 이치를 다 담고 있다.
대大는 ‘크다, 위대하다, 넓다, 두루 하다’라고 하는데 무엇이 그렇게 큰가. 깨달음의 눈을 뜨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에서부터 모래알과 돌과 흙과 나무와 물 한 방울과 바람 한 줄기와 사람을 위시한 온갖 생명체와 지구와 달과 태양과 별과 저 드넓은 허공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 온갖 만유가 모두 다 크고 위대하고 넓고 두루 하다는 뜻이다. 먼지와 모래와 돌과 흙 따위가 어째서 그렇게 큰가. 먼지와 모래와 돌과 흙 하나하나에도 이 지구 45억 년의 기록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이치를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크고 위대하고 넓다 하지 않겠는가.
// p 1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