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 저자
- 목차
- 편집자 리뷰
짓는 수행자 도정 스님의 <향수해>
“연꽃의 향기를 머금은 그대, 그대는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도정 스님은 시를 짓는 시인이며 부처님 말씀에 기대어 사는 수행자이기도 하다. 등단으로 여러 권 시집을 내기도 했고, 산문집과 경전 해설서를 내기도 했다. 글로써 마음을 내비치는 스님이자 시인으로 살아가는 도정 스님은 경전 한 구절과 삶 속 이야기로 책을 엮었다.
향수해. 제목으로나 불교 경전 구절이 드러나는 내용이나 독자에게 불교의 깨달음을 전달하는 듯하지만, 강요보다는 자연스러운 믿음을 갖기를 바라며, 그럴듯하게 꾸민 말 대신 진리로서 타인은 더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아름다운 경전 한 구절과 사람 사는 이야기
“우리 삶은 소중한 순간순간의 연속이다”
전작 <사랑하는 벗에게>를 마무리할 때쯤, 막 교계 신문에서 향수해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글이라면 차고 넘치게 써 봤지만, 경전에 빗댄 삶을 녹여내려니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수행자의 삶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그 고민은 책에서 ‘기쁨’ ‘위로’ ‘사랑’ ‘외로움’ ‘신심’으로 각각 나눴다.
“부처님께 복을 빌지언정 부처님께 복을 빌어주는 이는 얼마나 될까. 한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어린 손녀를 데리고 새해에 가까운 절을 찾아 부처님을 참배하였다. 할머니는 가족들이 올 한 해 모두 건강하기를 발원하고 자식이 하고자 하는 일이 모두 원만하게 이뤄지기를 기도하였다. 그런데 어린 손녀는 할머니를 따라 “부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면서 각 단에 돌아가며 절을 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당연시해 왔던 행동에서 기쁨과 위로, 신심을 느끼고 깨닫는다. 혹은
“어떤 사회학자는 인간의 이기심을 생존의 본능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지만, 이런 말들은 가뜩이나 팍팍한 우리네 삶을 더욱더 슬프게 만든다. 짓밟아야 높아지고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성공한다는 생각은 얼마나 무자비한 행태인가. 오히려 ‘모든 사람이 내 자식 같다’는 부처님 말씀이 특별할 것 없는 세상이면 참 좋겠다.”
허무감이나 부질없음을 뛰어넘어 일상이 순간이 소중한, 그저 특별할 거 없는 세상을 꿈꾸기도 한다. 저자 도정 스님은 자신과 타인은 연꽃 같은 존재로 칭한다. 연꽃은 고독하면서도 독립된 개체로서의 고유한 우주지만, 상호 연결된, 소통해야만 존재하는 연기적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명체에는 향기가 존재한다. 향기를 머금은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1장에서 5장까지 갈래는 다섯 개지만 불자로서, 아니면 일반 독자로서 모두가 생각해봄 직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도정 스님
하동 쌍계사에서 원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양산 통도사에서 고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시 「뜨겁고 싶었네」로 등단, 시집 『누워서 피는 꽃』 외 산문집 『사랑하는 벗에게』 등 다수와 경전 번역 해설서인 『보리행경』 『연기경』도 펴냈다. 현재 『불교신문』에 ‘80화엄 변상도로 보는 부처님 세상’을 연재 중이며 「월간 해인」 편집장을 역임했다.
