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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최고, 최대라는 세 가지 수식어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전 『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약칭 『화엄경』)은 불교의 수많은 경전(經典) 가운데 부처님께서 최초로 설한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부처님의 깨달은 진리의 내용을 어떤 방편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 보였기 때문에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경전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화엄경』은 불교 ‘최고’의 경전이기도 하지만 또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엄경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4세기경부터 산스크리트에서 한역(漢譯)된 이래 『화엄경』은 동아시아 사상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6세기경에는 중국에 『화엄경』을 중심으로 한 종문(화엄종-현수종)이 성립해 중국불교사 전반을 주도하며 관통했고 이후 중국에 뿌리내린 선불교나 심지어 신유학에까지 『화엄경』의 영향이 미쳤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사상계에 화엄경이 미친 영향 역시 지대하다. 원효와 의상은 한국에 화엄철학의 기초를 다지고 화엄종의 문을 연 한국 사상계의 대표적인 두 거목이다. 이후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승과(僧科)에서도 『화엄경』은 빠져 본 적이 없다. 특히 ‘종교’로서의 불교가 큰 위기에 처했던 조선 시대에도 매한가지였다. 승려는 물론 유학자들도 『화엄경』 읽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추사 김정희는 초의 선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화엄경』을 읽고 있는데 (『화엄경』의) 교차되어 나타나는 묘리가 (그렇게 된) 연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초의 선사에게 『화엄경』의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의중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교 안팎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이라고 얘기하는 『화엄경』은 특히 근대 이후에는 그 유명세에 비해 더욱 접근하기 어려운 경전이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너무 방대하고 너무 난해하였기 때문이다.
첫째, 화엄경은 너무 방대하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화엄경은 모두 4종이다. 각각 40권본, 60권본, 80권본이 있고 티베트어로 된 화엄경이 있다.(산스크리트로 된 것은 「십지품」과 「입법계품」 등 일부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소실되었다.) 이 중 40권본은 『화엄경』에서 「입법계품」만 따로 떼어 놓은 것이니 차치하고 60권본, 80권본, 그리고 티베트본이 있는데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니 누구나 선뜻 그 시작의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
둘째는 난해함, 즉 단단한 언어와 이해의 벽이다.
산스크리트에서 한역된 『화엄경』은 근대 이후 모두 네 차례 한글화됐다. 용성, 운허, 탄허, 무비 스님이 역경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한글로 되어 있다고 누구나 『화엄경』을 볼 수는 없었다. 난해한 번역도 문제였지만 쉬운 한글이라도 한자 하나하나에 담겼던 뜻을 더 깊이 풀어내 주는 작업이 없었기 때문에 한역 『화엄경』만큼 한글 『화엄경』 역시 접근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불교계 안팎에서는 스님이나 재가불자는 물론이고 동양사상 전반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화엄경』 ‘강설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오직 한 사람, 무비 스님만이 할 수 있었던 작업
『화엄경』 강설본 출판의 요구는 오래되었지만 『화엄경』을 강설할 만한 실력 그리고 이걸 책으로 엮기 위해 원고를 쓸 막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할 ‘한 사람’이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화엄경』 강설은 중국불교에서도 당나라 시대 이후 청량 징관, 이통현 장자 등에 의해 오직 3~4차례만 시도되었던 대역사이고 근대 이후에는 전 세계를 통틀어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을 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만약 현재 한국불교계에서 이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무비 스님이었다. 탄허 스님의 강맥을 이은 무비 스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현존하는 대강백이면서 경전을 이해하기 쉽게 풀 수 있는 대중성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진척이 늦었던 『화엄경』 강설은 몇 년 전부터 스님과 재가불자를 대상으로 『화엄경』 법회가 몇 년째 계속되면서 서서히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제59권에는 이세간품 7이 실려 있다.
三十八. 이세간품離世間品 7
이세간품(離世間品)은 화엄경 총 아홉 번의 법회 중에서 여덟 번째 법회다. 마갈제국 아란야 법 보리도량의 보광명전에서 한 품의 경전 7권을 설한 것이다. 그 내용은 십신과 십주와 십행과 십회향과 십지와 등각과 묘각의 법에 관해 보혜보살이 이백 가지 질문을 하고 그 하나하나의 질문에 보현보살이 각각 열 가지의 대답을 하는 것으로 불교의 수많은 용어를 화엄경의 안목으로 새롭게 설파하였다.
예컨대 그 첫 질문으로 “무엇이 보살마하살의 의지(依支)입니까?”라고 하였는데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의지가 있나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보리심으로 의지를 삼나니 항상 잊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으로 의지를 삼나니 화합하여 한결같은 연고며, 착한 뿌리로 의지를 삼나니 닦아 모아 증장하는 연고며, 바라밀다로 의지를 삼나니 구족하게 수행하는 연고며, 일체 법으로 의지를 삼나니 구경에 벗어나는 연고며, 큰 서원으로 의지를 삼나니 보리를 증장케 하는 연고며, 모든 행으로 의지를 삼나니 다 성취하는 연고며, 일체 보살로 의지를 삼나니 지혜가 같은 연고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함으로 의지를 삼나니 믿는 마음이 청정한 연고며, 일체 여래로 의지를 삼나니 자비하신 아버지의 가르침과 같이 끊어지지 않는 연고이니라. 이것이 열 가지이니 만일 모든 보살이 이러한 법에 편안히 머물면 여래의 위없는 큰 지혜의 의지할 곳이 되느니라.”라고 하였다. 불교의 중요한 이백 가지 명제에 대해서 낱낱이 열 가지씩 답하였다.