들어가는 말
흐뭇하고 흡족한 마음이나 느낌,
기쁨
정겨운 한철의 졸음 / 지혜의 밝음 / 극락에 사는 사람 / 복을 빌어주는 아이 / 보살은 천성이다 / 인심이 금심 / 소중한 순간 받아들이기 / 그대에게 스며드는 마음 / 상처에 상처가 더하다 / 생각꽃을 따다 / 구원으로 가는 길 / 함 없는 사랑 / 가치를 따지다 / 어둠은 빛의 모태다 / 쑥을 준비하다 / 인연이란 알 수 없어요 / 복 많은 이유 / 부처님께서 부탁하신 일 / 항상 즐거운 삶 / 준비된 동문서답 / 풋고추를 따다 / 착한 말과 착한 행위가 행복의 길
괴로움을 덜고 달래다,
위로
인생을 안다는 건 / 보면 간절해지는 사람 / 착한 마음의 기준 / 뜨거운 위로 / 마음이 표정에 드러나다 / 사람이 가을이었네 / 돌멩이를 물러지게 하는 방법 / 왔던 그대로 돌아가다 /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가 / 삼매의 역설/ 섬주/ 마음을 놓아주다 / 희극적 요소들을 찾다/ 영혼도 주무르고 싶다 / 개구리 / 가는 말도, 오는 말도 / 큰 도량 작은 도량 / 가을 휴식 / 눈물로 씨를 뿌리는 일 / 출가인의 망상 / 세상 사는 재미 / 모두가 아픈 이들 / 고정관념을 슬퍼하며 / 때가 이르면 슬픔도 잊으리라 / 눈과 기차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사랑
세상에 계셔서 고마웠던 분들께 / 은혜로운 고통 / 세상에 비할 바 없는 꽃 / 사람답게 사는 법 / 등을 켜는 마음 / 평등심으로 가기 / 보살은 신이 아니다 / 타인을 내 자식처럼 / 치유의 불꽃 / 마음을 믿지 마시라 / 죽도록 사랑하기에 / 사랑의 주체가 따로 없 / 달관의 노년은 아름답다 / 눈병이 들다 / 합해야 그 무엇이 되었 / 사랑의 노래 / 포기할 수 없는 인연 / 꽃 속에는 그대 이름도 있다 / 열두 고비 사랑 / 생명의 자유가 법문의 자유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외로움
마음에도 오방이 있었던가 / 네 꿈이 무엇이냐 / 못난 중의 변명 / 태어나면서 이미 괴로움이었다 / 우리에게 진짜로 슬픈 일은 / 독을 약으로 쓰다 / 사랑도 잠시라서 / 가장 위대한 교육
이미 꽃이었다 / 부처는 어디든 간다 / 자릴 빼앗다 / 어디로 갈까나 / 불꽃 속으로 뛰어들다 / 아픈 이가 누구던가? / 잊고 지내다 / 반딧불이가 날아왔다 / 그믐 가는 길 / 그대와 내가 안 맞았던 이유를 찾다 / 계절 따라 나도 가노라 / 이게 뭐지? / 법계는 마음 비추는 거울 / 너와 내가 어우러져 꽃이다 / 바람이 자면 물결도 잔다 / 다스리지 못한 갈증 / 겨울을 나면서 / 관자재보살의 기도
믿고 받드는 마음,
신심
일광보살이 비쳐 오는 아침 / 그 마음에 머물기 / 보석 같은 신심信心 / 부끄러움은 보살의 옷 / 어떤 업을 지을까 / 관자재보살이 비추어 보는 것 / 그대의 마음 따라 부처님 명호도 생겨나 / 차별이 없는 세계 / 불사의 새로운 길을 찾아서 / 지옥을 아무나 가나? / 참불자 / 불모대준제보살의 마음 베푸소서 / ‘진인사대천명’을 배우다 / 업경대를 살펴보다 / 주리반특가의 문화재 / 정화의 물을 흘려보내자 / 인간불교를 찾다 / 처방 중의 처방 / 사람 불사 / 밥 세끼가 과분한 이유 / 발원과 기도 / 말뚝 구덩이 / 업과는 받는 이에게 달렸어라 / 발원하러 절에 가자 / 신행의 반성 / 회향을 기도하다 / 쓴맛의 소중함
수행의 삶에서 마주한
3년간의 독백
이 책은 불교신문 연재작에서 시작한다. <사랑하는 벗에게>를 낸 이후 꼬박 3년 만이다. 인터넷 메신저와 SNS로 소통하는 시대에 편지글을 담은 산문집을 택했던 도정 스님은 전작 <사랑하는 벗에게>를 낸 후 3년간 불자들의 소통 창구 '불교신문'에 이 독백과 같은 글을 쏟아냈다.
향수해(香水海)는 화엄경에 나오는 ‘연꽃 피는 향기로운 바다’를 뜻하는 말이다. 즉 연꽃은 우주를 하나의 꽃으로 상징화시킨 것이며 모든 존재가 가진 각자의 고유한 세상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 도정 스님은 이렇게 묻는다.
“온갖 고통과 즐거움, 슬픔과 행복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화엄의 바다에 핀 그대의 연꽃은 어떤 향기를 머금고 계시는가?”