이세간품 7은 이세간품의 마지막 권으로 묘각위의 19문 가운데 일부를 답하고, 이 법문의 명칭과 상서가 나타남과 부처님이 증명하심 등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이 다시 아름다운 게송을 설한다. 세간에서 살되 세간을 떠나 있는 자세로 살고, 세간을 떠나 있으나 항상 세간 속에서 중생과 더불어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자세로 사는 보살의 삶을 가르친 이세간품이 마무리된다.
여천 무비 如天 無比
1943년 영덕에서 출생하였다. 1958년 출가하여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역경연수원에서 수학하였다. 10여 년 선원생활을 하고 1976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하고 전법,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8년 5월에는 수행력과 지도력을 갖춘 승랍 40년 이상 되는 스님에게 품서되는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에서 150여 명의 스님과 300여 명의 재가 신도들에게 화엄경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다음 카페 ‘염화실’(http://cafe.daum.net/yumhwasil)을 통해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김으로써 이 땅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오게 한다.’는 인불사상人佛思想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전 81권), 『무비 스님의 유마경 강설』(전 3권), 『대방광불화엄경 실마리』, 『무비 스님의 왕복서 강설』, 『무비 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 『법화경 법문』, 『신금강경 강의』, 『직지 강설』(전 2권), 『법화경 강의』(전 2권), 『신심명 강의』, 『임제록 강설』, 『대승찬 강설』, 『당신은 부처님』, 『사람이 부처님이다』, 『이것이 간화선이다』, 『무비 스님과 함께하는 불교공부』, 『무비 스님의 증도가 강의』, 『일곱 번의 작별인사』,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 시리즈(전 4권) 등이 있고, 편찬하고 번역한 책으로 『화엄경(한글)』(전 10권), 『화엄경(한문)』(전 4권), 『금강경 오가해』 등이 있다.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59
三十八. 이세간품離世間品 7
4. 이백 가지 질문에 보현보살이 이천 가지로 답하다
7) 묘각위의 19문을 답하다
(3) 보살이 태중에 머무는 열 가지 일이 있다
(4) 보살은 태중에서 매우 미세한 내용이 있다
(5) 보살이 처음 태어나다
1> 보살은 열 가지 태어남이 있다
2> 보살이 열 가지로 미소 지으며 서원하다
3> 보살이 열 가지 일로써 일곱 걸음을 걷다
(6) 보살이 집에 머물다
1> 보살은 열 가지 일로써 동자의 지위에 있음을 나타낸다
2> 보살은 열 가지 일을 위하여 왕궁에 거처한다
(7) 보살이 출가를 보이다
1> 보살이 열 가지 일로써 출가를 보이다
2> 보살은 열 가지 일을 위하여 고행을 한다
(8) 보살이 도를 이루다
1> 보살이 도량에 나아가는 데 열 가지 일이 있다
2> 보살이 도량에 앉을 때 열 가지 일이 있다
3> 보살이 도량에 앉을 때 열 가지 기특하고 미증유한 일이 있다
4> 보살이 도량에 앉았을 때 열 가지 뜻을 관찰함으로 마군을 항복받는다
5> 보살은 열 가지 여래의 힘을 이룸이 있다
(9) 여래가 법륜을 굴리다
1> 여래가 법륜을 굴리는 데 열 가지 일이 있다
2> 여래가 법륜을 굴릴 적에 열 가지 일로써 중생의 마음에 법을 심다
(10) 불사를 짓고 나서 열 가지 뜻을 관찰하려고 열반을 보이다
5. 법문의 명칭을 말하고 배우기를 권하다
6. 상서가 나타나다
7. 시방의 부처님이 증명하다
8. 보현보살이 게송을 설하다
1) 깊고 넓은 덕을 찬탄하다
2) 법을 비유하다
3) 중생들을 기쁘게 하다
4) 삿된 것을 꺾고 미혹한 이를 인도하다
5) 높고 깊고 견고한 덕을 나타내다
6) 근기를 살펴서 이익을 주다
7) 자재하게 다스리다
8) 청정하여 물듦이 없다
9) 두루 이익하게 하다
10) 몸을 거두어 수행하다
11) 실어 나르다
12) 보살의 작용을 나타내다
13) 부처님의 깨달음과 같다
14) 모든 중생을 뛰어넘다
15) 설할 것을 허락하고 듣기를 권하다
16) 업의 깊고 넓음을 보이다
17) 결점 없는 장엄을 보이다
18) 수행이 원만하다
19)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내 보이다
20) 시간과 장소가 원융하다
21) 근기를 알아 법을 설하다
22) 조용한 작용이 신속하다
23) 자비는 지혜를 함께하고 있다
24) 지혜는 자비를 함께하고 있다
25) 공덕은 다함이 없다
26) 십신행을 보이다
27) 십주행을 보이다
28) 십행행을 보이다
29) 십회향행을 보이다
30) 십지행을 보이다
31) 원만행을 보이다
32) 보살행을 보이다
33) 세계가 자재하다
34) 삼업이 자재하다
35) 삼세가 자재하다
36) 몸의 지혜가 자재하다
37) 측량하기 어려움을 보이다
38) 사에 의탁하여 법을 표하다
39) 보살의 행이 깊고 넓음을 모두 맺다
40) 배우기를 권하다
대방광불화엄경』(약칭 『화엄경』)을 강설한 것이다. 부처님의 깨달은 진리의 내용을 어떤 방편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 보였기 때문에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경전이지만 무비 스님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